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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웃기고 자빠졌네!

임동섭
2014.03.11 20:08 1,44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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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자빠졌네!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단 한 줄의 문장으로 기억된다!” 미국 ‘타임즈’ 창간 자 ‘헨리 루스’의 부인 ‘클레어 부츠 루스’의 유명한 말입니다. 예컨대 ‘조지 워싱턴’은 ‘미국 독립의 아버지’로, 링컨은 ‘노예 해방의 기수’로, ‘마틴 루터 킹’은 ‘흑인 인권 운동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루스’ 부인은 이 글을 자기의 자서전에 인용하면서 가장 괴로워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강력한 미국을 건설하기 위해 모든 노력과 헌신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중도에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자신의 성공적인 성과들은 묻힌 채 ‘임기도중 사임한 미국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을 곤혹스러워 했습니다.


“인생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이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며칠 전 선배 목사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죽음이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피부 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이뤄놓은 것은 없는 것 같아 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를 아는 분들이 저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기억한다면 어떤 문장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남을 웃기는 게 너무 좋다. 내가 죽은 뒤 묘비에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썼으면 좋겠다. 경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무대에서 사람들을 웃기다 쓰러지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미화’씨는 1983년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개그우먼이 되었고,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 '기쁜 우리 토요일' 등에 출연했으며, 지금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면서 ‘유니세프’ 사절 등 여러 단체에서 보람 있는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미화’씨는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일랜드 출신의 유명한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입니다. 소설가로서 실패한 그는 다양한 문학 활동을 하며 자아를 찾아갔고, 1925년에는 노벨문학상을 탔습니다. 1950년 94세로 죽을 때까지 한 순간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였지만, 묘비명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 있습니다.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점, 가난했던 어린 시절, 소설가로서의 실패, 신념을 굽히지 않는 행동에서 오는 비난 등을 생각해보면 ‘버나드 쇼’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유머와 위트를 잊지 않았던 그는 묘비에도 익살스럽게 그의 삶의 철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묘비명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깁니다. ‘도요토미’는 ‘이슬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지는 게 인생인가보다!’ 어느 무신론자는 ‘여기 한 무신론자가 있다. 옷은 차려 입었으나 갈 곳이 없구나!’ ‘테드 터너’는 ‘깨우지 마시오!’ ‘헤밍웨이’는 ‘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하오!’ 선교사 ‘호머 헐버트’는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라고 비문을 남겼습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창업주, ‘드윗 윌라스’는 ‘모든 것이 요약이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한때 발행부수 1,900만부의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오늘이 있게 한 분입니다. 그는 죽기 전에 자기의 묘비명은 ‘마지막 요약’이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아 희귀한 존슨!’이라는 이 간단한 비문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벤 존슨’의 석관에 새겨진 것입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성당 속에 있는 많은 관들 중에서, 오직 하나, 이 관만은 서 있다는 것입니다. ‘벤 존슨’은 ‘셰익스피어’와 함께 17세기 런던의 극단에서 명성을 떨쳤지만 만년의 생활은 아주 궁핍하고 비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에 간신히 묘지를 구하기는 했으나 손바닥 만큼밖에 입수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딱한 사정 때문에 그는 눕지도 못하고 이렇게 선 채로 매장되었다는 것입니다. 과연 ‘희귀한 존슨’입니다.


자신의 묘비명을 생각해 본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과연 유머와 감동이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되돌아본다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성경(히9:27)에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인생의 종말에 결산할 때가 있음을 기억하며 사는 것이 지혜라고 믿습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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