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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무서운 칭찬

임동섭
2014.07.09 11:07 1,46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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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칭찬!


과거 신문지면 등을 장식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많은 신동·천재·영재들은 이후 어떻게 성장했을까? 어릴 적 ‘과학신동’으로 불리던 이들의 상당수는 성장하면서 아까운 재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과학영재정보지원센터’ 김명환 교수팀의 ‘과거 과학신동 성장 사례분석과 지원체계구축’ 보고서(2006년)에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1960년대 이후 신문·TV 등 보도를 통해 알려진 과학신동들의 성장 경로를 추적·조사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 60년대 초 영재들은 64명이었습니다. 이 중 응답한 7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현재 모습이 어릴 적 받은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면담을 거절했습니다.


조사 결과 60년대 13살 나이로 대학에 입학해 화제가 된 G(54)씨는 미국 유학 후 대학원 졸업에 실패, 현지 통역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K(23)씨는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80년대 과학천재로 화제가 된 P(21)씨는 이후 과학고 입학에 실패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현재 버클리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단련하느니라."(잠언 27장 21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은과 금을 뜨거운 불로 연단시켜 정결케 하듯이 사람은 칭찬으로 단련한다고 말씀합니다. 사람을 단련하려면 야단을 치던지 따끔하게 충고를 해 줘야 할 것 같은데, 성경은 도리어 칭찬이 불과 같이 사람을 정화시키는 작업을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하면 화가 있도다!"(누가복음 6장 26절) 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제가 칭찬만 듣는다면 이는 제가 세상과 뭔가를 타협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아울러 칭찬이 저를 스스로 교만하게 만들 것입니다. 칭찬에 들썩거리고, 작은 비판에 땅 밑까지 꺼져 버리는 가벼움을 떨쳐 버리고 견고한 마음, 지혜자의 마음을 소유하고 싶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인 드웩 교수가 실험을 했습니다. 대상은 뉴욕의 초등학교 5학년생들이었습니다. 아주 쉬운 시험문제를 아이들에게 풀게 합니다. 나중에 나온 점수와 함께 한마디씩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칭찬을 해줍니다. 정확히 절반의 아이들에게는, "너 참 똑똑하구나!"라고 지능에 대한 칭찬을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의 아이들에게는, "너 참 애썼구나!"라며 그들의 노력을 칭찬해줍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험을 보는데, 이번 시험은 한 가지는 어려운 시험이고, 다른 하나는 쉬운 시험인데, 아이들에게 스스로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노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아이들의 90%는 어려운 시험을 스스로 골랐고, 지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쉬운 시험을 골랐습니다.


애들에게 머리가 좋다던가, 재능이 있다고 칭찬을 하면, 애들은 안전지향으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지능이나 재능이 있다고 칭찬받고 자라온 아이들은 어려움을 만나거나 실패를 했을 때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결국 주저앉게 됩니다.


세 번째 테스트는 아주 어려운 시험이었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어려운 시험을 풀게 합니다. 노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애들은, 엄청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풀었습니다. 놀라운 발전이었습니다. 반면에 지능/재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애들은 이런 어려운 시험에 낙담했습니다.


네 번째인 마지막 테스트는 첫 번째 시험과 동일한 난이도의 쉬운 시험이었습니다. 노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애들은 첫 번째 치른 시험에 비해 성적이 30%씩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지능/재능에 대한 칭찬을 받은 애들은, 오히려 20%나 성적이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즉 지능/재능은 고정된 게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발달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애들의 지능이나 재능을 칭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애들에게 고정된 사고방식을 갖게 합니다.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없애버립니다. 자신이 멍청해 보이지 않도록 늘 쉬운 것만 찾게 됩니다. 도전정신을 상실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절대 자신의 자식에게, "넌 날 닮아서 머리가 좋아!" 라던가, "넌 아이큐가 높아서 좀만 공부하면 전교 일등이야!" 라던가, "넌 그 쪽으로 재능을 타고났어! 남들 하는 것의 반만 해도 대박이야!" 따위의 칭찬은 하지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능/재능에 대한 칭찬 말고 노력했다는 칭찬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 칭찬이라는 것입니다. 칭찬이 무서운 결과를 내는 것은 칭찬을 일종의 ‘평가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위 실험은 6번이나 반복적으로 다른 그룹의 애들에게 실험했고, 아주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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