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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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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잊을 수가 있을까!

임동섭
2011.07.05 00:10 1,079 1

본문

잊을 수가 있을까!

 

형님이 저에게 영어책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 때였습니다. 그 책은 문화방송국(라디오)에서 제작한 책인데, 알파벳과 그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단어들과 그림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외국어를 접하게 되니 재미있고 신기하였습니다.

 

보름 정도 공부하다가 중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보름쯤 지나 영어와 수학 과목 시험을 봤습니다. 당시에 영어와 수학 과목은 능력별 수업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중학교 1학년 600여 명 중에서 영어 점수가 100점인 학생은 저를 포함해 2명뿐이었습니다. 보름정도 영어를 예습한 덕을 톡톡히 본 것이었습니다. 영어 A반 담당 선생님은 ‘반’ 선생님이셨는데, 질문에 답변을 못한 학생이나 숙제를 해오지 않은 학생에게는 혹독한 체벌을 하셨습니다.

 

시내에 사는 급우들은 선생님을 모시고 과외수업을 받았습니다. 저의 집은 시내에 있는 학교에서 약 3마일 떨어져 있는 농촌이었습니다. 집안일을 돕기도 해야 했지만 무엇 보다 더 과외공부를 할 만큼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A반 급우들에 비하여 점점 영어실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반’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자동차 타이어로 만든 슬리퍼로 뺨을 맞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영어수업 시간이 점점 두려워졌습니다. 차라리 B반으로 내려가야 살 것 같았습니다. B반을 맡은 선생님은 부드럽고 재미있게 수업을 하신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끌렸습니다.

 

일부러 시험을 잘 못 보았습니다. 그런데 ‘반’ 선생님께서 “너는 입학할 때 일등이었는데 지금 성적이 낮은 것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므로 A반에서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3년 동안 계속 A반에서 힘든 세월을 보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에는 영어가 완전히 정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 영어대신 일본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당시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은 매국노(?)처럼 여길 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영어시대이지만 세월이 조금만 흐르면 일본어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잊을 수가 있을까’라는 가요가 인기가 있었습니다. 노래로 일본어를 배우면 쉽게 배울 것 같았습니다. 아버님께 가사를 불러드리면 일본어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발음대로 한글로 썼습니다. 그리고 그냥 외웠습니다.

 

잊을 수가 있을까(와쓰레리오까) 잊을 수가 있을까(와쓰레리오까) 이 한밤이 새고 나면(고노 요오 와께레바) 떠 나갈 사람(슈바쓰노시데) …… 우는 두 연인(나꾸니 고이비도)! 지금으로부터 42년 전(1969년)에 외웠던 가사이므로 얼마나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 일본어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바빠서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수강했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복습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대화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6개월 쯤 지난 어느 날 학원 휴게실에서 강사와 일본어로 10분 정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수강하러 왔던 학생은 제가 일본어 강사인 줄 알았는데, 6개월 수강한 학생이라고 하니까 두말없이 등록하였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학원에서는 그 후로 저의 수강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회사일로 1986년 일본에 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수준 높은 대화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하철이나 버스를 혼자서 타고 다니기도 했으며 전화로 대화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벌써 17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영어가 만국공용어이므로 외국어를 공부하려면 제일 먼저 영어를 공부해야 했습니다. 영어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했다면 지금쯤 영어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생의 문제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음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알기 위해서 성경을 깊이 읽는다면 누구라도 해답을 찾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기보다는 교인들의 허물이나 실수만을 보고 본질적인 문제를 피하거나 잊어버리려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창조주 되신 하나님을 전심으로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댓글목록 1

Admin님의 댓글

Admin 2011.07.06 06:39
<p>


옳으신 말씀입니다</p><p>&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