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 회사에서 6년 동안 근무한 한 나이 지긋한 매니저가 퇴사했다. 그가 담당했던 업무는 인터넷 광고 운영. 광고주, 광고 대리점과 연락해서 우리 사이트에 인터넷 광고가 무난히 게재되도록 하고 그 결과를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일이었다. 그가 떠나기 전 작별 인사를 나눌 때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를 물었다.

“이 업계는 너무 변화가 빨라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데, 이젠 지쳤고 저로서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쉰 다음에 IT가 아닌 다른 업종으로 이직할 생각입니다.”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미국의 인터넷 광고 분야에서도 하루가 멀게 신기술이 속속 쏟아져 나온다. 아주 세밀한 광고 타기팅(표적 선정) 기술과 함께 모바일·소셜네트워크·비디오 광고 등에서 매일같이 새로운 상품과 트렌드가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광고 담당자로서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계속 공부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자신의 일에 적용해 테스트해야 한다. 사실 젊은 사람도 힘에 겨워하는데 이제 50대로 접어드는 그가 두 손을 든 것은 이해할 만하다. 인터넷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즐기는 나도 일주일만 뉴스를 안 보면 확 처지는 느낌인데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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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를 설명하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
트위터·페이스북·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소셜 네트워크·모바일 혁명이 본격 시작된 지 4~5년이 되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기는커녕 점점 더 거세지는 변화의 물결은 더욱더 파고가 높아진다. 성공에 도취해 잠깐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휩쓸려 떠내려가게 된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였던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리서치인모션(RIM)이 대표적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들 기업의 주가는 반 토막이 났고 지금은 인수합병설에 시달리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최신 기기 구입하고 SNS 즐겨라


특히 얼마 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은 한국의 대표 IT기업들을 말 그대로 강타하기도 했다. 이 뉴스 뒤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한동안 크게 떨어졌다. 그리고 한국 언론은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구글 수석부사장)을 냉대했던 한국의 IT업계에 질타를 가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변화의 물결을 어떻게 빨리 감지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미치는 파괴력을 생각하면 이제는 모두가 이런 트렌드를 잘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조직의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요즘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첫째, 최신 기기를 구입해서 이용해본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고자 한다면 본인이 써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전자책 리더 등을 이용해보자. 둘째,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본다. 그리고 자기 분야에 맞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팔로하면서 정보를 습득한다. 셋째, 중요한 이슈의 경우 외국 현지 기사를 정독해 본다. 국내 기사만 읽는 것보다 외국 현지 기사를 읽고 비교해보는 훈련을 한다. 외국의 현지 뉴스가 한국에 소개되면서 굴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트렌드가 실시간으로 국내에도 전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좋은 책을 찾아서 꾸준히 읽는다. 업계의 깊이 있는 내용을 전해주는 데 책만 한 것이 없다. 긴 호흡으로 책을 읽으면서 큰 맥락을 보는 힘을 키운다. 다섯째, 열린 태도를 견지한다. 항상 내가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너무 변화가 빠른 세상이라 어제 불가능했던 일이 오늘 가능해지기도 한다. 여섯째, 일단 틀렸다는 것을 깨달으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한다. 일곱째, 내가 얻은 지식은 모든 채널을 통해 남들과 나눈다. 나눌수록 더 많이 돌아와서 더 배울 수 있게 된다.

당연한 내용 같지만 리더로 올라설수록 바빠서 실제로 실행할 수 없는 것이 한국 직장인의 현실이다. 간부가 되어 비서나 부하가 올리는 보고서만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로 본인이 이용해보고 체득해야만 미래를 내다보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