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교회를 떠나신다는 데 기뻐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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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떠나신다는 데 기뻐하라고요?
이메일을 열어보니 기둥 같은 두 집사님이 우리 교회를 떠나시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큰 충격에 고개를 숙이고 즉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두 집사님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기도가 잘 되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만 떠오르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메일을 확인한 때는 파라과이 선교를 마치고 덴버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왜 하필 이 시간에 이메일을 보내셨을까? 덴버에 돌아 왔을 때 말씀을 해도 좋을 텐데……. 새벽 한 시에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피곤한 몸을 쉬려고 눈가리개를 하고 잠을 청했지만 쉽게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집사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약 파라과이에 도착했을 때 이메일을 보내셨다면 선교사역에 지장을 주었을 것이고, 덴버에서 얼굴을 마주본 상태에서 교회를 떠나시겠다는 말씀을 하시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인이 많지 않은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하시기가 부담스러웠을 텐데 7년 동안이나 교회에 출석하셨구나! 라고 생각하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목회자의 자질이 부족하면 하나님께서 목회자를 훈련시키시는데, 저 때문에 성도님들이 괜한 고생을 하시기 때문에 새벽마다 기도할 때 하나님 저를 훈련하시기 위해 성도님들이 너무 고생하지 않으시도록 시간을 단축시켜주시든지 아니면 저의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빨리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기도하곤 했습니다.
갑자기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부터 18절까지의 성경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되돌아보니 즉시 기도했고 감사도 했지만 기뻐할 수는 없었습니다. 집사님들이 떠나신다고 해도 성경 말씀대로 기뻐해야 하는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지 못하는 목사라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습니다.
처음 목회를 시작했을 때에는 하나님의 뜻이 확실하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려면 성경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으므로 성경에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명백하게 말씀하신 구절을 찾아보았습니다.
세 구절을 찾아낼 수가 있었는데, 첫 번째 구절은 요한복음 6장 40절에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두 번째 구절은 데살로니가전서 4장 3절에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 세 번째 구절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부터 18절까지의 말씀이었습니다. 마치 신앙의 세 단계처럼 보였습니다.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면, 거룩한(성결한, 깨끗한) 생활을 하고, 나아가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사는 수준까지 성숙하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남 침례 교단’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 사람이 예수님을 믿겠다고 서약하고 침례를 받기까지 들어가는 총 비용이 약 10만 불정도 든다고 발표했습니다. 제가 올해로 11년째 목회를 하는 중에 총 31명에게 침례를 베풀었는데, 제 계산으로 66만 불정도 들었습니다. 한 분이 침례 받는데 약 2만 불이 들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파라과이로 선교하러 간다고 광고를 하니까 지정 헌금이 약 5,500불정도 들어왔고 기증해주신 물품은 돈으로 환산하면 약 2,000불 정도였습니다. 이번 파라과이 선교에 들어간 총비용은 약 6천불정도 들었습니다. 교도소 2군데, 한국교회 2군데, 인디언 교회 2군데에서 전도설교를 했는데 약 60여분이 예수님을 믿겠다고 결신했습니다. 선교비용을 계산해보니 한 분이 결신하는데 약 100불정도 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규모가 작은 교회가 먼저 교회 주변에 사시는 분에게 전도할 것이지 파라과이까지 가서 많은 돈을 허비(?)하는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만약 이 선교비용을 덴버에서 사용했다면 몇 분이나 예수님을 믿게 되었을 것인가? 아마 한 분도 전도하기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 사람들처럼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그런 분은 아니십니다만, 한 영혼이 천하보다도 귀하다고 하셨는데, 60여분의 영혼들이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에 오는 것을 귀하게 여기시리라 믿어졌습니다.
두 집사님은 우리 교회에서 가족이 함께 침례를 받았기 때문에 인간적인 면에서는 섭섭하지만 파라과이의 교도소에 수감된 분들과 인디언들은 이번 선교가 일생 중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분들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할 때 이번 선교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도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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