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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적정 음악

임동섭
2013.03.19 19:13 1,235 0
  • - 첨부파일 : 적정기술 물통.jpg (24.1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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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음악


대학 2학년 때 일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강당으로 갔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들은 아름다운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쳤습니다. 시간이 30여분 지났을 때 연주자들이 연주를 멈추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몇 명의 학생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나머지 학생들도 연주하던 곡이 끝난 것으로 알고 힘차게 박수를 쳤습니다. 잠시 후에 지휘자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음악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가 돌아서서 청중을 향해 인사를 하자 더 크게 박수를 쳤습니다.


사회자가 “연주 중간에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많은 학생들이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다음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주가 끝나도 박수를 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휘자가 인사를 하려고 돌아서면 그 때부터 박수를 쳤습니다.


사십 여년이 지난 지금도 고전음악을 연주하는 음악회에 참석하면 어색합니다. 정장을 하는 것도 번거롭고, 알지 못하는 곡일 때 언제 박수를 쳐야하는지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소극장(250석 규모)에서 열린 한 음악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습니다. 출연자는 성악가 4명, 피아노 반주자, 그리고 플루트 연주자가 전부였습니다. 마이크나 스피커를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좌석에 앉았기 때문에 성악가의 표정까지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출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감동이 넘치는 공연이었습니다.


덴버에서 작은 규모의 음악회를 열어보고 싶었습니다. 편하게 참석하여 출연자와 함께 노래하며 찬양할 수 있는 음악회, 특히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음식을 나누며 대화할 수 있는 음악회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러나 음악회를 열려면 제일 먼저 전문 음악인이 있어야 했습니다. 전문 음악인에게 사례를 해야 하는데 그러한 재정이 없었습니다. 공연장을 대여하는 것은 더 큰 부담이었습니다. 음악회에 참석하는 분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적정기술’이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습니다.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 후진국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 곳 실정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든다면 전기가 없는 곳에서 요리 기구를 만드는데 1달러로 만드는 기술이 적정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드럼통(통나무)을 세로 방향으로 반으로 자른 후 U자 모양의 안쪽에 알루미늄 호일을 부착하면 햇빛이 가운데에 모여 요리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아프리카는 대부분 물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물을 떠오기 위해서 몇 시간을 갔다 와야 합니다. 물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물병을 플라스틱으로 바퀴처럼 만들어 굴리면 힘을 덜 들이고도 많은 물을 떠올 수 있습니다.


적정기술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적정음악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문 음악인들을 모시고 좋은 공연장에서 음악회를 하고 싶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적정음악(?)으로 적정한 음악회를 열어보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돈이 많이 들지 않고 포근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생각하다가 유럽에서 인기가 있었던 가정음악회를 생각했습니다. 유럽의 귀족들이 음악 가정교사를 청빙해서 자기 자녀들을 교육시켰습니다. 자녀들의 음악 수준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 가정음악회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그 귀족은 가까운 친지들을 음악회에 초청해서 음식을 나누면서 자녀들의 연주와 노래를 들었습니다. 음악회가 끝나면 칭찬과 격려를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삼십 여명이 한 가정에서 모여 음식을 나누며 대화하고, 함께 노래하며 찬양하는 음악회를 작년(2012년)에 시작하여 벌써 4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았던 기억을 다른 분들과 나누기 위해 CD를 만들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시청할(YouTube/선교방송 다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천하보다도 더 귀한 한 영혼이 음악회를 통해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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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youtube.com/ 선교방송다리

www.kgoodnews.com/ 포근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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