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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가장 비싼 옷은 내 몸이다!

임동섭
2021.04.08 14:32 2,247 0

본문

가장 비싼 옷은 내 몸이다!

임동섭 / 에콰도르 선교사


제가 사업할 때 거래처 사장님의 사업은 아주 번창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편도선에 암이 생겼습니다. 계획했던 멋진 일도 몸이 아프니 허사가 되었습니다. 마음도 아주 약해졌습니다. 사업은 사위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제가 K 사장님에게 전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사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교회를 다닐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잘 나갈 때 바짝 벌어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K 사장님은 악착같이 돈을 벌었습니다. 그 분도 최근에 중병에 걸렸습니다. 많이 번 돈으로 6인실 대신 1인실에 누울 수 있었습니다.


제 초등학교 친구는 대기업 임원으로 은퇴했습니다. 임원으로 근무할 때 그를 보면 일정이 아주 빡빡했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일이 아니고는 아예 연락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바쁜 중에도 그는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그는 저에게 운동을 하지 않고는 절대 버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건강한 상태로 100세를 살려면 젊었을 때부터 몸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 있는 분들 중에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롱런하는 사람들은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몸만이 현재입니다. 생각은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합니다. 하지만 몸은 늘 현재에 머뭅니다. 현재의 몸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은 늘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몸이 안 받쳐주면' 정신력만으론 도망 못 나옵니다!


몸이란 무엇일까? 몸은 우리가 사는 집입니다. 지식이나 영혼도 건강한 몸 안에 있을 때 가치가 있습니다. 몸이 아프거나 무너지면 별 소용이 없습니다. 집이 망가지면 집은 짐이 됩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노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운동은 돈을 절약해 줍니다. 먹고 살기 힘드니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세상살이가 고달프니 술과 담배를 많이 합니다. 몸이 망가지니 수입도 줄어듭니다. 더 고달파지니 술을 마십니다.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다들 몸에 좋다면 약도 사 먹고, 수 백만 원짜리 진단도 받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걸으면서 자신을 치유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은퇴한 뒤 그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사랑하던 어머니가 죽고, 부인까지 애를 낳다 죽자 인생이 싫어 져 자살까지 시도했습니다. 이랬던 그가 걸으면서 점차 치유되었습니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099일 동안 걸은 후 이를 바탕으로 ‘나는 걷는다!’란 여행기를 썼습니다.


“자살 시도가 미수에 그친 후 일단 파리를 떠나자고 생각했다. 석 달 동안 2,300km를 걸으면서 걷기의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매일 20km씩 걸으니 내 몸이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주 전만 해도 죽으려 했던 사람이 3주 후 걷기의 즐거움에 취해 버린 거다. 인간이란 걷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란 생각을 그 때 했다. 신체의 균형이 잡히면 정신의 균형도 잡힌다는 사실을 깨닫았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소년원 아이들을 걷게 하면서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죄수들은 재범률이 80%가 넘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죄수들의 재범률은 15%에 불과했습니다. 걷기가 인간에게 가져다준 선물이었습니다.


몸의 변화를 위해서는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몸을 만드는 것은 먹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운동의 최대 적은 바로 술입니다. ‘癌(암)’이란 한자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입 구口’가 세 개 있습니다. 세 개의 입으로 아무거나 산더미처럼 먹어서 오는 질병이란 의미입니다. 현대의 질병은 못 먹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너무 많이 먹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일을 잘하는 건 능력입니다. 하지만 쉬는 것 역시 능력입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잘 쉴 수 있습니다. 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 중독자들입니다. 중독의 정의는 “그칠 줄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쉬지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쉬는 것은 능력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은 급하지 않습니다. 몸을 지키지 못하면 지금 버는 돈, 미래의 찬란한 계획은 허사가 됩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바빠진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묘미는 얼마나 소유했느냐, 어떤 위치에 올랐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고 봅니다. 그보다는 얼마나 자유로운가에 달려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에게 자유로움을 줍니다. 그래서 기도를 많이 한 사람은 눈빛이 고요하고 형형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에게 감동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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