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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이야기(18) 장미가 사람보다 비싸다고!

임동섭
2021.04.21 04:42 2,756 0

본문

에콰도르 이야기(18)

장미가 사람보다 비싸다고!


장미꽃  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몇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에콰도르입니다. 에콰도르는 화훼산업만으로도 상위권에 들어갑니다. 특히 장미꽃은  주요 수출품입니다. 에콰도르의 경제 규모는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기준 중남미 33개국 중  7위 수준입니다.


1990년대  후반에 유럽에서 장미꽃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네덜란드와 장미꽃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러시아가 무역 분쟁이 일어 거래가 끊겼을 때  장미꽃을 수입한 나라가 에콰도르였습니다. 1997년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 꽃 박람회에서 에콰도르 장미가 금상을 타면서 에콰도르는  세계 제 1위의 장미 수출국으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그런데 에콰도르 장미꽃은 향기롭고 예쁘지만 그 생산방식은 지극히 전근대적이고 혹독하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들이 너무 독하다고 쓰지 않는 제초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농장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에 혹사당한다고 합니다.


에콰도르  보건 당국은 국가 주요 산업인 화훼산업 노동자들이 맹독성 제초제로 생명이 깎여 나가는데도 건강실태조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유엔이 나서서 조사한 걸 보면 어린이가 대거 포함된 에콰도르 화훼농장 노동자의 60%가 현기증이나 눈이  흐려지는 증세로 고통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생해도 이들 꽃 농장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월 200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2020년 에콰도르 최저 임금은 400불로 책정되어 있지만 노동자의 32% 정도만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정규직이라고 합니다.


국가  기간산업인데 이렇게 방치하는 이유로 사회적 배경을 들고 있습니다. 에콰도르의 원래 주인이던 다수 원주민들은 유럽 이주민들에게  떠밀려 하층 빈민이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차별을 당하던 원주민들이 현실을 뜯어고치겠다고 힘을 모으자 정부가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주민들은 무장투쟁을 벌였습니다. 꽃 농장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도 정부가 모른 척하는 건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합니다.


2020년  5월에 에콰도르 정부는 장미에 대해 미국이 일반특혜관세제도(GSP)에 포함시킬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콰도르  장미에 대해 미국은 이전까지 6.8%의 관세를 부과해 왔었습니다. 2020년 10월 30일 주 에콰도르 미국대사관은 백악관의  결정이라며 에콰도르 장미 수입에 관세를 철폐한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11월 1일부터 에콰도르 장미가 미국에 무관세로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장미 중에서 에콰도르 장미가 4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장미는 식용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중부 고원지대 화훼 농들이 정성을 들여 재배한 식용장미는 이미 뉴욕, 스페인의 식당에서 진귀한 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장미의  비타민 C 함유량은 레몬의 17배라고 합니다. 비타민 A 함유량은 토마토의 20배라고 합니다. 피로회복, 피부 보습과 재생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장미 잎 요리는 칼슘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수입허가를 받았습니다.


70대이지만  활기에 넘기는 ‘로베르토 네바도’씨는 스페인 출신으로 일조량이 많아 장미재배 최적지로 꼽히는 에콰도르로 이주해 올 정도로 장미  재배에 푹 빠진 분입니다. 그의 농장에는 300만 그루의 장미가 자라고 있는 데 이 가운데 10만 주에는 농약을 치지 않고  식용장미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는 조금 떫으면서 달콤한 장미 잎 요리를 먹으면서 "장미 잎 요리는 상추와 비슷하다"면서  "에콰도르에서 시작된 식용장미 재배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식용장미는 보통 장미와 같은 종류이지만 유기농 비료를 사용하고 어떠한 화학제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골치 아픈 벌레 퇴치를 위해 마늘 용액을 뿌리고 온실 주위에도 마늘을 심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발 2천800m의 고지에 있는 그의 농장에는 500명의 일손이 있는 데 연 2천만 주의 장미를 수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식용장미는 전체 장미 생산량으로 볼 때 일부에 불과합니다.


전체인구  1700만 가운데 10만 명가량이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는 화훼산업은 연13%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작년에는 수출규모가  8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식용장미 수출은 전체 꽃 수출의 1% 정도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머니날(또는 어버이날)과 아버지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선물로 꽃을 택합니다. 그 중에서도 장미는 인기가 좋은  꽃입니다. 일본은 어머니날엔 붉은 카네이션을, 아버지날에는 노란 장미(또는 흰 장미)를 선물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을 한날(어버이날, Parents' Day)로 기리는 나라는 한국과 알바니아입니다. 많은 나라들(미국, 중국,  일본, 인도, 영국,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프랑스, 터키, 싱가포르, 멕시코 등)이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따로 기리고  있습니다. 이 나라들은 6월 셋째 주 일요일을 아버지날로 기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영향을 받은 일본은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각각 따로 있습니다. 어머니날( 母の日)은 해마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입니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날(父の日)은 6월 셋째 주 일요일입니다.


일본인의  어머니날 선물 1위는 꽃(31%), 2위는 건강식품(22%), 3위는 화장품 세트였다고 합니다. 한국의 부모님들이 받고 싶어  하는 선물 1위는 현금(30%), 2위는 화장품(20%), 3위는 건강식품(18%)이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싫은 선물은 책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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