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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호밀밭의 파수꾼

하태돈
2008.09.12 09:19 1,381 2

본문

우스게 소리로 ‘고전classic’이란 제목은 들어 봤지만
읽어 보지 않은 것이라고들 한다.
아이들 영화구경 하는 사이에 두어 시간
남으니 Barnes & Nobles에서 이리저리 찾아 본다. 그중에서 고른 책이
The Catcher in the Rye(호밀밭의 파수꾼)이다. Harvard대학
책방에서 여전히 꾸준히 팔리고 있는 명작이라고 해서
기억해 두고 있었는데 마침 생각이나 집어 들고 자리를 잡아 읽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온다. 큰 아이 왈, 자기도 읽어 본 책이라나. 그런데 아빠는 두 시간이나
지났는데 겨우 Chapter 5까지 밖에 못 읽었어.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도 앉은 자리에서 다 끝내 버리는 아이가
아빠의 영어 실력이 그 정도 인줄 몰랐나?

부잣집 둘째 아들로서 Prep School에 다니는 16살 사춘기 청년 홀든.
당시에 Central Park 근처에 사는 부자집 아들이다. 그런데 이미 서너군데서
퇴학을 당하고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마저 퇴학을 당하고 집으로
향하기 이 삼일 사이에 생긴 일을
회상 형식으로 누군가에게 얘기하는 내용이다.
퇴학을 당했다고는 하나 선입관으로 불량한 청년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진실성이 넘치고 생각이 깊은 청년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이 말이 별로 없는
법인데 그래서 심약해 보이기까지 한다.
1950년대가 배경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한가 보다. 홀든의 눈에는 세상 살이가 온갖 거짓과 허상과
위선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학교 기숙사의 동료 들이나 심지어 선생들까지, 그리고 도피 생활 중에 만나게 되는
여러가지 모양의 사람들에게서, 진실성을 상실하고 허위로 가득찬 그들에게서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반항도 해보고 자살까지도 생각해 보지만
결국은 서부로 도피를 하기로 결심을 한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그곳에서
귀먹어리, 벙어리로 오두막에서 살아가면 오히려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 그를 구해주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다. 아이들이
더럽고 추한 세상이라는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것을 막아줄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기를 원했더 그가 결국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열 살짜리 여동생의 순수한 사랑에 마음을 돌리게 된다.

60년대 이후 칩거에 들어간 저자 셀린저는 그 후에도 여전히
위선과 기만이 가득차고 진실성이 상실된 사회에 대한 환멸로 인해
아마도 어디선가 은둔 중 또다른 명작을 준비 중인지 모르겠다. 그 사후에나
혹 발표가 되려는지. 이 작품을 단순히 사춘기 청소년 용 성장소설로만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발표 후에 미국에서 벌어졌던 여러가지 문화운동이나, 또는 영화나
음반에서 인용이된 이 소설은 50년이 더 지난 이 시점에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자신의 삶을 돌아 보게하는 걸작임에 틀림이 없는 듯 하다.
허구에 찬 현실에 맞서 진정한 인간적인 고뇌를 형성화 해가는 한 젊은이의 삶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후기>

‘Not For Us’ – His Lost Masterpiece

처가 마침 한국에서 오는 길에 한글 번역판도 구해 읽어 보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9월 7일자 New York Times의 일요판 Week in Review를 보니 이 책이 출판 되기전에 있었던 일이 책 표지와 함께 소개 된 것이다. Al Silverman이 최근 저서에서 밝힌 내용인데 지난 9월 5일에 타계한 유명한 편집자인 Robert Giroux(당대에 아주 영향 있는 편집자 인듯 함)가 그에게 일러 준 일화이다.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Salinger는 Giroux를 만나 곧 완성될 자기 소설을 출판 할 것을 재안하고 승낙을 받는다. 일 년 후에 완성된 원고를 받아든 Giroux는 출판사 사장에게 출판을 권하지만 “이 아이(홀든)는 미친놈이 아니야?, 교과서 담당에게나 가봐”하고 거절을 한다. Prep School에 다니는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 아이 얘기가 나오니 아마도 청소년 교양도서나 되는줄 알았나 보다. 그러나 교과서 담당 역시 읽어 보더니 “It’s not for us”하고 또 다시 퇴짜를 놓는다. 그렇게 돼서 Giroux는 Masterpiece를 놓치는 아쉬움을 갖게 되었고, 출판사 사장은 아직도 매년 이십오만부 정도가 팔리는 대박을 놓치게 된 것이다.

‘대박’이라니 나 역시 홀든이 경멸해 마지않는 속물 중에 하나임에 틀림이 없는가?

Sept. 9, 2008
하태돈

The Catcher in the Rye – J. D. Salinger – Little, Brown And Company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빗 샐린저 – 민음사 - 공경희 옮김      

댓글목록 2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8.09.13 05:32
소설은 안 읽어 보았지만 해설도 명작이군요<br />
요즈음 들어서 보니 책이라는 도통 안읽고 맨날 골프교습서만 보는데<br />
그러다 이것 저것 따라하다 옛것도 잊어 버려 헤매고<br />
반성해야 것 습니다<br />
<br />
글쎄 대박일지 쪽박일지를 미리 알수 있다면 얼마나 좋것습니까?<br />
인생이란 그래서 갈림길이 있나 봅니다

최강일님의 댓글

최강일 2008.10.20 11:49
우리 하선배님 책 읽는 모습이 그려집니다.<br />
보기 좋습니다. 글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