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이야기(11) 개천에는 송사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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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이야기(11)
개천에는 송사리가 산다!
에콰도르에서 어린이 사역과 목회를 하시는 이진호 선교사님이 9월 4일자 FaceBook에 올린 글입니다. “9월 1일부터 이곳도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였습니다. 교회 몇 아이들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컴퓨터가 없어서 수업을 할 수 없다고 울먹이며 말을 못하였습니다.
그 어린이들이 컴퓨터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이었지만 저는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습니다. 가정 당 아이들이 3-4명인데 어떻게 모두 학습에 참여할 수 있을까, 인터넷 비는 낼 수나 있을까?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에콰도르도 저소득층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에 접근하도록 하는데 준비가 부족합니다. 이 나라 통계 자료를 보니 인터넷이 되는 가정이 45.5%, 컴퓨터 보유율은 41% 정도입니다. 그러니 코로나로 인해 빈부격차가 고스란히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교인 가정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귀향한다고 연락 와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시편23편을 읽어주는데 성도분이 암송하고 있어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 가정도 2명의 학생이 있는데 온라인 수업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빈곤층 학생들은 학습 기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 선교사님이 학생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시키고 싶은데 컴퓨터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부부는 미국에 사는 분들에게 중고 컴퓨터를 기증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이 기증해 주셨습니다.
새 컴퓨터를 5대나 기증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컴퓨터를 교체했다면서 여러 대를 기증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컴퓨터 17대를 이 선교사님께 전달해 드렸습니다. 지금 보관하고 있는 6대는 코로나 재난이 끝나고 하늘길이 열리면 빨리 전달하려고 합니다.
우리 사회상에 관해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물어보니 24% 정도만 "내가 노력하면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우리 속담에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여건이 부족한 것 같은데 큰 결과, 특히 큰 인물이 나오는 경우를 일컫는 말입니다. 응답자의 76% 이상이 사실상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이 더는 우리 사회에서 통하기 어렵다고 여긴 셈입니다.
처음부터 갖고 태어난 '수저색깔'을 바꾸기 어렵다고 보는 사람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강력한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계층 상승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습니다. 조직적인 통계로도 개천에 용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 것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천의 용들이 사라진 요소 중에서 가장 특이한 요소는 지능이 유전된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현재 전문가들은 지능의 약 40%를 부모에게 유전으로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60%는 자라나는 환경과 교육에서 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유전적인 요소란 참 다루기 거북한 현실입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상을 믿고 싶은데 현대 유전학에서 밝혀내는 인간의 구조는 유전의 영향을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받고 있음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유전학뿐만 아니라 통계학도 역시 입양아의 학업 성취도를 볼 때 양부모를 보는 것 보다 생부모를 보면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듣고 싶지 않은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고소득 부모의 자녀가 고득점을 한다!”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고득점 부모의 자녀가 고득점을 한다!”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75년 17회 사법시험 합격자 명단을 보았습니다. 총 60명 합격자 중에서 59명이 대학 졸업자였고, 한 명만 고졸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서울대학(원) 출신이 38명(63%)이었습니다.
2011년 세계 금융의 중심이라 불리는 미국의 월가에 청년들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를 외치며 뛰쳐나왔습니다. 월가 점령 시위는 현재의 경제와 정치구조가 불공정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미국의 청년들은 이러한 불공정으로 인해 사회는 20:80사회에서 1:99사회로 그 격차가 심해졌으며 미국은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국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상위 1%의 최상층 부자들이 가지고 있는 부를 국가별로 따져보면, 한국은 12.1%로 중국(13.9%) 보다 낮고, 일본(10.4%), 영국(11.7%)보다 높습니다. 반면 미국은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0.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에 비해 양극화 실태가 더 심각합니다. 빈부격차가 극단적이라는 브라질은 28.3%이었습니다.
미국사람들 대부분이 고소득 부모의 아들이 명문대학에 가는 확률이 높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무료로 다니는 주립 명문대학은 다 부잣집 자녀로 가득 차있고 형편이 어려운 집 자녀들이 비싼 사립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무료 명문 주립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비싼 사립 고등학교를 다닐 재력이 있어야 하는 제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에콰도르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이 ‘신앙’과 ‘교육’ 사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역이 신학교 사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재난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신학대학원도 온라인 영상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도해 보는 수업이라 어색하지만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대면 교육보다는 단점들이 많지만 장점들도 있습니다.
사진#1 : 컴퓨터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2 : 영상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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