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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이야기(10) 은퇴 Nomad(유목민)!

임동섭
2020.08.24 11:14 1,83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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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이야기(10)

은퇴 Nomad(유목민)!


우리 부부는 2018년 11월에 한국에 갔다가 2019년 1월에 미국으로 왔습니다. 장인께서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기 때문에 간병하러 갔었습니다. 2019년 2월초에 에콰도르에서 신학교 사역을 하는 중에 장인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가서 장례를 집례하고 미국으로 왔습니다.


2019년 3월 말에 한국에 다시 갔다가 한 달 만에 미국으로 왔습니다. 이번에는 집안 행사 때문에 갔었습니다. 이제까지 유교식으로 시제(時祭: 조상님들께 묘소에서 드리는 제사)를 드렸는데 2018년부터 기독교식으로 추모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는데, 목사가 추모예배를 집례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한 후 목사인 저에게 연락이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3번이나 한국에 다녀오다 보니 선교사 사역을 마친 후에 한국에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미국 영주권자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비교해 보지 않았었습니다. 비교해보니 한국에 대한 장단점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으로 은퇴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로는 낮은 생활비(?), 높은 인터넷 보급률, 편리한 대중교통, 어른을 존중하는 문화를 들었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의료시스템이 좋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최근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한국에서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1년 22,628명에서 2012년 15,323명으로 급감하더니 2013년에는 8,718명, 2015년 7,131명으로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2017년 1,443명까지 내려갔던 해외 이주자가 2018년 6,257명으로 급등했습니다. 이유는 교육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학원비가 너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분들은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제로 영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미세먼지가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미세먼지가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들이 다 가정을 이루었고, 은퇴 이후 사업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해외 이주자들이 선택한 나라들은 주로 영어권 나라였습니다. 미국이 3,18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캐나다 1,089명, 호주 547명, 뉴질랜드 255명 순이었습니다. 이들 국가의 장점은 자녀교육이 유리하고, 기후가 좋고, 생활여건과 한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외이민을 고려해본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응답자의 70%가 영어권 나라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이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동남아 지역은 가깝고, 물가가 저렴하고, 저렴한 국제학교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세금문제도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International Living’ 잡지사는 매년 194개국을 대상으로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1)부동산 가격, (2)물가, (3)영주권 취득 난이도, (4)은퇴이민 혜택, (5)의료시스템, (6)개발, (7)기후, (8)여가생활, (9)금융, (10)사업 등 10개 항목을 측정해 점수를 산정해서 발표한다고 합니다.


2019년 1위 국가는 파나마, 2위는 코스타리카, 3위는 멕시코, 4위는 에콰도르, 5위는 말레이시아, 6위 콜롬비아, 7위 포르투갈, 8위 페루, 9위 태국, 10위 ‘스페인’이었습니다.


2020년 1위 국가는 포르투갈, 2위는 파나마, 3위는 코스타리카, 4위는 멕시코, 5위는 콜롬비아, 6위 에콰도르, 7위 말레이시아, 8위 스페인, 9위 프랑스, 10위 ‘베트남’이었습니다.


1~10위를 차지한 국가의 공통점은 기후, 의료시스템, 저렴한 물가였습니다. 이 잡지사는 아무래도 미국인의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중남미는 한국인에게 낯선 곳입니다. 너무 멀고, 치안이 좋지 않고, 마약 범죄조직의 본거지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에콰도르에서 선교사역을 하면서 느낀 점은 고정관념과 달리 현지 사람들이 친절하였습니다. 물가가 저렴했습니다. 적도지역이라 뜨거울 것이라고 생각하였었는데 ‘키토’는 고산지역이라 항상 늦가을 날씨였습니다. 키토는 해발 9,500피트(2,850m)이기 때문에 항상 화씨로 50도~70도(섭씨로 10~20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원래 살던 데가 아닌 곳, 그것도 다른 나라에 다시 정착하는 데는 상당한 결심과 노력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면 굳이 이민을 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즉 삶의 터전을 완전히 옮길 이유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에 드는 곳을 옮겨 다니면서 사는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 친구의 후배는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는 연금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나라의 리스트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 곳에서 한 달 지내다 새로운 곳으로 옮기는 삶을 꿈꾸고 있다고 합니다. 계절에 따라 따뜻하거나 선선한 곳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찍 사면 비행기 표 가격이 훨씬 줄어듭니다. 여행과 생활의 중간 어느 지점에서 즐기는 은퇴한 Nomad(유목민) 삶을 꿈꾸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에콰도르 선교사에서 은퇴한 후에는 ‘은퇴 유목민’이 되어 우선 남미의 나라들부터 옮겨 다니며 살아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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