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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이야기(1) ‘적도(赤道)’라는 나라 이름!

임동섭
2019.12.24 11:34 2,006 0

본문

에콰도르 이야기(1)

‘적도(赤道)’라는 나라 이름!


‘적도’를 영어로는 Equator라고 씁니다. 우리가 쓰는 ’적도‘라는 말은 한자어 ’적도(赤道)‘에서 나왔습니다. 적도(赤道)는 중국천문학에서 '태양이 지나는 붉은 길'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적도는 14개 나라의 영토 또는 영해를 지나갑니다. 1) ‘에콰도르’ 2) ‘상투메 프린시페’ 3) ‘가봉’ 4) ‘콩고 공화국’ 5) ‘콩고 민주 공화국’ 6) ‘우간다’ 7) ‘케냐’ 8) ‘소말리아’ 9) ‘인도네시아’ 10) ‘콜롬비아’ 11) ‘브라질’ 12) ‘키리바시(Kiribati)' 13) ’몰디브(Madives)' 14) 미국령 ‘베이커 섬’입니다. ‘적도 기니’는 나라 이름에 적도가 들어가지만 영토나 영해로 적도가 지나가지 않습니다. ‘에콰도르’는 ‘Ecuador'라고 씁니다. 스페인어로 ’적도‘라는 뜻입니다. 즉 ’적도‘를 나라 이름으로 쓰는 나라는 유일하게 ’에콰도르‘뿐입니다.


적도의 위도는 정의상 0도이고 길이는 약 4만 킬로미터입니다. 미터법 제정 초기에는 1미터를 북극에서 적도까지 거리의 천만분의 1로 정의했지만, 현대에는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1미터를 정의합니다. 지구는 자전의 영향으로 적도 부근에서 약간 부푼 형태, 즉 타원체처럼 생겼습니다. 적도의 지구 반지름이 남북극을 지나는 자오선의 반지름보다 약 43 km 정도 더 큽니다. 한마디로 공이 위아래로 눌린 것처럼 옆이 더 넓어진 상태입니다.


적도 부근의 지역은 이론적으로 우주로켓 발사 기지의 적소라고 합니다. 지구는 자전하기 때문에 로켓을 쏘아 올릴 때 이 회전에 의한 속도를 활용하면 연료를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적도가 자전 방향에 관련해서는 지구 중심에서 가장 먼 곳이라 선속도가 가장 큰 곳입니다. 따라서 로켓 발사에 가장 유리한 곳입니다. 물론 연료 측면에서만 보면 그렇고, 실제로는 남의 나라 땅에 비싼 돈 들여 우주 기지를 짓기는 위험하니, 속령 같은 곳이 아닌 다음에야 보기 어렵습니다. 그냥 자기 나라에서 적도에 가까운 곳에 짓습니다. 한국의 ‘나로 우주센터’, 미국의 케네디 우주센터, 소련(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있습니다. 프랑스는 남미에 있는 ‘기아나(프랑스령)’에 우주기지를 세웠습니다.


적도의 기후는 해발고도가 낮은 경우 연간 평균 온도가 낮에는 화씨 86도(섭씨 30도), 밤에는 화씨 73도(섭씨 23도) 정도 됩니다. 일 년 내내 기온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에콰도르의 ‘카얌베’ 화산의 남쪽 부근은 적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서 적도에서 유일하게 만년설이 있습니다. 연중 기온 차가 없다 보니 적도 지역에서는 기온보다는 강수량으로 계절을 나누어 건기와 우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적도를 기준으로 남북의 계절은 정반대입니다. 예를 들면 북반구가 여름이면 남반구는 겨울입니다.


에콰도르 수도는 ‘키토’입니다. 적도 탑은 키토에서 22km(14마일) 북쪽에 있습니다. 에콰도르 사람들은 이 적도 탑을 ‘세계의 중심(미탓 델 문도/ Mitad del Mundo)’이라고 부릅니다. 적도 탑을 중심으로 지구의 남반구와 북반구를 구분하는 ‘00도 00분 00초’ 선이 있습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1979년 30m 높이의 적도 탑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장치로 측정한 결과 실제 적도 선은 적도 탑보다 240m 북쪽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당시에 이 적도 선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험준한 계곡 때문에 탑을 세우기가 힘들어 건설업자가 지금의 위치에 세웠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고대 인디오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적도 선이 GPS로 측정한 현재의 적도 선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합니다. 결국 에콰도르는 2개의 적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매년 약 50만 명이 적도 탑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충분치 않아 ‘진짜 적도선’이 그어져 있는 ‘인띠-냔 태양박물관(INTI-ÑAN Solar Museum)만 들렸습니다. 키토 중심가에서 박물관까지 택시비는 20불이었습니다. 그리고 태양박물관의 입장료는 4불이었습니다. 박물관의 규모는 작았습니다. 스페인어 가이드와 영어 가이드가 있었습니다. 영어 가이드를 선택했습니다. 가이드가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몇 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농사에 활용하는 달력입니다. 가운데 가느다란 기둥이 있고 동서남북이 표시되어 있는 해시계인데, 그림자의 위치와 길이로 농사철을 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벽에 못을 세우고 그림자로 시간을 알 수 있는 해시계인입니다. 세 번째는 ‘세계의 중심’인 적도 선(00도 00분 00초)입니다. 그리고 이 적도 선이 진짜라는 것을 실증해 보여줍니다. 싱크대에 물을 채우고 나뭇잎을 띄웁니다. 그리고 아래 배수구멍을 열면,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내려갑니다. 그러나 적도에서는 소용돌이 없이 그냥 내려갑니다. 그러므로 적도에서는 허리케인이 없다고 합니다. 못 위에 계란세우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덴버에서도 여러 번 계란을 세워보았기 때문에 꼭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눈 감고 똑바로 걷기입니다.


사진#1 : 적도의 나라(에콰도르)

사진#2 : 적도(세계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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