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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자기계발] 짜장면, 낙타, 그리고 카레

최강일
2004.06.07 15:42 1,43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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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체 공과 대학원 학생의 반 정도는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뉴욕시립대학은 최근에 미 국무장관이 된 콜린 파웰이 가난한 시절 거의 무료였던 이 대학을 졸업했던 것으로 유명한데 저렴한 학비로 인해 다른 대학보다도 외국인이 더 많은 편이다. 이런 외국인 학생 중에 특히 많은 것이 중국이나 인도 학생인데 한국 학생들끼리 은어로 중국 학생은 짜장면, 인도계 학생은 카레, 그리고 아랍계 학생은 낙타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우스개 소리로 짜장면은 한 달에 한번도 머리를 안 감는다느니, 카레는 모두 장사꾼이라느니, 그리고 낙타는 음흉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첫 학기에 영어로 인해 엄청 고생을 했던 강치는 너무 실망하여 유학을 포기할까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왕 시작했는데 최소한 1년은 해 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2째 학기에 straight A를 받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단단히 결심을 했다. 미국 학기는 겨울방학이 보름정도 밖에 안되고 특별히 바뀐 상황도 없는데 2학기는 희안할 정도로 교수의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었다. 누가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위로를 하더니만 정말 맞는 말인것 같았다.

첫 학기보다 1개 더 많은 4개의 전공 과목을 신청한 2학기에 모두 A를 받으려던 목표의 최대 난관은 Heat Convection이라고 Jiji라는 유대인 교수가 가르치는 과목이었다. 이 과목은 필수로 되어있어서 누구나 통과해야 (C이상) 졸업이 되는데 지독하기로 유명한 이 교수는 항상 철저한 절대평가에 몇 년에 한 번 꼴로 A를 주며 B, C는 고사하고 한 class에서 평균 30%는 F를 받아 졸업을 못하는 학생이 나온다는 마의 코스였다.

강치가 이 마의 코스에서 A를 받아 계속 유학 생활을 지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외로 평소에 별로 좋치 않게 생각하던 모하메드라는 카레 학생 덕분이었다. 모하메드는 이미 이 코스를 두 번 실패했다. 그로서는 이미 다른 과목들은 수료를 한 상태라 5월 졸업을 위해 나름대로 비장한 각오로 이 코스를 삼수를 했다. 두번의 실패를 경험으로 매주일 내 주는 Homework을 혼자 풀줄 알어야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카레는 솔직히 자신은 없고 자기가 붙어서 도움을 받을 만한 친구를 찾게 되었고 운 좋게 강치가 이 친구의 레이더에 걸려들었던 것이다. 강치가 수요일 오후 수업준비를 위해 도서관 자기방에서 오전부터 공부를 하고 있으면 이 카레 친구가 점심때 먹을 바나나와 V8 주스를 가지고 찾아와서 Homework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다. 처음에 강치는 이 친구가 무척 귀찮았으나 문제를 못 풀고 막힐 때 마다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족보 (옛날 Homework이나 시험자료) 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또 점심때 식당 가는 시간 줄여 줄려고 강치 점심까지 가져오는 바람에 오히려 카레가 조금 늦게 오면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카레 학생 모하메드는 여느 인도 학생처럼 장사속이 철저했다. 학기 내내 친해졌으면서도 족보는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강치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카레는 시험 때가 되면 풀 수 없는 족보 문제를 가지고 와서 풀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족보 문제를 카레는 풀줄 몰랐다. 강치는 특별한 시험공부 없이 이 친구가 물어보는 것만 답을 해주다 보면 저절로 시험 준비가 되었다.

마지막 기말 시험은 open book이다. 자기가 가지고 들어갈수 있는것은 무엇이든 가지고 들어가서 책이나 노트를 보면서 시험을 볼 수 있다. 시험이 끝나고 강치는 참 멋진 교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저렇게 절묘하게 문제를 낼 수 있을까? 모두 2 문제가 출제됐는데 처음에 대할때는 막막하더니 결국 풀고 나니 분명히 배운데서 나왔으며 예년에 한번도 안 나왔던 문제 스타일이였던 것이다. 강치는 이 유대인 교수에 대해 절로 존경심이 생겼다. 나중에 학생을 가르치려면 저 정도는 해야되지 않겠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강치의 친구 카레는 무척 심란한 표정이었다. 다시 F학점이 나올까 초조한 것 같았다. 한 주일 후 성적을 붙여 논 게시판 앞에서 강치는 카레를 만났다. 그는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I made it. I pass. I pass this stupid monster! Man.”

강치는 그 친구에게 성적을 무엇을 받았나 물었다.
“What you got?”
“I don’t care what I got man. I pass.. I just pass” “Thank you Mr. Choe.”
카레는 완전히 흥분 그 자체였다.

강치도 더 묻지않고 말했다.
“Yes, I made it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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