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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자기계발] A~C 축하해!

최강일
2004.06.07 15:45 1,6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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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미국의 대학원들은 서로 학점을 인정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Columbia는 박사 과정 학점으로서 강치가 Polytech에서 받은 학점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억울한 생각이 들은 강치는 대학원 당국자를 만나 따졌지만 아이비 리그 (Ivy League: 하버드, 콜럼비아, 예일, 프린스톤, 코넬, 브라운, 다트머스, 펜스테이트등 8개 동부 명문 대학)내의 학교 이외에서 받은 학점은 인정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1년 후부터는 연구조교 (Research Assistant)를 하기를 원하는 강치는 할수 없이 급한 마음에 첫 학기부터 5과목을 신청 코스웍에 주력하였다.

예정대로 1년만에 30학점을 마친 후 강치는 Biomechanic쪽의 연구조교가 되었다. 처음 강치가 시작한 연구 프로젝트는 근시치료를 위해 하는 수술 (요즘은 레이저로 많이 하는 근시치료 수술)의 최적화였다. 즉 사람 눈의 수정체를 어떻게 절개를 해야 원하는 근시치료를 할 수 있는지 실제 죽은 사람 눈을 절개해가면서 실험하는 팀에게 강치는 이를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서 최적의 결과가 나오도록 시뮬레이션을 하는 일을 했다. 보통 박사과정 자격시험을 합격한 후 연구를 시작하지만 강치는 박사과정 자격시험도 보기 전에 연구에 참여한 것이다. 나름대로 빨리 박사과정을 끝내자는 생각과 곧 있을 자격시험에서 쉽게 합격하자는 계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었다.

3학기가 되자 강치는 박사과정 자격시험 (Qualifying Exam)을 봐야했다. 박사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탈락하는 어려운 관문이다. Columbia의 박사과정 자격시험은 1월 중순에 총 3일간 보는데 첫날은 대학 때부터 배운 수학, 물리등 기초과정을 오전, 오후에 걸쳐보고 둘째날은 대학원 수준으로 전공과목을 역시 오전, 오후에 나누어서 본다. 그리고 1주일 후에는 자신이 연구중인 topic을 교수들 앞에서 발표하고 이에 대한 질문을 받는 구술시험 (Oral Exam)을 본다. 강치는 연구를 하면서 이 시험에 대비하였다. 사실 대학 1학년 때부터 공부한 내용을 전부 들쳐내서 공부한다는 것이 보통 부담이 되는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다행히 강치는 같은 실험실에 있는 친구에게서 예년 문제를 얻어 이를 풀어보면서 정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학생들도 다들 그렇게 하니까 특별한 advantage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미 연구를 시작한 학생은 당락을 결정할 때 지도교수가 많이 힘이 되 준다는 이야기를 선배들로부터 듣자 강치는 연구 때문에 시험준비를 많이 못한 불안감이 조금은 가시었다.

드디어 결전의 날, 1월 15일, 이미 Polytech에서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강치는 다시 한번 이 지긋지긋한 짓을 한다는 것이 온 몸에 쥐가 나도록 싫었지만 '약한 자여 그대는 학생'이라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Spring Water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10여명의 학생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서로 경쟁자이기도 한 다른 학생들과 눈 인사를 하고 간단히 기도를 한 후 강치는 드디어 시험을 보기 시작했다. 언제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첫날을 보내고 둘째날을 맞았다. 강치는 비교적 괜찮은 컨디션이었다. 첫날 비교적 어렵지 않게 시험을 본 것 같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전공과목이 당연히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 기초과목이 더 어렵다. 기초과목은 배운지도 오래됐고 워낙 넓은 영역에서 출제 되기 때문이다. 첫날보다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둘째날 시험을 마치고 강치는 빨리 일주일이 지나가기를 바랬다. 남들은 평생 한번도 볼까 말까 하는 시험을 두 번이나 보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후 강치는 현재 연구하고 있는 자신의 topic을 가지고 교수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 자신의 지도 교수가 강치를 밀어주는 것이 눈에 보였다. 미리 지도교수와 연구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암담했을까 생각하니 남들이 시험공부만 할 때 연구도 같이 하는 것이 좀 힘은 들었지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주일 후 목요일 오후 교수들의 사정회의가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 발표는 월요일 학과장이 직접 한다는 공고가 게시판에 붙었다. 그러나 다음날이 되자 일부 학생들이 자신들의 지도교수로부터 미리 합격여부를 듣고 자기들끼리 벌써 서로 축하를 해 주고있었다. 강치는 마침 학생회관 카페에 같이 모여있었던 공대내의 다른 한국 학생들과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은 실험실에 있는 친구로부터 이 소식을 들었다. 급히 교수를 만나서 알아보라는 말과 함께… 그러나 그 말을 전하는 친구의 표정이 왠지 무겁게 느껴졌다. 강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에게 결과가 나왔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강치는 침을 삼키면서 자신이 합격했는가를 물었다. 그러나 교수는 그건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월요일 날 발표될 테니 기다리라고 말했다. 강치는 다시 한국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모두 초조하게 강치를 쳐다봤다. 강치는 월요일까지 기다리라고 교수가 그러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같은 실험실 동료가 말했다. 아까 사실은 자신도 교수에게 강치의 시험결과를 물었는데 같은 답 이었다는 것이었다. 모두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무도 얘기하지 않치만 불길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도교수가 자신의 학생에게 말하기 거북한 것은 한가지 이유밖에 없기 때문 아니겠는가.

불합격!

한 학생이 초조하게 담배를 꺼내 물었다.

“기다려 봐 강치.. 아직 모르잖아. 월요일날 결과 난다면서..”

그러나 강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이 기분으로 주말을 보내기는 싫었다. 다시 교수를 찾아갔다.

“Professor, tell me what you know. Am I pass or fail? Other professor already told his students. It is not fair only you don’t tell me to keep the promise with department head. Moreover I don’t want to spent this weekend with this kind of feeling.”

한참동안 강치의 지도교수는 교수들끼리 학과장이 발표하기까지는 말하지 않기로 한 약속이 있었음을 설명하고 어떻게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교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투털거렸다. 그러나 대답을 안 들으면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처럼 눈하나 깜짝하지도 않고 쳐다보는 강치에게 교수가 일어나면서 말했다.

“I am sorry I couldn’t tell you before. You pass Mr. Choe. Congratulation!”

손을 내미는 교수와 악수를 하면서 강치는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속으로 강치는

“Bastard! (개xx)”

라고 중얼거렸다. 잠시라도 십년감수하게 만든 교수가 미웠기 때문이었다.

강치는 카페로 다시 돌아왔다. 모두 강치를 쳐다봤다. 강치는 일부러 고개를 떨구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가장 가까이 있던 학생이 강치를 위로했다.

“내년에 다시 봐”

그러자 강치가 대답했다.

“싫어!”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한국 학생들에게 강치는 계속 이야기 했다.

“나 합격했거든..”

순간 “에이 씨..” 하면서 강치의 선배와 친구들이 꼭 홈런을 치고 들어온 타자를 축하하듯이 모두 모여 강치의 머리를 치며 “축하해”를 외쳤다. 그날 강치는 월요일 가지려던 축하파티를 미리 맨하탄 32가의 한인 타운에 가서 3차까지 거하게 가졌음은 물론이다.

댓글목록 1

aaaaaa님의 댓글

aaaaaa 2007.07.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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