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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선교일지(19) 됫글로 배워 말글로 풀어야!

임동섭
2016.05.06 17:55 1,702 0

본문

에콰도르 선교일지(19)

됫글로 배워 말글로 풀어야!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농장과 양계장을 보기 위해 나섰습니다. 모든 문에는 방충망이 달려 있었습니다. 뒷문을 열고 나가니 바로 작은 텃밭이 있었습니다. 어떤 농작물이라도 잘 자란다고 합니다. 먹을 만하면 토끼나 새들이 먼저 먹어버린다고 합니다. 싱싱하게 살아있는 채소는 파와 부추였습니다. 경사진 언덕을 내려가니 작은 개울이 나왔습니다. 개울을 건너니 작은 길이 나왔습니다. 길 오른쪽에 큰 건물이 있었습니다. 정글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입장료를 받는 답니다. 길 왼쪽이 양계장이었습니다.


양계장 둘레에 파란색 비닐로 담을 쳐놓았습니다. 영역 표시도 되고 동물들로부터 보호도 된다고 합니다. 한 참 공사 중이었습니다. 닭들은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알을 낳을 수 있는 큰 상자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병아리 다섯 마리가 어미 닭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바닥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는지 계속 부리로 땅을 쫓고 있었습니다.


양계장에서 30m쯤 가니 큰 강이 나왔습니다. 강 위에는 보트들이 있었고, 군인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훈련 중인 것 같았습니다. 강 주위에는 열대림이 무성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텃밭을 돌보고 양계장을 돌아보고 과실나무들을 살피는데 매일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선선한 아침에 시작한다고 합니다. 돌아와서 샤워하면 아주 상쾌해 진다고 합니다. 건강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정글 생활이 너무 좋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습니다.


김창호 선교사님 댁으로 일단 돌아 왔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돕고 있는 교회의 수요예배에 가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더위와 비포장도로에서 힘이 들었는지 오후에는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김 선교사님과 교회를 향해 갔습니다. 가기 전에 먼저 제과점에 들러 40명분의 빵과 주스를 샀습니다. 포장된 도로가 끝나는 곳에 강이 있었습니다. 강 위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었습니다. 이 쪽에서 건너는 동안 건너편의 차는 기다려야했습니다. 강을 건너니 비포장도로였습니다.


길 좌우에 하교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가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을 아는지 인사를 했습니다. 몇몇 학생은 태워달라는 제스처를 했습니다. 선교사님은 그냥 걸어가라고 손짓을 하셨습니다. 학생들은 아쉽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교회 가까운 곳에서 4명의 학생들을 태우셨습니다.


건물 옆길로 들어가다가 왼쪽으로 돌아 조금 더 가니 교회가 나왔습니다. 김 선교사님은 강단 뒤에 있는 방에서 마이크, 키보드 그리고 전기 기타를 내오셨습니다. 예배는 3시라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되었는데도 예닐곱 명만이 교회 안에 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이 오신 것을 들은 학생들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세어보니 33명이었습니다.


선교사님은 성경의 한 구절을 칠판에 적으셨습니다. 아이들은 노트에 성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보니 학생들이 잘 썼습니다. 성구를 쓴 글씨를 아름답게 치장을 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선교사님은 성구를 외우도록 하셨습니다. 한 사람씩 외워보도록 했는데 거의 다 외웠습니다.


젊은 부인 하나가 선교사님을 돕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 출신인데 얼마 전에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땄고 지금은 발령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그녀의 자녀 3명이 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돈을 받고 돕는다고 합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돕지 않는다고 합니다.


김 선교사님은 학생들이 화음으로 찬양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에콰도르 초등학교에는 음악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학생들을 4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키보드에서 ‘도’음을 눌렀습니다. 제일 좌측의 학생들이 ‘도’음을 냈습니다. ‘미’음을 눌렀습니다.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이 ‘미’음을 내었습니다. 다음에는 ‘솔’음을, 그 다음에는 ‘높은 도’음을 내었습니다. 전체 그룹이 각자의 음을 내자 아름다운 화음이 되었습니다. 합창연습은 기본화음을 내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김 선교사님은 전기 기타를 매셨습니다. 전기 기타로 코드를 치시면서 스페인어로 ‘좋으신 하나님’을 부르셨습니다. 학생들은 따라서 불렀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마다 기타와 키보드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정글에 있는 교회에는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부족했습니다.


순서가 다 끝난 후 빵과 주스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김 선교사님은 능숙하지 못한 스페인어로 예배를 인도하셨습니다. 음악 실력이나 키보드 그리고 전기 기타 실력도 좋은 편이 아니지만 열심히 아이들을 지도하셨습니다. “말글로 배워 됫글로 풀어먹는 사람이 있고, 됫글로 배워 말글로 풀어먹는 사람도 있다!”는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사진 #1 성구를 노트에 쓰고 있는 학생들

사진 #2 전기 기타를 치시며 찬양하시는 선교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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