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선교일지(36) 믿었던 땅이 흔들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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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선교일지(36)
믿었던 땅이 흔들리다니!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이 목사님의 사모님은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 전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이 목사님 부부와 우리 부부를 ‘로사’목사님이 시무하시는 교회까지 이 선교사님이 태워다 주셨습니다. 주일(7/10) 예배는 10시 30분 찬양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컴퓨터에서 나오는 찬양에 맞추어 찬양을 부르는데 '버퍼링(buffering)'이 자주 생겼습니다.
설교 전에 제가 특별연주(?)를 했습니다. ‘아이리시 휘슬’로 ‘Amazing Grace’와 ‘아리랑’을 연주하고, 이어 하모니카로 ‘기뻐하며 경배하세’와 ‘내 주를 가까이 하게함은’을 연주했습니다. 설교 후에 ‘로사’목사님이 ‘이 목사님 부부’에게 소개와 인사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이 목사님은 스페인어를 온전하게 알아듣지 못하시고 나가시자마자 축도를 하셨습니다. 결국 축도 후에 인사를 나누어야 했습니다. 예배는 12시 30분에 마쳤습니다. 약 1시간 동안 친교 후에 이 선교사님 댁으로 돌아 왔습니다.
점심은 ‘만타’에서 보내주신 회로 만든 회덮밥이었습니다.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식후에 이 선교사님이 내린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진호 선교사님은 30년 경력의 ‘커피 전문가’이십니다. 처음 에콰도르에 선교사로 오실 때에는 ‘커피 비즈니스 선교’를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커피 비즈니스 선교’를 하고 싶어 하십니다.
저녁 식사 후에 내일부터 계속되는 스페인어 수업을 위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책상으로 사용하는 식탁이 흔들렸습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흔들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일 랜 소리가 들렸습니다. 숙소가 시내 중심가에 있었기 때문에 사일 랜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오늘도 교통사고가 났나보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심코 창밖을 보는데 창문의 커튼이 흔들거렸습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을 내려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길 가운데에 모여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건물들에서 사람들이 길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아 이것이 바로 지진이구나!’ 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 목사님 부부랑 우리도 나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내려앉을 것을 대비하여 대피한 사람들은 길 가운데에 모여 있었습니다. 대부분 두꺼운 옷들을 입고 나왔지만 어떤 사람은 잠옷 바람으로 나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담요를 걸치고 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나 간혹 남자의 어께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까로리나 공원’이 있습니다. 마치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 파크’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공원으로 가서 걷기도 하고 누워있기도 하면서 30분 정도를 보냈습니다.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약한 지진(진도 2.9)이었지만 처음 지진을 체험했습니다. 땅은 영원토록 그대로 있는 줄로 알았는데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다 변하지만 오직 영원토록 변치 않는 분은 하나님뿐임을 몸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스페인어 클래스에서 같이 공부하는 중국학생 둘이서 한국식당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한국식당에 같이 가서 한국음식을 소개해 주면 한 턱을 내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다나’와 ‘아일링’ 그리고 우리 부부는 한국식당 ‘아띠(친한 친구라는 한국 고어)’에 갔습니다. ‘다나’는 스페인어 수업시간에 나왔던 한국음식을 다 맛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메뉴에 나와 있는 가격을 본 후에 ‘다나’는 갈등하는 것 같았습니다.
식당 주인에게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깎아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할인된 식대는 $52.25이었습니다. 할인된 식대이지만 ‘다나’가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넘어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고 또 우리 부부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고맙다고 말하면서 제가 얼른 계산을 했습니다.
수요일에 민용기 선교사님 부부와 이 선교사님 부부를 점심에 초대했습니다. 민 선교사님은 매우 고맙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스페인어 공부하면서 숙소를 임시로 빌려서 살고 있는 처지에 있으면서 접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스페인어 공부를 하면서 신학대학원 강의를 하다 보니 7주간의 시간이 다 지났습니다. 선물용 커피를 이 선교사님으로부터 구입했습니다. 이 선교사님이 직접 볶아 포장한 커피는 에콰도르에서 가장 고급커피입니다.
키토 공항에서 과야킬 공항으로, 마이애미 공항으로, 덴버 공항으로 오는 노선입니다. 과야킬 가는 비행기가 4시간 연착되었습니다. 싼 비행기를 고르다 보면 좀 더 고생을 하지만 절약한 돈으로 조금이라도 선교하는데 쓸 수 있기 때문에 오늘도 기쁘게 기다립니다.
사진 #1 이남석 목사님 부부, 로사 목사님
사진 #2 스패인어 클래스/ ‘다나’와 ‘아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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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물리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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