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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선교일지(27) 스스로 제한을 두면 강해진다!

임동섭
2016.09.07 00:16 1,929 0

본문

에콰도르 선교일지(27)

스스로 제한을 두면 강해진다!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에콰도르 한인선교사 연합회’ 월례회 후 가까운 커피 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자연스럽게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앉았습니다. 아무래도 사적인 이야기는 동성끼리가 편한 모양입니다. 개인적인 기도제목들을 나누고, 선교현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자녀들의 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신문사에 칼럼을 기고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습니다. 에콰도르의 인터넷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WiFi가 연결되니 에콰도르의 숙소에서 칼럼을 작성하여 미국의 신문사에 보낼 수가 있으니 참 좋은 세상입니다.


칼럼은 2005년도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벌써 11년이 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기고한 칼럼 중에서 53편을 뽑아서 칼럼 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칼럼기고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바빠집니다. 미리 준비한다고 매번 다짐하지만 마감시간이 임박해야만 칼럼이 나옵니다. 칼럼을 보낸 후에 조금 더 손을 보고 보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뿌듯합니다.


설교 문을 작성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토요일 저녁 늦은 시간이 되어야 설교 문이 완성됩니다. 주일 새벽에 갑자기 좋은 예화가 떠오른다던지 또는 깨달은 것이 있으면 새벽에 설교 문을 고쳐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교 후에는 언제나 미흡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뿌듯합니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고 합니다. “목사는 설교 문으로 말합니다!” 설교나 칼럼이나 마감시간이 있습니다. 마감시간과 같은 제한이 없다면 한없이 미루다가 결국 마무리를 못할 것입니다. 주옥같은 설교나 칼럼을 쓰겠다고 벼루다가 결국 한 편도 쓰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한을 두는 것은 강한 힘이 있습니다. 마감시간이 없었다면 120여 편 이상의 칼럼을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될 때에는 스스로 제한을 정해봅니다. 제한을 둔다는 것은 단순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했더니 칼럼 집 같은 놀라운 결과물들을 얻을 때가 많았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에콰도르 선교사가 되겠다고 작정한 후 스페인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매일 스페인어를 공부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에콰도르 대학교 어학원에 정식으로 등록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수강료를 내고 학생이 되니까 공부가 되었습니다. 스페인어 교수는 집에서 최소한 2시간 이상 공부하지 않으면 진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습니다. 수업 중간에 자주 퀴즈(간단한 시험)를 보았습니다. 제가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자기 소개할 때 목사이며 선교사라고 했는데,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면 하나님을 망신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현지인들과 조금이라도 더 소통하기 위해서 늦은 밤까지 공부할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 반 명단을 보니 총 17명이었습니다. 이집트 1명, 캐나다 1명, 한국 4명, 중국 11명이었습니다. 제1단계를 이수한 학생은 13명(중국 9명, 한국 4명)이었습니다. 중국 학생들은 다 중국식당과 관련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업과 현지 언어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등록한 후 학교 인터넷에 무선으로 접속할 수 있는 개인 ID와 비밀번호를 받았습니다. 연결해 보았는데 속도가 느렸습니다. 다음 주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하니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인터넷 접속 등록(간단하지만)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학교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들어갈 때마다 학생증이나 신분증을 보여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끔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가지고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학교 다닌 지 10일쯤 후에 학생증을 받았습니다. 학생증을 받으니 젊어진 것 같았습니다. 정문에 들어갈 때 학생증을 보여주면서 당당(?)하게 들어갑니다. 마치 특권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키토 중심에 ‘까로리나’ 공원이 있습니다. 마치 미국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를 본 뜬것 같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2분 정도만 가면 만나는 공원입니다. 학교에 다닌 지 4일 만에 처음으로 공원을 걸었습니다. 조금 적응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공원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소문들이 많아 은근히 긴장을 했습니다. 막상 공원에 가보니 조명도 훤하고 분위기도 밝았습니다.


공원 건너 SuperMax(Super Market 이름)에서 장을 봤습니다. 매장 분위기는 미국의 대도시와 같습니다. 다만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숙소까지 걸어가려면 필요한 것만 사야했습니다. 커피, 꿀, 그리고 바나나를 샀습니다. 총 $7.85였습니다. 모처럼 청춘남녀가 데이트하는 것처럼 숙소까지 걸어왔습니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조금 숨이 찼습니다.


사진 #1 같은 반 학생들

사진 #2 학생증


응용물리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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