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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에콰도르 선교일지(32) 목록지향에서 과정지향으로!

임동섭
2016.11.22 00:05 2,28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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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선교일지(32)

목록지향에서 과정지향으로! (임동섭 목사/ 에콰도르 선교사)


오펠리아 시장 어린이 사역 후 이 선교사님 댁으로 갔습니다. 점심은 참치 회덮밥이었습니다. ‘만타’에 장 선교사님의 고모님 식구들이 사시는데 낚시로 잡은 참치를 항공편으로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만타’는 에콰도르의 서쪽 해변에 있는 도시인데 위치는 중간 정도입니다. 한국으로 말하면 ‘대천’ 쯤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싱싱하고 질이 좋은 참치로 만든 회덮밥의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산동네인 키토에서 싱싱한 참치회덮밥을 먹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오늘은 6월 26일 주일입니다. 에콰도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교회 이름은 ‘Iglesia Evangelica Inaquito’입니다. 숙소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비는 $1.50이 나왔습니다. 잔돈이 없어 5불짜리 지폐를 냈습니다. 기사는 자기도 잔돈이 없다고 하면서 빨리 잔돈으로 바꾸어서 계산을 하라는 눈치였습니다.


이 교회의 출석교인은 3천 명 정도라고 합니다. 교회 입구에는 상인들이 있었고 교인들이 타고 온 차와 영업용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교회 입구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잔돈으로 바꾸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으나 다 잔돈이 없다고 했습니다. 잠시지만 시간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잔돈을 바꾸려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바로 뒤 영업용 택시 기사가 자기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그 기사가 돈을 바꾸어 주어, 택시비를 지불할 수 있었습니다.


택시비를 계산 후에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기사의 임무는 손님을 태우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내려드리고 돈을 받는 것입니다. 당연히 잔돈을 충분하게 준비해서 손님이 큰돈을 내도 바꾸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잔돈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자기가 잔돈을 바꾸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그 임무를 손님에게 떠넘겨 버린 것입니다. 마치 ‘재수 없는 손님’이 타서 기분 나쁘다는 듯 오히려 떨떠름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러한 사람을 ‘목록지향적(List-Oriented)’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이 기사는 돈을 바꾸어 주는 일을 안 해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예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의 목록에서 제외시킨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목록에서 뭔가가 빠지면 좋아하고, 반대로 뺄 수 없는 장애물이 생기면 화를 내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목사도 목록지향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값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천국에 갈 수 있는 복된 소식(복음)을 전해주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받지 않고 잡상인 취급을 하면, 거저 받은 은혜의 복음을 대가를 받고 전하고 싶은 유혹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유혹에서 벗어나는 길은 '과정지향적(Process-Oriented)'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Iglesia Evangelica Inaquito’ 교회는 주일에 4번 예배를 드립니다. 제1부 예배는 07:10, 2부 예배는 08:50, 3부 예배는 10:30 그리고 4부 예배는 12:10에 시작합니다. 우리는 10시 30분에 시작하는 3부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정시에 찬양으로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찬양 팀은 중앙에 싱어 3명, 그 뒤에 율동 팀 6명 옆에 코러스 21명 그리고 기타 3명, 드럼 1명, 키보드 2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예배에 참석한 인원은 700명 정도였습니다. 조금 늦게 온 성도들은 다른 방에서 비디오를 보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10시 45분에 선교사 7분을 소개하신 후 선교헌금을 했습니다. 설교는 10시 55분에 시작하셨습니다. 설교는 아이패드로 작성된 설교문을 보면서 하셨고, 설교에 관련된 사진이나 성경구절 등은 노트북을 통해 스크린에 띄어가면서 하셨습니다. 11시 30분에 기도를 하셨습니다. 특이한 점은 가족단위로 참석하여 예배를 드리고 기도시간에는 가족끼리 허그(Hug)한 상태에서 했습니다. 목사님은 웃기시면서 결단하도록 하셨습니다. 11시 40분에 부목사님이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광고를 하셨습니다. 봉헌시간 후 11시 45분에 예배가 마쳤습니다.


예배 후 서로들 인사하는데 우리에게 개인적인 인사를 하는 분은 없었습니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말과 ‘군중 속에 고독’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큰 교회 3군데 다 개인적인 친근한 인사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짜임새 있는 교회들이 있는데 굳이 에콰도르에서 선교할 일이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기에서 선교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교회라면 인사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윗 양복을 숙소 건물 1층에 있는 양복점에 Dry Cleaning 해달라고 맡겼습니다. 가격은 $3.50이었습니다. 양복을 받고, 영수증을 써주는 모습이 매우 진지했습니다. 다음 날 숙소 맞은 편 미장원에서 이발을 했습니다. 가격은 $6.00이었습니다. 영수증을 써주는 모습이 매우 진지했습니다. 보통 이발요금은 $3.00이라고 합니다. 시내 중심가라 그런지 가격이 높은 것 같았습니다.


사진 #1 Iglesia Evangelica Inaquito 찬양팀

사진 #2 Iglesia Evangelica Inaquito 성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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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물리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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