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칼럼] 윤찬식 대사(영문 86) 인터뷰
NY관리자
2023.03.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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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총영사관에 근무했던 윤찬식 영사(영문 86)가 코스타리카 대사를 거쳐
현재는 남미의 중앙에 위치한 우루과이 대사로 근무 중 후배들과 인터뷰를 진행 했군요
아마 우리 인하인 중 유일한 외교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윤 대사의 근투를 빌고 아래 해당 기사 추천드립니다
동문 인터뷰- 윤찬식(영어영문학·86, 주파라과이 대사) 인터뷰
동문 인터뷰 윤찬식(영어영문학·86, 주파라과이대한민국대사관 대사)
- 주파라과이대한민국대사관 대사 부임
- 본교 영어영문학과 86학번
- 우리나라 외교 발전 위해 힘 보탠 ENFJ(정의로운 사회운동가)
- 안녕하십니까, 대사님. 우선 동문들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86학번 윤찬식입니다. 1993년 학부를 졸업하고 제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영국·미국에서 연수했고, 칠레·멕시코·시애틀·아르헨티나·코스타리카에 이어 파라과이에서 근무 중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엔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중남미국, 통상교섭본부, 재외동포영사국 등에서 근무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가장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으로 파견 생활도 했습니다. MBTI(성격유형)은 ENFJ(정의로운 사회운동가)으로 나옵니다.
- 외교관을 꿈꾸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실까요.중학교 때부터 세계사가 재미있었는데, 넓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다양한 삶과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외교관을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외무고시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멘토가 부족했고, 공부 방법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습니다. 그러던 중 고시반에 들어가면서 하나씩 가닥을 잡기 시작해 합격하게 됐습니다. 외교관 생활을 통해 한반도 평화 번영의 중요성, 실리외교와 가치외교 간 조화를 글로벌 현장에서 실천하게 됐습니다. 특정 국가와 지역뿐 아니라 모든 나라·지역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외교 다변화와 전방위 외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우리 외교의 질적 발전과 외교부 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와 더불어 저개발 지역인 중남미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 대사님께서는 외교관으로 활동하시면서 여러 국가에서 생활하셨는데 낯선 타국에서 적응하시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을까요. 타국에서 적응하기 위한 대사님 만의 노하우가 궁금합니다.문화, 역사, 언어, 라이프 스타일 등이 다른 나라이기에 존중-이해-적응이 최고의 생존 비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역만리에서의 외로움과 차별도 겪었지만 스스로 강해지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노매드(nomad) 생활을 즐긴다는 긍정적 사고가 비결이었다고 봅니다. 일상보다는 이상을,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그리워하는 유전자라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호기심과 설레임을 갖고 자꾸 모르는 지역으로 떠나고 싶은 직업적 충동을 느낍니다.
- 대사님께서는 30년 가까이 외교관 생활을 해오셨습니다. 오랜 기간 외교관 생활하시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점이 있으실까요.외교비사가 참 많습니다. 칠레 최남단 마젤란 해협에서 빙하에 위스키를 타서 마셨을 때 꿀맛 같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산악인이셨던 故 박영석 대장이 남극대륙을 정복한 후에 선물로 준 얼음물(태고의 천연수)을 맛본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코스타리카 대통령 내외와는 추억이 많습니다. 점심을 같이 하고, 서로 연락을 자주하는 사이로 아직도 카카오톡 친구입니다. 영화 '기생충'을 함께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장관과 보드카를 마시며 한국 보건의료 국제 협력을 설명하던 일(보드카 외교) 등도 기억납니다. 무엇보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하면서 “중미의 스위스 이미지를 넘어 미주대륙의 한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을 때 참 뿌듯했습니다.
- 대사님께서는 마드리드 카를로스 3세대학교 대학원 등에서 법학 석사 과정을 밟으셨는데, 법학 공부를 별도로 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영문학도 출신이라서 법학을 보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엔헌장, 외교 관계에 대한 비엔나 협약, 국제인권법, 유엔해양법,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법 업무가 많아서 대비가 필요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가장 선진적 지역통합체계인 유럽연합법을, 영국에서는 인류보편적 가치체계인 국제인권법을 공부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부임할 때 마다 그 나라의 헌법을 읽어 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사회를 관통하는 최고의 가치 질서이자 규범이기 때문입니다.
- 대사님께선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을 맡아 활약하셨습니다. 국제협력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고, 2년 동안의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에서의 경험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총력외교, 복합외교 시대인 만큼 우리 모두가 외교의 주인공 입니다. 외교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외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기관에 직원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외교관의 글로벌 시각, 경험, 네트워킹을 접목해 국익 창출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은 2012년부터 이어져 온 외교부와 보건복지부 간 교류협력 프로그램입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보건의료 외교의 중요성이 전세계적으로 부각됐습니다. 보건복지 분야 국제협력을 위해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 의료기관, 재외공관을 씨줄·날줄처럼 연결해 지원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세계보건기구(WHO)가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의 허브로 한국을 지정하게 만든 것,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회의 한국 개최, 한국국제의료협회(KIMA)와의 대화, 외국인 환자 유치(누적 300만 돌파)와 한국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이 자랑스럽고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타슈켄트 인하대학교(IUT)가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인하대학교병원이 외국인 환자유치와 해외진출, 재외국민 의료상담 등 활발한 해외협력을 하고 있음에 자랑스러웠습니다. 국제처와 국제화사업단을 통한 모교의 눈부신 국제협력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 인하대학교 재학 시절의 기억에 남는 일이나 추억이 있으실까요.민주화 시대여서 사회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양심선언을 하자면 학사경고도 몇번 받았습니다. 기우회(바둑), 이스락(남녀 고교동문) 등 동아리를 통한 낭만도 있었습니다. 당시 저의 성격상 말도 없고 소극적이어서 미팅과 연애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운명은 성격의 반영물’(Destiny is the echo of character)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격이 미래를 결정하고 성격이 운명이라는 논법입니다(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 이에 따라 제 성격과 태도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 올해 주 파라과이 대사 역할을 맡으시게 됐습니다. 재임기간 대사님의 목표와 계획이 있으실까요.파라과이는 '남미의 심장'입니다.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스위스처럼 바다와 접하지 않은 내륙국가(land-locked)입니다. 우리의 국가 발전 경험, 지식,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중점 협력대상국입니다. 한국-파라과이 양국 수교 60주년(2022년), 이민 60주년(2025년)을 맞이해 또 다른 60년을 약속하며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정학적 제약 속에서도 생태를 잘 보존하며 푸른 하늘과 녹색 자연을 즐기고 기후위기 시대에 100% 수준의 재생에너지를 지키고 있는 파라과이와의 전략적 협력을 유도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외교관으로 활약하고 있는 대사님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하인들이 많은데요. 외교관을 꿈꾸고 있는 동문 후배들과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동문 모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자유로운 해외여행과 글로벌 초연결시대임에도 외교관은 여전히 도전 가치가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큰 응원을 보냅니다. 하지만 외교관이 되느냐 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매우 넓으니 새가 돼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시야(bird’s eye view)로 크게 생각하며 '글로벌 시대를 즐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행도 최고의 지식이고, 비즈니스도 세계를 무대로 해야 성장엔진이 될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에 미쳐라', '나만의 길을 가라', '삶에 유일한 길이란 없다', '단 한개의 아이디어를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스타일로 표현하자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두려움없이 실패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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