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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News: 예수 실존 여부 가리는 재판 열려

이세형
2006.02.11 21:43 1,52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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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6.01.23 10:58:13]

(로마 AP=연합뉴스) 예수의 실존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실정법적으로 가리려는 재판이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안을 법적으로 재단하려는 이 이색 재판은, 지난 2002년 무신론자인 루이지 카쉬올리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엔리코 리기 신부를 상대를 근거없는 주장으로 혹세무민한다며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카쉬올리는 소장에서, 리기 신부가 교회 회보에 쓴 글에서 예수가 실존했으며 베들레헴에서 마리아와 요셉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나사렛에 살았다고 썼으나 이 주장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평생을 무신론자로 일관해온 그는, 예수의 실존을 주장하는 리기 신부의 글은 "일반인들의 믿음을 악용해" 사람들을 속이거나 어떤 사람에게 해당되지도 않는 이름을 붙여 이득을 얻는 행위를 금지한 이탈리아의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카쉬올리의 주장은 한마디로 카톨릭 교회가 지난 2천년 간 예수가 존재했다는 꾸며낸 이야기를 확대재생산하며 사람들을 기만하고 이득을 취해왔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예수의 실존을 입증하는 자료로 흔히 인용되는 복음서들이 서로 모순되거나 오류로 가득차 있을 뿐 아니라 당시의 다른 관련 자료들도 희박하고 학문적으로 입증될 수 없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카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의 검찰 당국은 이 사안에 대해 범죄행위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리했으나 카쉬올리는 물러서지 않고 법원에 제소, 27일 로마 북부의 베테르보에서 첫 심리가 열리게됐다.

재판부는 이날 예수가 실존했는 지 여부를 가릴 수 있도록 역사적 자료를 검토할 전문가들을 선정해달라는 카쉬올리의 요구를 우선 심리할 예정이다.

올해 72세인 카쉬올리와 리기신부는 어렸을 적에 같이 학교를 다닌 동창생이다.

카쉬올리는 주교나 추기경, 교황 등을 고발하지않고 리기 신부를 대상으로 한 데 대해 질문을 받자 그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예수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들고나올 때는 평범한 신부를 공격하든 주교, 혹은 추기경을 공격하든 다 같다"는 것이다.

카쉬올리는 기독교인들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문제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꾸며낸 이야기를 카톨릭 교회가 권위를 이용해 역사적 사실인양 전파하는 잘못을 고발하고" 싶다는 것이다.

50년간 성직자 생활을 해온 리기 신부는 재판을 앞두고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일절 언론과 만나지 않고 있다.

리기 신부는 다만 최근 교회 회보에서 예수의 실존은 의심의 여지없이 역사적으로도 뒷받침되는 사실이라며 카쉬올리의 주장을 반박했다.

카쉬올리는 자신이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판은 궁극적으로 유럽인권법원에 가져가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카쉬올리는 이 문제를 유럽인권법원에 교회의 `종교적 인종차별주의'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maroon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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