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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골프칼럼] 만년 골프 지진아에게

박명근
2004.09.12 06:45 1,485 2

본문

골프처럼 한타 한타가 안타 깝고 실력 플러스 운도 좀 따라 주기를 바라는 운동이 어디 있겠습니까?
같이 라운딩하시는 분들의 한타에 다함께 아쉬워 하고 동반자가 날리는 쉬원한 드라이브샷 한방에 못치는 저마저도 내볼 처럼 즐거워하는 그 맛, 그리고 부러운 심정,,,,, 골프라는 운동이 주는 묘미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어제(9/11/04) 저가 참석했던 한국상공회의소(KOCHAM) 주체 연례 골프대회는 아쉬운대로 이지만 최선을 다했던 저에게 실력이라는 맛(?)과 그리고 대회 최고의 상품을 거머쥐는 행운이 따라주는 짜릿한 대회였습니다.
동문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저의 실력이라는게 실상은 늘 100타를 Over하는 만년 골프지진아 수준이 아닙니까?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핸디를 적어 내라는데 100을 쓰려니 이건 좀 챙피해서 98로 등록했습니다.
대회 주최측은 잘 치는 사람이 매년 내리 상을 석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자신이 신고한 핸디 대비 제일 적게 친사람 순으로 시상을 하되 비양심적인 선수의 범람을 방지하기 위하여 -4이상은 실격으로 한다고 명시했으나 마지막 순간 운이라는 변수가 따를 수 있으므로 -5 이상으로 잘 치는 사람도 시상을 하겠다고 바꾸었습니다.
저가 소속한 팀은 8조, 썸멤버는 KDB 소호태 차장, 한국타이어 김재현 상무, 우리은행 신현석 부장 등, 평소 구면인 분들이라 상대편 신경 안쓰도 될 정도로 부담 없는 썸으로 짜여져 좋았습니다. 대회는 당연히 샷건 방식이라 8번째 홀에서 첫 티오프를 하는데 신부장님이 그래도 약간의 긴장감을 위해 뭐 좀 내기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내기라 하면 저같이 못치는 사람에겐 그냥 도네이션 해달라는 말로 이해가 되어 왔습니다. 사실 내기 골프에서 돈을 따본 기억이 거의 없고 늘 상납(?)만 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묘하게 골프 좋아 하시는 분들은 그래도 뭐 걸어야 맛이 있는지 일반적으로 안하면 서운한가 보더라구요. 그래서 한 $20불씩 내자고 했지요. 그랬더니 산업은행 소차장님 왈 그건 계산하기가 복잡하다는 겁니다. 뭐가 복잡한지 저는 계산법도 잘 모르지만..., 하여간 $30불씩 저가 무얼 압니까 그저 따라만 할테니 하자고 했지요. 이 대회는 여러 상품이 걸려 있으므로 저희 회사가 support한 $40,000 상당 캐딜랙과 현대 자동차 제공 소나타가 홀인원상. 아차상등 운만 따라 준다면 상복이 터질수 있는 대회 였습니다.

못치던 잘 치던 첫 티샷에서의 기대감, 골프의 매력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첫 파 4 짜리 홀의 성적 결과는 평소의 저 답게 2오버였습니다. 아 !, 골프라는 게 역시 실력대로 구나, 뭔가를 기대하고 왔는데 역시로 끝나나 보다 하고 포기하는 심정이 들더군요. 그러나 한편으로 17홀이 남았는데 한번 잘 쳐 보자 다짐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2번째 홀도 2 오버, 우리조 스스로가 걸어둔 상금은 일찍 Give up 했으니 올리 없고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내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를 위해 마지막 홀까지 잘쳐 보자. 정말 열심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랬더니 저에게도 어떤 한 홀에서 자체 상금을 타기도 하고 , 그리고 3홀씩 연기된 상금을 2번씩 차지하는 Luck이 따라 주었습니다. Driver 잘 맞은 백구 제법 그림처럼 날아 가주고 평소 못치던 우드샷도 몇번 제대로 맞아 주니 파홀도 몇개씩 나와 주더군요. 아!, 이맛에 이 양반들 주말 과부들 만들어 놓고 허구한 날 푸른 초장위에서 바람난 가장들 처럼 헤매었구만, 그런데 부담없이 친다 했건만 홀인원상(자동차)이 걸린 파 3홀들은 물욕을 못버려서 그런지 꼭 뒷땅등이 나와 3오버, 2 오버등 헤매더군요. 그러더라도 행운을 위한 샷은 날려야 겠지요, 하여간 전체 게임이 끝나고 나니 저가 총 96개를 쳐서 가장 베스트이며 저의 등록 점수 대비 under 2를 쳤으므로 시상권에 들었다고 동료들이 축하해 주더군요. 사실 나중에 결과가 나오고 보니 -7친분이 둘 해서 자신 핸디 대비 언더 치신분들이 수두룩 하더군요.(저것 가지고는 명함도 못내 밀고 뭐 다른 조들은 점수 조정들 하고 있었다는데 우리조는 자기것들 치기에 바빳으니 고수와 아마추어들의 차이 인듯)
마지막 계산후 동료분들이 축하와 함께 난생 처음으로 저가 딴 $15을 건네 주던데 좀 부담스럽더군요. 그 돈을 받아 지갑에 넣는데 기쁘기 보다 맥주라도 한잔 대접해야 되는데 주최측이 음료수 다 제공하엿으므로 어떻게 이것을 사용하나 고민이었습니다. 평소 내돈 따서 지갑에 룰루루 집어 넣고 획 가버리는 고수들 볼때마다 좀 섭섭한 마음이 있었던지요. 다음에 따로 식사를 한번 대접할까 등등 궁리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옆에서 라플판매가 있었습니다. 수익금은 코참산하 한글학교에 Donation한다고 하더군요. 어휴 잘 되었다 $5불 더 보태서 $20어치 더 추가 구매하자(대회시작전 $20어치 이미 구매). 누이좋고 매부좋고 상품 당첨 안되면 기금조성 일조, 상품당첨 되면 되어서 좋고.

드디어 시상식 및 라플 추첨시간, 우리가 앉았던 테이블에서는 운이 별로 안따르는지 추첨 상품이 하나도 안나오고 멀리서만 연상 환호성이 터지는것 아닌가? 단지 옆자리에 앉았던 김재홍 삼양사 소장이 Longest(285 야드) 그리고 이상구 금감원 팀장이 -6 Under로 2등상을 타는 등 오직 실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만 따르는 테일블인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기대감을 안고 안보이는 숫자 맞추기도 지쳤는데 그많은 상품들은 어느듯 시상대에서 사라지고 이제 마지막 남은 대한항공 제공 한국왕복 비지니스 클래스 탑승권 추첨하는 순서, 라플에 건 희망은 사라진것 같고, 마음속으로 아까 올적에 끝내지 못한 조국의 현실을 걱정하는 우국충정(?)의 대토론회나 마저 끝내면서 집으로 가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추첨권을 Pick up하시는 코참 사무국의 서부장님이 뽑아 든 추첨권의 색깔이 저가 마지막에 추가로 $20어치로 구매한 라플과 같은 칼러가 아닌가. 그런데 그 색깔 가진분들이 우리 테이블에만도 이미 6-7분 되어 보이는데 전체 120 여명중에서 같은 칼러 가진분들이 얼마나 많을꼬? 뭐 나에게 올려고....., . 대회 진행 위원장이신 산업은행 박승호 지점장님께서 32530X를 부르는데 아니~~ 이거 내가 가진 티켓들에 포함되어 있는 숫자들 아닌가?. 그분께서 재미 있으시게 마지막 30X에 포함된 사람들 손들어 보라는 데 일단 손들고 보자(확률은 마지막 한 자리 숫자 만 남겨 두었으므로 10분의 1). 그런데 내것들 자세히 보니 00에서 04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확률은 50% ,다른 테이블도 확률은 50%, 야 이거야 뭐, 심장이 뛰더군요. 순간적으로 뭐 나에게까지 비행기표가 오려고 ????, 아니야 이거 타서 내년에 아버님 구순 잔치에 다녀 와야지.
아휴 대회장님 빨리 부르시지. 자.... 오늘의 마지막 상품, 항공권 당첨 번호 325300!!!!!!!!, 와 ~~~~우리 테이블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내꺼다.
시상대에 나간 즉시 이 라플을 사게 도와준 우리 썸 멤버분들을 따로 한번 더 모시기로 공개 약속했고, 거의 2시간 거리 운전대를 잡아 주신 삼양사 김재홍 소장, KTV 조춘래 지점장에게도 돌아오는 차안에서 한썸을 모시기로 했다, 그리고 대회 시작전 이 볼(Titleist Pro V1x)이 좋으니 한번 쓰보라고 선물을 주신 KDB 박 지점장님의 덕으로 평소 보다도 좋은 기량을 발휘하여 라풀을 살수 있는 종자돈을 확보하였으므로 이 분도 따로 한번 모시려 합니다. 뭐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들 하지만 이런 배꼽은 크도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다른 골프대회와 달리 잘치는 사람들만을 위한 잔치(?) 가 아니고 저 처럼 골프 지진아들에게도 끝까지 희망을 갖게 해 주는 KOCHAM 골프대회는 두고 두고 추억에 남을 아름다운 대회가 된것 같습니다. 뒤에서 수고하신 Kocham 사무국 관계자분들과 운영위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감사, 감사 '''''''''''''''''''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러한 Luck 이 꼭 한번쯤 있으시길 '''''

PS. 이글을 쓰고 있는데 저의 집사람이 우리 식구들한테 먼저 한번 쏘라고 해서 오늘 아침을 딸하고 미리 보아둔 근사한 다이너에 가서 식사하자고 제안하길래 그러기로 즉석 약속 중입니다. 이러다 거들나는것 아닐까. 정신 바짝 차려야지!!!!





댓글목록 2

임동섭님의 댓글

임동섭 2004.09.13 12:26
동문들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상을 받게 된 것으로 알고<br />
멀리서 기쁜 마음으로 축하합니다.

하태돈님의 댓글

하태돈 2004.09.13 16:01
박선배, 축하합니다. 비행기표하면 하xx 뭐시기가 독점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으셨으니 한턱 내셔야 하겠습니다. 수술은 잘 되셨으리라 기대하고, 나중에 라클리라도 좋으니.... 98을 놓으셨으니 이제 그 숫자는 공식 핸디가 되었고, 올해 남은 기간도 열심히 연습하시어 내년 시즌에는 보기 플레이어가 되시기 바랍니다.  지진아는 절대 아니시고 스윙도 좋으니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br />
하태돈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