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칼럼] 발바닥으로 카피를 쓰는 최고의 카피라이터
관리자
2004.09.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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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8.27)
김태형은 늘 좌절하면서도 '논리가 좌절된 곳에서 창작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우리 광고 표현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았다.
1) 다르게 하라
2) 재미있게 하라
3) 새롭게 접근하라
4) 단순화하라
5) 믿음을 사라
이 다섯 가지 원칙을 세운 김태형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카피를 쓰지 않고 발바닥으로 카피를 썼다.
그는 시 '오늘도 걷는다마는'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그렇다 나는 / 신발 바닥에서 아이디어를 캤다 / 길에서 카피를 썼다 / 장터에서 썼다 / 산에서 썼다 / 나는 썼다."
김병희의 '크리에이티브의 길을 묻다' 중에서 (살림, 26p)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유한킴벌리)
'쉿! 소리가 차를 말한다' (대우 레간자)
'여성들이여 잠꾸러기가 되자' (에바스화장품 타임)
많이 들어본 유명한 카피들을 쓴 대표적인 카피라이터 김태형씨.
제일기획, 웰콤 등을 거치며 35년 동안 수 많은 광고문구를 남긴 그는 그 카피들을 '발바닥'으로 썼다고 말합니다.
사무실이나 집의 책상 앞에 앉아 쓴 게 아니라, 길에서, 장터에서 썼다는 겁니다.
재치가 있고 글솜씨가 좀 있으면, 책상머리에만 앉아서도 멋진 카피 두세개는 쓸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개 거기까지일 겁니다.
길바닥에 나가보지 않고, 장터의 소란함에 묻혀보지 않고는, 그런 현장의 경험을 계속 쌓지 않고는 훌륭한 카피를 계속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카피만 그런 건 아닙니다.
신제품 개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획자이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예비 창업가건, 훌륭한 기획기사를 쓰려는 기자건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지금 혹 책상머리에만 앉아 무언가를 하려는 건 아닌지, 내가 걸어 나가야할 '현장'은 어딘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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