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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Nothing 의 숨은 의미

김진수
2006.08.07 08:32 1,002 6

본문

저에게는 11살 된 딸이 있습니다. 저의 아들과는 13살 반 차이로 늦둥이 입니다. 늦둥이인데다가 딸이라서 그런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나의 딸이 말하기를 “부모 중에 아빠는 타협이 가능한 사람” 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즉 대화가 통한다는 말이겠지요. 저의 아내는 딸에게는 엄격한 편입니다. 나는 딸이 그냥 좋습니다.

저는 자주 저의 딸과 단 둘이서 차를 타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교회의 수요예배를 마치고 저녁에 돌아올 때는 둘이 같이 차를 타고 올 때가 많습니다. 어떤 때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어떤 때는 할 이야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무슨 이야기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제 엽에 있는 딸에게 말을 겁니다. “Hi Grace (딸의 이름)!”. 그러면 나의 딸은 말합니다. “What daddy? (무슨 일인데요?)”. 그러면 저는 말하지요. “I love you”, 그러면 그녀 또한 “I love you too” 라고 말하지요. 그것이 대화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같은 말을 계속하여 하는 것도 따분한 일이라, 가끔 저의 대화는 조금 달라집니다. 저는 예전과 같이 “Hi Grace!” 라고 말을 겁니다. 그러면 딸은 “What daddy?” 라고 받아 말을 하지요. 그러면 나는 말합니다. “Nothing (아무것도 아냐)”.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딸은 그 ‘Nothing’을 ‘I love you’ 와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I love you too’ 라고 대답합니다.

아무 사전을 보아도 ‘Nothing’ 을 ‘I love you’ 라고 번역하는 것은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의 딸은 ‘Nothing’를 ‘I love you’ 라고 변역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나 많은 Nothing (아무것도 아님) 을 경험하고 살아갑니다. 특히 우리 한국인은 ‘I love you’ 라는 말을 하는 것을 쑥스러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Nothing 속에 숨은 진정한 의미인 ‘I love you’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너무나 자주 'Something'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Nothing' 에도 'Something' 보다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만약 결혼한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말해보세요. “여보!”. “왜 그래요?”.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아마 당신의 아내나 남편이 당신보고 실없는 사람이라고 말할지는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당신의 사랑을 느낄 것입니다.

아마도 하나님도 나에게 "Hi Jinsoo" 라고 부르면, 저는 "왜 그러세요?" 라고 대답할 때에 하나님은 "Nothing" 이라고 말하실 것 같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아무 목적도 없이 나를 불러주는 것 만 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6

정창주(98)님의 댓글

정창주(98) 2006.08.09 17:43
  지금 전화 드렸더니 6시에 퇴근한다는 음성안내를 받았습니다.<br />
조금 여유있는 시간일까라는 생각에 지금 전화를 했는데 <br />
제가 이 곳 사정을 잘 몰라서 그만 실수를 했습니다.<br />
내일 오후에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김시우님의 댓글

김시우 2006.09.01 07:27
  선배님 글은 정말 마음에 닿는 글이 많습니다.<br />
저도 아내를  불렀다가 "그냥 한 번 불러봤어" 라고 자주 합니다. <br />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I just called you " 라고 했더니 씨-익 웃습니다. <br />
그리고 아내도 저를 불렀다가 내가 반응하면 " 그나 하버 부러바서" 라고 답합니다. <br />
발음이 안되어도 정확한 뜻을 몰라도 아마도 사랑한다는 말로 이해하나 봅니다. <br />

정창주(98)님의 댓글

정창주(98) 2006.08.08 17:41
  알겠습니다. 제가 전화드리도록 하겠습니다.<br />
시간이 안 적혀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아무 때나 전화하라고 하시는 것으로<br />
알고, 내일 오후에 전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진수님의 댓글

김진수 2006.08.08 11:06
  정창주 동문님, <br />
<br />
저에게 전화해 주세요. <br />
<br />
저의 회사 (973)560-0404 로 전화하여 Jinsoo Kim 를 바꾸어 달라고 하십시요.

정창주(98)님의 댓글

정창주(98) 2006.08.07 18:23
  김진수 선배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br />
그런데 댓글의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br />
집에 계신 사모님과 direct로 연결될 수 있는 전화번호를 부탁드리겠습니다.<br />
시카고에 다녀와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6.08.07 16:30
  멋있는 아빠입니다<br />
우리 아들놈도 크고 나니 나도 입을 다물고 그녀석도 다물고 <br />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