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칼럼] <감동실화>다시보는 유언장(첫회)
김시우
2007.03.11 17:39
1,829
8
본문
1년여 전부터 목과 어깨및 팔의 통증이 카이로 프래틱을 꾸준히 했슴에도 오히려 심해져 MRI를 찍었다.
주치의가 하는 말,
“언제인지 추정하기 어려우나 상당히 오래 전의 부상을 방치해 배열이 흐뜨러진 경추가 자리를 잡는 순작용으로 3번부터 6번까지의 관절부의 일부가 자랐다”고 했다. 치아를 뽑고 방치하면 그 틈새로 양쪽의 치아가 쏠리는 것 같은 것인가 보다.
그런데 역작용으로 “그 자란 뼈가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누르고 있고, 비딱하게 방치된 경추의 3-4, 4-5, 6-7번 사이 추간판도 퇴행되어 모두 제거하고, 그 빈 공간은 환자인 나의 골반뼈의 일부를 잘라 끼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치환골이 3개나 되어 무리가 따르므로 다른 사람의 뼈로 만든 간극뼈를 디스크가 제거된 공간에 끼워넣은
다음, 쇠막대를 대고 나사로 고정을 하여야 한다’고 했다.
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헉! 내가 무슨 끼워맞추는 장남감이야, 다른 사람의 뼈에 쇠막대까지…600만불 사나이 아니면 로보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자랄 곳이 없어 목뼈가 자라? 거기나 좀 더 자라지, 아~ 목이 아파 슬픈 짐승이여…)
젊었을 때 하였던 산악 자전거, 암벽등반등 여러 운동의 후유증인지, 1년여 전에 근처의 아이스 링크에서 넘어져 머리를 벽에 부딪히며 목이 심하게 꺽였던 것인지, 목이 불편함에도 계속 수영을 해왔던 것이 무리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수술의 후유증으로는 전신마비, 목의 앞부분을 가로 5-7cm, 2군데를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가 넓고 깊어, 운동장애와 성대손상으로 목소리의 변형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였다.
수술하지 않고 더 방치하면 신경이 눌려 전신 마비가 될 수 있다 하였다. 선택사양의 여지가 없었다. 마지 못해 ‘죽어도 좋다’ 라는 각서와 다름없는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다음날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유언장을 써서 거래은행에서 공증을 받아 물품보관함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목소리를 남기고 심어 CD에 유언장을 낭독하고 내 노래를 녹음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이런 저런 검사를 하던 간호사가 내 하반신에 압박붕대와 같은 재질의 탄력있고 두툼한 하얀 스타킹을 입혔다. 갑자기 미이라가 된 불쾌한 기분이 들면서 담담하던 마음에 다소 긴장이 돌기 시작했다.
그 미국 간호사가 하는 말이 전신마취를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게 되고, 하체에 혈류가 원활치 않아 침전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종종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순간 유서를 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간호사가 내 침대를 밀고 수술실로 향했다. 아내의 눈에 눈물이 괴기 시작했다. 내가 아내에게 은행 보관함의 열쇠를 넘겼다. 그리고 나는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고 웃으며 수술실로 밀려 들어갔다.
그녀가 쓴 웃음을 지었지만 나의 퍼포먼스에 감추어진 두려움을 왜 어찌 모르랴. 가속이 붙은 이동 침대다리의 도르레 소리가 좁은 복도에 꽉 차서 울렸다. 미국에서 일년에 의료사고가 수만 건이라는 뉴스도 떠올랐다. 이동침대에서 내려 수술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 어쩌면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마지막 발걸음일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주치의가 하는 말,
“언제인지 추정하기 어려우나 상당히 오래 전의 부상을 방치해 배열이 흐뜨러진 경추가 자리를 잡는 순작용으로 3번부터 6번까지의 관절부의 일부가 자랐다”고 했다. 치아를 뽑고 방치하면 그 틈새로 양쪽의 치아가 쏠리는 것 같은 것인가 보다.
그런데 역작용으로 “그 자란 뼈가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누르고 있고, 비딱하게 방치된 경추의 3-4, 4-5, 6-7번 사이 추간판도 퇴행되어 모두 제거하고, 그 빈 공간은 환자인 나의 골반뼈의 일부를 잘라 끼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치환골이 3개나 되어 무리가 따르므로 다른 사람의 뼈로 만든 간극뼈를 디스크가 제거된 공간에 끼워넣은
다음, 쇠막대를 대고 나사로 고정을 하여야 한다’고 했다.
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헉! 내가 무슨 끼워맞추는 장남감이야, 다른 사람의 뼈에 쇠막대까지…600만불 사나이 아니면 로보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자랄 곳이 없어 목뼈가 자라? 거기나 좀 더 자라지, 아~ 목이 아파 슬픈 짐승이여…)
젊었을 때 하였던 산악 자전거, 암벽등반등 여러 운동의 후유증인지, 1년여 전에 근처의 아이스 링크에서 넘어져 머리를 벽에 부딪히며 목이 심하게 꺽였던 것인지, 목이 불편함에도 계속 수영을 해왔던 것이 무리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수술의 후유증으로는 전신마비, 목의 앞부분을 가로 5-7cm, 2군데를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가 넓고 깊어, 운동장애와 성대손상으로 목소리의 변형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였다.
수술하지 않고 더 방치하면 신경이 눌려 전신 마비가 될 수 있다 하였다. 선택사양의 여지가 없었다. 마지 못해 ‘죽어도 좋다’ 라는 각서와 다름없는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다음날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유언장을 써서 거래은행에서 공증을 받아 물품보관함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목소리를 남기고 심어 CD에 유언장을 낭독하고 내 노래를 녹음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이런 저런 검사를 하던 간호사가 내 하반신에 압박붕대와 같은 재질의 탄력있고 두툼한 하얀 스타킹을 입혔다. 갑자기 미이라가 된 불쾌한 기분이 들면서 담담하던 마음에 다소 긴장이 돌기 시작했다.
그 미국 간호사가 하는 말이 전신마취를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게 되고, 하체에 혈류가 원활치 않아 침전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종종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순간 유서를 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간호사가 내 침대를 밀고 수술실로 향했다. 아내의 눈에 눈물이 괴기 시작했다. 내가 아내에게 은행 보관함의 열쇠를 넘겼다. 그리고 나는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고 웃으며 수술실로 밀려 들어갔다.
그녀가 쓴 웃음을 지었지만 나의 퍼포먼스에 감추어진 두려움을 왜 어찌 모르랴. 가속이 붙은 이동 침대다리의 도르레 소리가 좁은 복도에 꽉 차서 울렸다. 미국에서 일년에 의료사고가 수만 건이라는 뉴스도 떠올랐다. 이동침대에서 내려 수술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 어쩌면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마지막 발걸음일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댓글목록 8
김시우님의 댓글
임동섭님의 댓글
<br />
저의 가정에 대해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br />
아내도 잘 지내고(남편 잘 만나서),<br />
딸(미엘)은 대학원 졸업하고 워싱톤 DC에서 ESL교사로 있으며,<br />
아들(한울)이는 콜로라도 주립대 4학년인데, <br />
비행기 정비하는 대학으로 옮겼습니다. <br />
<br />
몇달전에 박명근 동문 회사 이메일로 선배님 주소 문의했는데<br />
연락을 받지 못하여 문안드리지 못했습니다.<br />
저의 이메일로 주소/전화번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br />
<a href=mailto:dslim3927@hotmail.com>dslim3927@hotmail.com</a>
이중우님의 댓글
방법도 강구 하시길.....<br />
저도, 왼쪽 knee cap 수술를 했지만, 보혐금액 만큼만 허용이 되고, 약 120 도 정도만 꾸부릴수 있는 상황에, 저 나름대로 챃아 100일을 정하고 정진하니, 지금은 쪼구리고 앉줄수 있읍니다. 시작한지 30일까지의 통증은 어떻게 표현 할까요만은, 그 고비를 넘기니 90도, 60도, 점점 제 생각되로 되더군요.<br />
작년 Seattle의 박명준 선배님께서 뉴욕 방문시 막 고비를 넘기는 상황 이었읍니다.<br />
김시우 동문! 꾸준한 인내와 정성으로 빠른 쾌유를 거듭 바랍니다.<br />
<br />
참 임동섭 동문 오래 간만 이구려, 사모께서도 안녕 하시고,이제 아드님도 대학 졸업 했겠네요. 자주 봅시다.
최강일님의 댓글
쾌차 하십시요.
김시우님의 댓글
이렇게 새로운 이름이 등장할 때 마다 저는 주체할 수 없는 감동과 희열을 느낍니다.<br />
건강하시고 하시는 목회일 날로 부흥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임동섭님의 댓글
'여정' 잘 읽고 있습니다.<br />
일 주일에 5번 정도 들어오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br />
흔적을 남기지 않아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br />
<br />
멀리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일은<br />
기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br />
건강이 회복되기를 그리고 <br />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기도합니다. <br />
특히 여정을 읽으면서 기도할 것입니다.<br />
김시우님의 댓글
물 한 컵 마시고 그냥 침대로 돌아갈까 하다가 책상에 앉았습니다. <br />
<br />
반갑게도 제 글에 댓글이 올라왔다는 빨간 숫자가 보이더군요. <br />
이 작지만 큰 정성으로 인해 '누군가 나와 함께 하는구나' 하는 감동을 받습니다. <br />
<br />
선배님, 건강하십시요.
박명근님의 댓글
기분 그렇지요<br />
많이 아프신가 본데, 우야꼬 빨리 정상으로 돌아 와야 될낀데<br />
할일이 아직도 많을끼고<br />
빠른 원기회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