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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자기계발] 2세 한글교육의 묘안

박명근
2004.07.19 20:35 1,250 1

본문

아시다시피 2세들에 대한 한글교육의 절실함을 느낍니다. 바쁘다는 핑게로 잘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저가 참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합니다. 큰 딸은 제법 한굴 말을 잘해서 거의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2째 아들 녀석은 도대체 한국 말을 안하려고 합니다
뭐좀 좋은 묘책들은 없으신지? 그리고 다른 이민자들은 어떻게 한글 교육을 시키시는지 Idea들 구합니다

댓글목록 1

최연식님의 댓글

최연식 2005.01.12 11:54
안녕하십니까, 선배님.<br />
자녀교육에 일천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린다는 것 자체가 송구합니다만, 그냥 몇자 적겠읍니다. 제가 느낀 점중에 아직은 가장 효과적인 한글교육은 집안에서 가족끼리 대화를 무조건 한국어로 하는 것입니다. 모든 이민자들이 다 그러시겠지만, 한국말을 쓰는 부모와 자녀들간의 대화시간이 점점 적어지는 것이 현실이면서, 아이들은 자기네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주위 학교친구들 위주의 언어인 영어로 굳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이들이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다보면 점점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이 사실이며, 불편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그러면서 점점 어렸을 때 유창하게 하던 한국말을 잊게 되는 것입니다. 선배님같이 한글교육을 중요시하는 분들이 계신 반면에, 정말 놀라웁게도 아예 한국어교육을 일부러 등한시 하시는 부모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분들은 자녀들을 완전한 미국인으로 키우시려는지 아예 집에서조차 한국어 사용을 하지 않고 자녀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시더군요. 미국서 태어난 한국애들이 아무리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 같아도 미국주류사회에 낄 정도가 안된다나요. 물론 부모가 미국인이 아닌 이상 영어가 당연히 미국애들 같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저로서는 통탄할 노릇입니다. 아, 잠시 얘기가 딴 데로 흘렀네요.<br />
제 아이도 어느 순간부터 한국말 사용을 잘 안하려 하더군요. 불편하니까요. 해서 집에서는 무조건 (?) 한국어를 사용합니다. 애가 영어로 말을 하면 아예 못들은 척 했읍니다. 그랬더니 왜그러냐고 그러더군요. 해서 한국인이 한국말을 써야지 하면서 설명을 했지만, 잘 이해가 안되는 눈치더군요. 그 다음에 먹혀들어간 것이, 두가지 언어를 사용하면 두뇌가 한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애들보다 더 바빠져서 스마트해진다고 했더니 좀 알아듣는 것 같더군요. 사실 아이 학교에서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부모들의 모임이 교장선생님 주도에 한번 있었구요, 제아이를 데리고 같이 참석을 했었읍니다. 부모들끼리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와중에 그런 얘기를 제가 한 걸 아이도 들었어서 더 수긍이 되었는지 모르겠읍니다. 그 다음부터는 한국어를 사용하는데 별 부정적 반응이 없읍니다. 대신 자주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봅니다. 아무리 같은 말을 해줘도 시간이 지나서 또 쓰면, 또 묻고, 그럼 또 대답해주고, 하지만 별로 귀찮치는 않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한국말 사용을 많이 하더군요. 사실 저도 예전에는 아이가 한국말을 어느 순간부터 이해를 못해서 긴장했었읍니다. 요즘은 많이 자연스러워졌읍니다. 그러면서 아이한테 약간의 언어를 선택하는 사고가 생긴 것 같구요, 가족한테는 한국말을 쓰고, 가족외 사람들한테는 영어를... 그리고 가끔이긴 하지만, 저녁식사후에 식탁에서 아이들하고 한국어 단어퀴즈게임 같은 걸 합니다. 영어로 단어를 얘기하면 누가 더 한국단어를 많이 아는지 하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주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나 동물을 예로 들구요, 첫째아이와 둘째아이가 경쟁적으로 서로 지지 않으려고 대답을 많이 하죠. 가끔 애들 엄마도 저요저요 하면서 끼면, 애들이 더 신나하구요. 뭐 어쨌든 자꾸 반복해서 단어를 말하다보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지요. 그러면서 배워지지 않을까요? <br />
또한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면 주위의 한국 교회나 성당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에 보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한글학교가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일단 규칙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곳이니까요. <br />
남자 아이들은 태권도를 가르치면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던데요... 뭐, 제 아이도 아직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지도 못하는 데, 주제넘게 이런 글을 쓴 건 아닌가 싶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