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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education references

Admin
2006.02.26 18:54 1,42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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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학의 지형이 바뀌었다

서울교대·정보통신대·한동대·울산의대 등 우수학생 몰려
"기존 명문대보다는 취업 등 고려해 실용성 높은 학교 선택"


지난 2월 4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서울대 공대 예비 신입생과 학부모를 초청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개그맨 박준형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서울대 공대 출신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해 강연과 함께 로봇 조종 시연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8일 서울대 정시모집 1차 등록 결과 기계항공 공학부는 17%, 전기컴퓨터공학부는 무려 28.5%의 미등록률을 보였다. 1990년대 중반까지 100%에 가까운 등록률을 보였던 서울대지만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전체적으로 9.9%의 합격생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문대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대를 기점으로, 전공에 상관없이 학교 이름에 따라 암묵적인 명문대의 서열이 매겨졌다. 대학 합격선도 한 대학의 상위권 학과부터 하위권 학과까지 채워지면 그 아래 점수대의 학생은 그 다음 대학의 상위권 학과로 진학하는 식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최근 서울대 합격생이 대거 다른 학교로 이탈해가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이제 학교 이름만으로 명문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보다는 대학 이름에 상관없이 특정 학부, 학과가 명문으로 자리매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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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단기간에 명문대로 부상한 정보통신대학(ICU) 전경.

서울 언남고등학교에서 진학상담을 담당하는 교사 정일씨는 “명문 대학의 졸업장이 취업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간판을 따지기보다 취업 등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학교, 학과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양정헌씨는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이름 있는 대학의 비인기학과를 가느니,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취업 등을 고려해 자신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학과를 지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 소위 ‘의치한’으로 불리는 의대, 치대, 한의대는 학교에 상관없이 수능성적 1% 내외의 학생이 몰리는 명문학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약대, 수의대가 가세하는 형국이다. 특히 한의대의 급부상은 눈부시다. 청솔학원 평가연구소 오종운 소장은 “경희대 한의대가 서울대 의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며 “지방 한의대의 합격선도 상위 1.5% 이내로 웬만한 의대 수준을 웃돈다”라고 말했다.

의대, 한의대의 경우 이처럼 서울과 지방의 구분이 약해지고 있다. 지방에 위치해도 더 좋은 교육여건만 갖춰지면 얼마든지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종로학원 평가연구실의 김용근 이사는 “울산의대의 경우 비록 지방에 위치했지만 수험생과 입시전문가 사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의대로 꼽힌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재학생은 2학년까지는 울산에서 공부하고 본과에 들어가는 3학년부터 서울의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업을 받는다. 학점 3.5(4.5만점) 이상을 유지할 경우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2004년을 제외한 최근 7년간 의사고시에서 100% 합격률을 기록했다. 최근엔 일부 대학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의학대학원 진학에 유리한 생명과학부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가천의대 생명과학부의 경우 이 학교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의학대학원 진학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학과엔 수능성적 상위 5% 이내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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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의 한동대는 학교수업의 30% 이상을 영어로만 진행한다.

교대, 사범대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특히 졸업만 하면 거의 100% 취업이 보장되는 교대의 경우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서울교대의 합격선이 서울 중·상위권 대학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서울대와 맞먹을 정도다. 입시학원가에선 서울대·교대 준비반을 함께 묶어 편성하는 등 교대의 강세를 실감케 한다. 서울교대 외에 유일하게 서울지역 초등학교 임용고사에 지원할 수 있는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의 합격선도 이 학교 문과계열에서 명실상부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전공이 갖는 프리미엄만으로 명문으로 부상한 학교, 학과가 있는가 하면 소수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명문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통신부에서 IT핵심인력 창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세운 정보통신대학(ICU)은 1998년 대학원으로 개교, 2002년부터 학부 신입생을 받았지만 차별화된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명문대 대열에 합류했다. 전공은 IT경영학과와 공학과 단 두 개뿐이다. 이 학교 IT경영학과 지원자의 수능 평균성적은 상위 1.5% 내외다. 3학년 3학기제로 이뤄졌고 정원 120명의 소수정예로 운영된다. 학교 내에서 수행하는 연구의 절반 이상이 정보통신부 산하의 연구과제이기 때문에 교육이 실무와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교수진은 IT 연구소 출신의 젊은 전문인력으로 충원했고 특히 교수 대비 학생 수가 13.85명으로, 일반 대학의 28.2명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이 학교 합격생 중엔 서울 명문대 중복합격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연세대 사회계열에 중복합격하고 이곳에 진학한 IT경영학과 3학년 김수영씨는 “학생 수가 적어서 생활지도 교수님을 중심으로 대학원생들과 연계해 심도 있는 수업과 연구가 이뤄진다”며 “특히 3년제이기 때문에 일찍부터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박사를 취득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1995년 문을 연 포항 한동대의 경우 포항이라는 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10여년 사이에 수능성적 상위 8% 이내 학생이 지원하는 명문으로 부상했다. 이 학교 서병선 기획처장(생명식품공학부 교수)은 “학부생 교육보다 연구를 중심에 놓는 여타 대학과 달리 회사에 들어가서 재교육이 필요 없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는 데 주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2004년엔 LG전자가 “채용인원의 10%인 100명을 한동대 졸업생으로 채우겠다”며 이 학교 졸업생을 입도선매(立稻先賣)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재학생이 교내에 마련된 실습실에서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지원 당시 문·이과(文·理科)를 불문하고 일괄적으로 700여명을 선발한 후 2학년 때 자신의 적성에 맞게 전공을 찾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문과 출신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등의 경우도 적지 않다. 2005년 연세대학교 사회과학계열에 중복합격하고 한동대에 진학, 올해 2학년에 올라가는 유주식씨는 문과 출신임에도 입학 당시 물리학을 공부하려고 했다. 결국 경제학을 전공으로 삼았다는 유씨는 “1년 동안 자신의 적성을 탐색한 후 전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며 “기업에서 졸업생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한동대를 선택하는 데 별다른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동대는 전체 수업의 최소 30% 이상(국제어문학부, 경영경제학부 등은 70% 이상)이 영어로 진행되고 모든 학생이 중급 이상의 컴퓨터 활용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시대의 트렌드를 발 빠르게 포착, 이를 접목한 실무형 학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명문으로 키워낸 대학도 있다. 인천대학교 동북아통상학부는 동북아 지역의 중요성이 커져가는 데 착안, 기존의 무역학과와 같은 유사학과들 틈새를 파고들어 단기간에 명문으로 부상한 경우다. 1998년 50명의 입학생으로 문을 열어 현재 수능시험에서 2과목 이상 1등급(상위 4%)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 청솔학원 평가연구소 오종운 소장은 “전체적으로 수능 성적 상위 4.5% 내외의 학생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학교의 지원이 남다르다. 이 학부 재학생은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점을 3.5 이상(4.5 만점) 유지할 경우 1년간 학비를 지원해주는 해외대학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학생들은 기숙사, 식당, 강의실이 모두 한 건물에 들어와 있는, 50억원을 들여 만든 전용 건물에서 생활한다. 현재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통상학과의 네 개 학과가 개설되어 있는데 해외연수를 갈 경우 자신이 속한 학과의 나라로 가게 된다. 2002년 처음 졸업생이 배출돼 졸업생 다수가 공단, 공사 및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해외영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2004년의 경우 졸업생 25명 중 23명이 해외영업 분야로 진출했다. 이 때문에 다른 대학을 졸업한 뒤 입학하는 사례도 많다. 한국외대 노어과를 졸업하고 3년간 직장에 다닌 후 2003년 이 학과에 입학한 유현정씨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실무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던 중 이곳에 대한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 e-비즈니스 학부도 비슷한 경우다. 이 학부는 2001년 ‘경영학을 이해하고 IT를 전략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을 목표’로 기존의 경영학과에서 독립되어 나왔다. 인문계, 자연계 학생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공대 수업과 경영학 수업을 3:7의 비율로 실시한다. 2001년 신설 당시 닷컴열풍을 타고 연·고대 동시합격자 일부가 몰려들기도 했다. 학교 내에서 가장 합격선이 높은 학과 중 하나(수능성적 상위 4%)임은 물론 학교 내의 타학과 학생의 전과(轉科) 희망 1순위에 올라 있기도 하다. 작년 수시 2학기 전형에서는 48명 모집에 3780여명이 몰려 경쟁률이 무려 79:1에 달했다. 고려대 인문학부에도 동시합격했으나 이 학과를 선택한 3학년 손우재씨는 “이쪽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e-비즈니스 학부에 입학한 데 대해 후회해 본 적이 없다”며 “경영학을 기본으로 하면서 IT를 접목시켜 가르치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도 실무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유망학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이를 명문으로 탈바꿈시킨 경우도 있다. 1968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세종대의 호텔관광경영학과는 현재 수능성적 상위 4.5% 내외의 학생이 지원한다. 이 학과는 미국의 코넬대학 등과 연계해 ‘2+2’란 제도를 도입, 한국에서 2년 공부한 후 미국에서 2년을 공부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광개토관엔 실제 호텔의 바, 프론트, 객실 등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호텔실습실, 외식실습실 등이 갖춰져 있다. 학교 측과 연계된 파라다이스호텔에선 카지노 실습이 이뤄진다. 졸업한 선배와의 강한 유대도 이 학과의 강점이다. 매년 한 차례씩 개최되는 ‘호관인(호텔관광인)의 밤’ 행사엔 호텔, 관광업에 종사하는 선배들이 참석해 즉석에서 리크루팅이 이뤄지기도 한다. 3학년 김수호씨는 “현업에서 활동하는 교수님이 많고 실무형 교육이 이뤄지도록 학교에서 정책적으로 밀어주기 때문에 졸업 후 전공 분야로 진출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서강대 입학관리처장 김영수 교수는 “앞으로 과거와 같이 이름만 앞세운 줄세우기식 대학 서열화는 점점 더 해체돼 나갈 것”이라며 “대학 경쟁력의 원천인 인재에 투자하는 학교만이 21C에 걸맞은 명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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