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잤어도 오후 중간쯤에는 잠이 오게 마련이다. 점심을 실컷 먹어서만 졸리는 것은 아니다. 원래 잠재되어 있던 졸음이 얼굴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점심 식사 이후의 졸음은 식사를 했느냐 안했느냐와는 상관이 없다.

윌리엄 디멘트 박사와 캐나다 수면 전문가인 로저 브로튼 박사, 펜실바니아 대학의 데이빗 딘지스 박사는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수면 리듬에는 2주기가 있음을 알아냈다. 밤이 되면 신체 온도와 긴장감이 상당히 저하된다. 그리고 주간에도 밤만큼 크지는 않지만 똑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딘지스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본래의 인체 습관에 따라서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잠이 오게 된다고 한다. 한낮의 졸음은 밤 수면 시간의 정중앙에서 약12시간 후에 일어난다. 그 시간대에는 낮잠이 자고 싶어진다. 그리고 전날 밤에 잘 못 잤거나 수면 부족이 축적되어 있으면 그 충동은 한층 강해지는 것이다. 오후2시에서 4시 사이에 대낮의 어떤 시간보다도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멍한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는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잠깐의 낮잠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낮잠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시에스타(스페인어로 낮잠을 의미) 습관이 있는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 국민은 다른 국가 사람들보다도 한가롭고 여유롭다. 스트레스도 항상 북아메리카 사람들보다도 적게 나타난다고 한다.

-매일 30분간 낮잠을 자면 심장병 발병률이 상당히 낮아진다.

-낮잠을 자면 집중력이 증가하고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진다. 천재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4시간마다 15분간의 낮잠을 잠으로써 항상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아침 기상 이후 8시간이 지나서 낮잠을 자는 것이 밤에도 적절한 수명을 취할 수 있으며, 게다가 아침에 더 오래 자는 것보다 행동 능력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제프리 미드고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15분의 낮잠을 자면 충분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체에는 회복 시스템이 있어 활력을 되찾는 데에는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고, 신경계를 쉬게 하면 전신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또 체력이 회복되면 기력도 회복되는 것이다.

낮잠을 잔다면 그것을 매우 습관화 시키는 것이 좋다. 낮잠을 자다가 안자다가 하면 생체시계가 혼란스러워져서 밤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주말에만 낮잠을 자도 효과가 없다. 그것은 평소 과식과 운동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서 주말에만 운동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같다. 주말에 낮잠을 자는 것보다 매일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는 훨씬 좋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수면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졸음에 시달리면서도 일을 강행하기 때문에 화를 자주 내며 실수나 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많다. 그리고 심장 발작이 증가하거나 위장 상태가 나빠지는 등 상당한 금전적 손해와 더불어 인명 손실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잠깐 동안의 낮잠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사원이 업무 중에 자는 것에 대해 회사측에서 상당히 좋지 않게 보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수면 부족이 큰 손해를 초래한다는 사실,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수면 패턴에는 2주기가 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해본다면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때 단 2~3분이라도 편안한 낮잠을 허용해 주는 것이 개인차원에서는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훨씬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