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6.7.19)

성공적인 게릴라는 전혀 다른 조직과 전혀 다른 일정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미국은 월남전에 수천명의 요리사와 빵 굽는 사람, 사무원, 운전사, 성직자, 홍보담당 장교를 보냈다. 적군에는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단지 미국과 싸울 총이 있을 뿐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측 병사의 대부분은 전투병의 요구를 조절하고 보급하거나 서비스해주는 일에 종사했다.


앨 리스 등의 '마케팅 전쟁' 중에서 (비즈니스북스, 146p)


"적이 전진하면 우리는 후퇴한다. 적이 야영을 하면 우리는 기습한다. 적이 지치면 우리는 공격한다. 적이 후퇴하면 우리는 추격한다." 게릴라전을 지휘했던 모택동의 말입니다.

누구나 언제고 한번은 게릴라가 되어야 합니다. 거대한 몸집의 1위 기업도, 그 시작은 게릴라였을 겁니다. 수에서, 장비에서, 모든 면에서 우세한 적과 싸우려면 게릴라의 마인드, 게릴라의 전략을 알아야 합니다.

게릴라는 우선 가볍고, 민첩하고, 그래서 빠릅니다. 그래서 거대한 상대와 대적할 수 있습니다.
앨 리스는 월남전의 예를 들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1968년 미국이 월남에 54만3000명의 병력을 보냈을 때, 이 중 전투부대 병사는 8만 명뿐이었다고 합니다. 믿기 어려운 숫자이지만, 나머지는 지원과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는 병력이었다는 것이지요.

물론 당시 월맹군에는 이런 전담 요리병, 홍보장교, 사무병은 없었을 겁니다. 그들에게는 형식적인 직무기술서나 조직표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게릴라는 모두 전선에 나가는 법이니까요.

멀티플레이어로 구성된 민첩하고 빠른 게릴라 조직. 이 조직이 체계적인 거대기업 형태의 미군을 이긴 것입니다.

게릴라 조직에는 불리할 경우 빠르게 포기하고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도 있습니다. 대기업이 한 사업부문을 포기하려면, 내부의 반발과 분쟁이라는 벽에 부딪쳐 긴 시간이 걸리기 쉬운 것과 비교됩니다.

누구나, 어느 조직이건 처음에는 게릴라로 시작합니다. 그가 성공해도 이런 민첩하고 빠름을 중시하는 게릴라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성공은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