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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아직도 무한경쟁 늪에서 허덕이십니까"

admin
2007.03.31 13:34 1,00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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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블루오션' 저자 김위찬 교수 인터뷰
"블루오션은 가치혁신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시장 공간"
박정훈 경제부장 jh-park@chosun.com
입력 : 2007.03.30 14:52 / 수정 : 2007.03.31 11:00

사진=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라이벌과의 경쟁을 포기하라.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경쟁자를 이기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것이다.”


2005년 2월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판사에서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이 나왔을 때 세계 경영학계가 받은 충격은 컸다. 오로지 경쟁자를 때려 눕히고 한치라도 시장(市場)을 빼앗을 생각에만 골몰했던 경영자들에게, ‘경쟁 자체를 그만두라’는 화두(話頭)는 역설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그러나 충격인 동시에 복음(福音)이기도 했다. 전(全) 지구적 공급 과잉으로 성장의 한계에 시달리던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 블루오션 전략은 새로운 성장의 비법을 설파하는 구원의 지침서와도 같았다. 이 책은 182개국에서 32개 언어로 번역되는 초(超)베스트셀러가 됐고, 저자인 김위찬(56) 유럽경영대학원(INSEAD) 석좌교수를 단숨에 석학 반열에 올려 놓았다.


김 교수는 INSEAD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각국에서 쇄도하는 정부·기업들 요청으로 강연과 전략 컨설팅을 해주느라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의 가치혁신단(VIAT) 명예고문이란 직함을 갖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압둘라 바다위 총리에게 국가경영 전략을 조언해줄 국가자문관으로 내정돼 있다.


경영 이론도 유행을 탄다. 1980년대에 ‘경쟁우위론’(마이클 포터), 1990년대엔 ‘핵심역량론’(리 하멜)이 풍미했다면, 21세기엔 블루오션이 최고의 경영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 교수는 경영학의 막힌 혈맥을 뚫은 ‘경영학의 구루(guru·스승)’로 불린다.


세계 경영계는 왜 그토록 블루오션 전략에 열광할까. 통렬할 정도로 단순·명쾌하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블루오션의 세계관에 따르면, 이 세상의 모든 산업 분야는 레드오션(red ocean)과 블루오션(blue ocean)의 두 가지 시장(市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드오션은 유혈(流血)의 경쟁 공간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제한된 포화 시장을 놓고 목을 조이는 출혈 경쟁을 벌인다. 반면 블루오션은 가치혁신을 통해 다시 창출된, 새로운 시장공간이다. 전혀 새로운 가치 도약을 통해 경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예컨대 거리마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수많은 커피숍들은 레드오션이다. 하지만 커피숍에 감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얹었더니 스타벅스라는 블루오션이 탄생했다. 블루오션의 사고방식과 전략적 방법론으로 무장하면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블루오션으로 갈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파한다.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경영자들에게 이보다 통쾌 무비의 지침은 없다.


블루오션 전략은 방대한 사례 연구가 집적된 실증적 결과물이다. 김 교수와 그의 파트너인 르네 마보한 INSEAD 교수는 과거 120년(1880~2000년) 동안 각국의 기업·조직에서 시도된 수많은 혁신 사례를 연구해,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혁신은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패는 대개 레드오션의 사고·전략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정교한 이론이 전부는 아니다. 블루오션 전략이 경영자들을 매료시킨 진짜 이유는 실천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오션 전략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시장 참가자들의 상황을 가치곡선으로 표시하는 ‘전략 캔버스’ 그리는 법부터 배우게 된다. 김 교수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강조했던 것도 방법론이었다. 실천적 방법론을 갖춰야 혁신에 힘이 생긴다고 했다.


코스모폴리탄(국제인)으로 살아가지만, 그의 말에는 여전히 경상도 억양이 강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고교(진주고)와 대학(서울대 상대)까지 한국에서 마쳤다. 김 교수와의 인터뷰는 한차례의 대면과 이메일 등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우선 블루오션 전략의 성과부터 물어 보았다.


- 블루오션 전략이 발표된 이후 실제로 경영 현장에 도입해 성과를 낸 대표적 사례를 든다면 어디가 있습니까.


“가장 최근 예로는 일본의 게임기 메이커 닌텐도를 들 수 있습니다. 작년 11월 시장에 나와 상업적 대성공을 거둔 닌텐도의 새 콘솔게임기 ‘위(Wii)’는 회사 내 전담팀이 블루오션 전략을 적용해 개발했습니다.”


닌텐도의 ‘위’는 게임하는 동작의 가치 혁신을 이루었다. 보통 게임기는 유선 컨트롤러(조종기)의 버튼이나 조이스틱을 조작함으로써 화면을 움직인다. 반면 닌텐도는 센서가 달린 무선 조종기를 채용해 사용자의 몸 움직임이 그대로 화면에 반영되도록 했다.


예컨대 야구 게임이라면, 무선 조종기를 방망이처럼 휘두르며 게임을 즐기는 식이다. 손가락이 아니라 ‘몸으로 즐기는 게임기’라는 블루오션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른 기능은 대폭 생략해 새로운 가치에 집중했다. ‘위’는 출시 후 3개월간 138만대가 팔려 경쟁자인 소니의 ‘PS3’(86만대)를 압도했다.



■ ‘실패하는 혁신’이 훨씬 많다

- 누구나 혁신을 외치지만, 항상 성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성공하지 못한다고요? 조사해보면 혁신은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습니다. 예컨대 모토로라의 ‘이리듐’(지구 궤도에 통신위성을 띄워 전 세계를 단말기 하나로 통화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은 대단히 혁신적인 상품이었으나 엄청난 손실을 본 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왜 실패했을까요. 혁신의 마인드 세트 자체는 좋았는데 방법론에서 틀렸기 때문입니다.”

- ‘이리듐’의 실패는 1분당 3~4달러에 달하는 비싼 이용료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혁신 아이디어가 좋아도, 그것을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지요. 여기저기서 흔하게 나오는 혁신론이란 구태의연한 짓을 하지 말라는 막연한 목표와 방향만 제시할 뿐,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의 방법론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혁신은 실패가 많은 것입니다.”

- 그렇다면 블루오션 전략은 어떻습니까. 방법론을 제시해주나요.

“혁신의 방법론을 전략으로 펼쳐놓은 것이 블루오션입니다. 그냥 탁상공론이 아니라, 지난 120년간 인류 역사에서 시도됐던 의미 있는 혁신 사례들을 연구해서 옥석을 가리고 성공의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나와 마보한 교수가 함께 연구한 혁신 사례에는 국가·정부도 있고, 기업을 연구한 것도 있습니다. 방대한 사례연구를 통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블루오션 전략입니다.”

- 경쟁에서 이기려면 경쟁을 포기하라는 블루오션의 구호가 인상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순처럼 들립니다.

“저에겐 모순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만(웃음)…. 정작 모순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역사상 인물 중에서도 창의적인 사람을 존경하지 않습니까. 그저 남과의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좋아할지는 몰라도 마음속 깊이 존경하지는 않지요. 존경하는 것은 마하트마 간디처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고, 인류의 공익에 공헌한 사람입니다. 그러면서도 전략은 경쟁에만 포커스를 맞춥니다. 심지어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군사전략을 전략이라고 믿기도 합니다. 이게 모순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 머리는 ‘창조’에 가 있는데, 행동은 ‘경쟁’에 머물러 있다는 말씀이군요.

“창조적인 전략을 존경하면서도 시장(市場)은 경쟁전략이 풍미합니다.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역사를 연구해보자, 이렇게 된 겁니다.”

■ 동서양 역사 연구… 환경결정론자는 혁신 못해

- 무엇을 연구했나요.

“마보한 교수와 저는 지난 120년 동안 역사에 기록된 동서양의 혁신 사례를 조사해보았습니다. 왜 어떤 혁신의 시도는 성공하고, 다른 것은 실패할까, 그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연구했지요. 그 결과 전략적 사고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략적 사고에는 ‘환경결정론’과 ‘재구축주의’의 두 가지 패러다임이 있는데, 혁신에 성공하는 사람은 대개 후자였습니다.”

- 환경결정론이라고 하시면?

“결과가 환경에 좌우된다고 보는 패러다임이지요. 환경결정론자들은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늘 반복하는 패턴이 있습니다. 우선 환경을 분석하고, 두 번째로 경쟁자를 분석하고, 그러고 나서 어떻게 경쟁자를 이길 것인가를 따집니다. 즉 전략이 환경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환경에 의해 전략이 주도당합니다. 그러니 환경에 좌우되는 경쟁 전략밖에 나오지 않고, 잘못되면 환경 탓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사상 위대한 혁신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간디나 리콴유(李光耀)의 혁신이 어디 좋은 환경 덕이었습니까.”

- 그렇다면 재구축주의자는 어떻게 발상합니까.

“가치혁신을 통해 환경을 뛰어넘거나 아니면 아예 환경 자체를 새로 구축하는 겁니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이 그 예입니다. 스위스는 노동비용이 비싼 나라이고, 시계는 노동집약적 산업입니다. 하지만 스위스는 정밀성과 최고급품이라는 새로운 혁신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노동비용의 패러독스를 돌파했습니다. 이게 바로 블루오션 전략입니다.”

- 결국 경제적 이익, 즉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블루오션의 목적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만약 사람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면 블루오션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몬센토(미국의 초대형 식품회사)가 유전자 변형식품에서 실패한 것은 세계 인민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와 상품은 좋았으나 전략적으로 실패한 것이죠.”

- 사람들의 마음속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말인가요.

“전략이 성공하려면 상품도 좋아야지만, 기업이 고객과 사회에 보내는 리턴(답례)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겁니다. 상품을 파는 기업(혹은 정책을 파는 국가)과, 상품을 사는 고객, 그리고 그에 영향받는 세계 인민의 3자(者)가 모두 윈·윈(win win)을 해야 합니다. 이 세가지를 충족했을 때 비로소 블루오션 전략으로 성립할 수 있는 겁니다.”

- 블루오션 전략에 따라 전혀 새로운 비경쟁 시장을 창출해내더라도 다른 경쟁자가 똑같이 뛰어들면 도로 레드오션이 되는 것 아닌가요.

“그것은 상품 차원만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상품만 새로우면 블루오션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블루오션의 비판자들은, 설사 블루오션을 창출해내도 다른 사람이 내일 베껴먹으면 되니까 신기루다, 전략적 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짜 블루오션은 남들이 쉽게 베끼지 못합니다. 조금 전 말했듯이 블루오션이란 이익(profit)과 밸류(고객가치)와 피플(인류사회공헌)의 3가지 포지션을 동시에 연계시키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좁은 나라 사는 한국사람들 ‘경쟁의 레드오션’에서 살아
벤치마킹을 블루오션 착각

100가지 얼굴 가진 중국은 강한 부문 앞세워 반전 노려”


■ 구체적 방법 뒷받침 안되면 사상누각

- 요즘 세상엔 혁신이란 단어가 질릴 정도로 흔합니다. 누구나 습관처럼 혁신을 입에 올리곤 합니다.

“혁신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 이유를 저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것은 ‘세계적인 공급과잉’ 때문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세계 어느 산업, 어느 분야에서든지 뚜렷해졌습니다. 모든 상품이 범용화(汎用化)하면서 가격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구조적으로 레드오션, 즉 유혈의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 거의 대부분 산업 분야가 시장 포화로 고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은 갈수록 더 가속화됩니다. 세계의 소비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수요 사이드는 감속하는데 생산성은 높아져 공급은 확대됩니다. 장기(長期)로 봐도 출혈 경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조를 통해 유혈의 바다에서 벗어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 문제는 어떻게 혁신하느냐 하는 ‘하우(how)’에 달린 것 같습니다.

“1980년대에 품질관리(QC)가 유행했는데, 사실 품질관리 개념은 1970년대부터 있었습니다.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품질관리를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못했던 것이죠. 그랬던 것이 1980년대 들어 식스시그마(통계척도를 사용해 품질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과학적 품질혁신론) 같은 방법론이 나오면서 힘을 얻은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입니다. ‘가이젠(改善)’이며 ‘간반(看板) 시스템’ 같은 방법론을 빨리 개발함으로써 80년대를 풍미했지요. 이것이 방법론의 힘입니다. 방법론을 알아야 힘이 생기는 겁니다.”

- 블루오션 전략은 어떤 혁신의 방법론을 갖고 있습니까.

“블루오션은 사고(思考)의 패러다임이자, 사고방식(way of thinking)에 관한 전략입니다. 혁신의 마인드 세트(마음가짐)를 제시해주지요. 블루오션의 사고란, 이를테면 나라경제가 안 좋아도 나는 번영할 수 있다는 마인드 세트를 말합니다. 환경을 주어진 상수(常數)가 아니라 변수(變數)로 인식하고, 환경을 뛰어넘어 환경 자체를 재구축하는 마인드세트가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입니다. 블루오션 시티즌이냐, 레드오션 시티즌이냐는 그 사람의 인생 성취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 줍니다. 기업도,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 블루오션 전략이 각광받는 비결이랄까, 생명력은 어디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블루오션 전략은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조사의 결정체라는 점입니다. 블루오션 전략은 10년 이상의 학술 연구와 리서치에 근거해 정립됐습니다. 그 기간 동안 우리는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연구 결과를 학술지 등에 발표해 왔으며 이를 통해 학계의 검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두 번째 비결은 무엇입니까.

“연구 결과를 다양한 산업과 기업에 실제로 적용해보는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론뿐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분야에 적용 가능한 분석 툴을 개발했습니다. 보통 사례 연구는 특정 기업의 성과를 연구하는 사후(事後) 조사 분석을 통해 이뤄지지만, 블루오션은 비즈니스 현장에 직접 적용해본 뒤 그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학계와 비즈니스계 양쪽에서 호응을 얻는 것은 학술적 이론과 체계적 실행론 모두를 다루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일거에 도약하려는 중국

- 교수님은 요즘 중국 정부·기업계로부터 자주 초청을 받아 강연을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고성장을 질주하고 있는데 왜 블루오션 전략에 관심을 갖는 걸까요.

“중국이 글로벌 아웃소싱의 기지(基地)로서 고성장하고는 있지만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이미 레드오션 상황이 두드러지고 있고, 대기업은 브랜드가 없어 고심하고 있습니다. 레노버가 IBM의 PC 사업부문을 사들인 것도 이대로는 계속 성장할 수 없으니까 브랜드를 갖겠다는 전략이지요.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브랜드가 없다면 지금 같은 중국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저 마케팅만 갖고는 될 문제가 아닙니다. 블루오션 차원의 혁신적 도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중국 대기업들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 중국의 중소기업 부문이 이미 레드오션에 접어들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중소기업 분야는 대단히 경쟁이 격화돼 있습니다. 그 결과 마진율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중소기업 도산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성장 후에는 반드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지요. 실제로 중소기업 도산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걱정 때문에 중국에서도 블루오션이 각광을 받는 겁니다.”

- 기업도 기업이지만, 중국 정부부터 블루오션에 관심이 많지요.

“중국 정부의 당면 목표는 경제대국입니다. 중국은 지금 정치·군사대국이고, 경제적으로 성공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경제적인 ‘대국(大國)’은 아닙니다. 경제대국이 되려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저가·범용(汎用)이 아니라 하이퀄리티 브랜드 계열에 서야 합니다. 이런 경제발전 단계를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밟아가는게 아니라 일거에 뛰어넘겠다는 것이 중국의 국가 전략입니다. 로 퀄리티(저품질)에서 단숨에 하이 퀄리티(고품질) 경제로 도약하려는 과정에서 블루오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 확실히 현재 상태로 보면 중국이 정치·군사적 영향력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필적하는 정치·군사적 대국입니다. 북한 핵 사태에서 봐도 중국은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개발도상국입니다. 정치·군사와 경제가 언밸런스(불균형)이고, 그런 면에서 대단히 독특한 국가 포지션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로는 세계를 움직이지만 경제는 아직 취약합니다. 중국의 북쪽 지방에 가면 배를 곯는 사람들이 아직 많습니다. 경제와 정치파워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 것이냐, 이것이 중국 정부가 골몰해 있는 가장 절실한 과제입니다.”

- 중국 정부가 생각하는 해결법은 무엇입니까.

“대답은 한가지뿐입니다. 점진적으로 가서는 언제 도달할지 모릅니다. 경제발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가서는 언제 인민을 배불리 먹이고 국가의 프라이드를 갖게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중국 정치가들의 고민은 오로지 어떻게 하루빨리 경제적으로 도약해서 배고픈 인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치는 뭐하고 있느냐 하는 불만이 폭발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간 단계를 생략해 일거에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길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자주를 부르짖고 강화된 역사관을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 점진적 발전이 아니라 폭발적 도약을 이루겠다는 뜻이군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국 정부는 ‘자발적 혁신’을 유도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관(官)주도의 성장이었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주어가며 성장을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관이 손을 떼고 민간 부문이 스스로 하는 책임감을 심겠다는 것입니다. 도산돼도 놔두겠다는 거지요. 그러니 민간기업들이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경제발전 단계에 비추어 비교적 빨리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상당히 선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입니다.”


사진=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 중국, 하나의 우산 아래 100가지 얼굴이 공존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작년 초 내세운 ‘창신(創新)국가’의 슬로건이 바로 이런 ‘단숨에 도약’ 전략을 담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창신국가’라고만 하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의 ‘창신’을 ‘혁신’과 동일시해서 이노베이션 측면만 강조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창신’을 영어로 번역할 때는 self-initiated(자발적인)란 형용사가 붙습니다. ‘self-initiated innovation’, 즉 ‘자발적 혁신’이라고 해야 중국이 추구하는 창신전략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자발적이란 ‘스스로 하되 대신 책임도 지라’는 뜻이고, 혁신이란 ‘점진적 방법은 안 된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요컨대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시키겠다는 뜻이지요.”

- 이런 중국 정부의 창신국가론에 부응해 중국 기업들은 어떤 블루오션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까.

“기업에 따라 다릅니다. 대기업은 코스트 경쟁력에 의존하는 아웃소싱 마인드세트에서 탈피해 자기의 브랜드 세계를 키우려 합니다. 브랜드를 키우려면 마케팅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 경영철학과 경영 그 자체를 바꿔 세계적 명성을 얻으려 하는 거지요.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대로 싼 제품이 아니라 남이 안 하는 것을 해서 튀어야 하겠다고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공통점은 가격 경쟁력 일변도의 모방전략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입니다.”

- 요컨대 저가격·대량생산 전략에서 졸업하겠다는 얘기 같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팔로우업(후발기업)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선진국의 리딩기업을 벤치마킹해 가격은 낮추면서 베껴 먹는 전략이지요. 그러나 팔로우만 하다가는 결국 가격 트랩(함정)에 빠져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중국도 인식한 겁니다.”

- 중국의 본격적인 개혁·개방은 1990년대 들어서고, 10여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저품질·모방경제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다음의 발전 단계로 넘어간다는 게 놀랍습니다.

“중국이 지닌 지정학적인 특수성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중국이란 국가는 한 나라가 아닙니다. 중국에는 100개의 얼굴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곳은 풍요를 누리고, 어떤 곳은 밥을 굶습니다. 배고픔의 해결이 발등의 불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첨단 과학국가의 모습을 지녔습니다. IBM의 PC부문을 사들이고 야후 차이나를 사들이는 경제적 야심이 깃든 얼굴도 있습니다. 이런 100개의 다양한 얼굴이 하나의 우산 밑에서 공존하는 것이 중국입니다.”

- 요컨대 중국이 100가지 얼굴 중 ‘강한 부문’을 앞세워 일거에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 한다는 말씀인가요.

“뭐, 그런 얘기지요. 낙후한 부문을 떠받치느라 고민하면서도, 앞서 있는 기업들은 글로벌한 기업으로 키운다는 야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방경제가 살아 있는 지금 단계에서, 동시에 세계경영과 혁신경제를 추진할 수 있는 겁니다.”

- 중국의 다양성은 강점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중국이 폭발적인 저력을 지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면성 때문에 정치적 폭발성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다면성 문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블루오션이 국가경영에도, 기업에도, 국민혁신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블루오션이 각광받는 것은 이 때문일 겁니다.”

■ 한국이 샌드위치에서 벗어나려면

-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교수님의 ‘블루오션 전략’을 탐독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의 각종 혁신 드라이브를 보면 ‘혁신 지상주의’라고까지 할 만한데, 블루오션의 패러다임에서 보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노 대통령이 제 책을 읽어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저에겐 답변할 자격이 없는 것 같군요. (한국 정부의 혁신에 대해) 잘 모르니까 말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정부가) 혁신만 내세우지 말고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국민의 마인드 세트를 블루오션형(型)으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한국민은 어떤 마인드 세트를 지녔다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경쟁의 마인드 세트입니다. 한국은 나라가 좁고 인구가 많아 어렸을 때부터 경쟁이 체질화돼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쟁의식이 모든 사람의 머리 속에 박혀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창조적이어야 할 때도 경쟁 논리 차원에서만 사물을 봅니다. 어떻게 경쟁의 마인드 세트에서 창의의 마인드 세트로 바꾸느냐가 한국의 번영을 가르는 관건입니다.”

- 블루오션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 한국 경제와 기업이 처해 있는 상황은 어떻게 분석할 수 있습니까.

“아직 많은 기업이 경쟁자 벤치마킹 위주의 레드오션에 있거나 또는 생산성 개선 위주의 리엔지니어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세계적 추세를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이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벤치마킹 중심 사고를 깨고 나와 창조성 중심 사고의 경영으로 가야 합니다. 그것이 공급 과잉 시대에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치 창출을 여는 길입니다.”

- 만약 한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컨설팅을 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한 창조경영을 하라고 권하겠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도 여전히 생산성 향상이나 리엔지니어링을 통한 비용 절감 또는 품질 개선만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경쟁자의 몫을 한치라도 더 빼앗아올까 하는 레드오션의 발상입니다.”

- 창조적 도약을 못하고 점진적 개선에만 머물면 ‘샌드위치’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씀인데요.

“지금 같은 한국의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과 코스트 절감에만 의존한다면 아시아에서조차 중국과 일본 사이의 샌드위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생산성을 1~2% 높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점진적인 가치 개선이 아닙니다. 단숨에 블루오션으로 넘어가기 위한 전략, 즉 가치도약을 위한 창조 경영을 해야 합니다.”

- 구체적으로 무얼 해야 합니까.

“창조 경영으로 향하기 위한 방법으로 3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먼저, 생산성 향상 중심의 레드오션 사고에서 벗어나 창조 중심적 블루오션 사고로 전환해야 합니다. 둘째, 창의성을 실제 경영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법론이 많은 사람들에게 계몽되고 보급되어야 합니다. 셋째, 창조전략은 일부 기업가나 천재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누구라도 창의성 중심의 사고 전환을 통해 가능함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 어떻게 해야 온 국민을 창조적 마인드 세트로 무장시킬 수 있을까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도 있듯이 조직적 실행으로 크고 작은 성공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블루오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규모가 크고 야심찬 목표만을 겨냥할 게 아니라 다양한 블루오션 파일럿 테스트(선도적 실험)를 통해 우리도 새로운 부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창조역량이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이런 파일럿 테스트는 기업뿐 아니라 공공분야에서도 가능하며 필요합니다.”

- 창조의 역량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라는 말씀이군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창조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국 경제의 중심 패러다임을 ‘생산성 향상’ 내지 ‘품질 개선’에서 ‘창조’로 바꿀 수 있습니다.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경제, 블루오션으로 가는 겁니다. 분명한 것은, 블루오션의 사고방식과 방법론을 먼저 체득하는 나라가 21세기의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2006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모은 책 [블루오션의전략]의 저자인 김위찬 영국경영대학원 교수가 진정한 블루오션전략에 대해 설명하고있습니다. 블루오션은 전략적 사고방식이며 , 그냥 혁신이 아니라 혁신의 방법론이 핵심이라고 말합니다./전기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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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어 각국 정부·공공기관까지 ‘블루오션 파도타기’


싱가포르·덴마크눈 전략조직 만들고
삼성전자·신한은행은 이론 적극 수용

강혜구 ㈜비악 코리아 대표이사


블루오션전략을 출간한 이후 김위찬 교수의 인시아드(INSEAD) 연구실에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의 발길과 강연·자문 요청이 끊이질 않는다. 기업뿐 아니라 국가발전전략 수립에 조언을 구하려는 유럽·아시아·남미·북미 등 각국 정부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블루오션전략이 단순히 기업경영전략을 뛰어넘어 국가차원의 전략으로도 유효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지난해 11월 김 교수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한 해 동안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100대 성장기업에 대한 시상식으로 중국 경제계의 가장 큰 잔치 중 하나다. 이날 대미를 장식한 최고기업상 시상자는 놀랍게도 중국 정·재계 대표가 아닌 김위찬 교수였다. 그는 이날 창조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대뜸 중국 경제인들을 향해 “중국은 혁신이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또 숱한 혁신 실패 사례들을 나열하며 “그래도 혁신을 할 것이냐”는 역설적인 질문을 했다.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와 방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반어법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날 연설에서 창조와 혁신을 미래 전략의 기치로 내건 중국 정부의 ‘창신(創新)전략’에 대해 “가치창조가 없는 변화는 의미가 없으며, 블루오션전략은 저비용과 차별화를 동시에 적용하는 가치혁신에서 나온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행사 취재를 온 톈진방송 경제 시사 프로그램 사회자 양판 기자는 “김 교수의 연설은 창의력이 부족한 중국 기업인들에게 창조의 길을 열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오션전략은 기업 경영전략의 차원을 넘어 국가 미래전략 및 공공분야 조직혁신으로까지 응용·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덴마크·오스트리아·말레이시아 등은 이미 정부 차원의 블루오션전략 조직을 출범시켰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2004년 3월 15개 정부부처와 국영기업이 참여하는 정부 가치혁신단(VIAT)을 출범시키고, 국가 미래전략과 정책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없는 인구 500만의 소국(小國) 싱가포르가 인구대국인 이웃국가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채택한 전략이 블루오션을 응용한 창조전략이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산하의 치안행정혁신단(In-land security commission)이 저비용 고가치 창출을 골자로 한 가치혁신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세계 IT의 메카인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블루오션전략을 받아들여 비즈니스모델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즉 과거 신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한 기술혁신에서 가치혁신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하는 중이다.


최근엔 말레이시아가 블루오션전략을 국가 미래전략으로 도입키로 하고 김 교수를 총리와 부총리를 자문하는 ‘국가 자문관(country adviser)’에 위촉했다. 나집 말레이시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블루오션전략은 셰익스피어 명작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의 사고와 관행을 깨고 미래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가능하게 해주는 창조경영의 길은 블루오션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블루오션전략을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다. 1990년대 후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도로 시작된 가치혁신 프로그램 센터(일명 VIP 센터)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미 외국 언론에서 크게 보도한 바 있다. 세계적 경제전문지 포천은 VIP 센터를 미국의 NASA와 같은 곳이라 설명하며 삼성전자가 오늘의 위치로 성장한 데는 VIP센터가 있다고 보도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조직을 개편, 금융산업 블루오션 창출을 전담할 가치혁신본부를 설립했다. 경기도 공무원교육원을 비롯한 일부 지방자체단체들도 공공분야 저비용 고가치 블루오션 창출을 위해 블루오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쟁전략은 광대한 분석기법을 통해 레드오션에서 이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왔다. 반면 블루오션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누구나 열망하고 꿈을 꿨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이 없어 어렵고 리스크가 큰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블루오션전략은 먼 바다로 향한 여행에 대한 불안감과 위험부담을 줄여주고 블루오션 창출을 보다 확실하게 해주는 일종의 항해지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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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찬 교수는 누구


배종훈 고려대 경영대 교수


파리 주변에서는 보기 드문, 왕실의 사냥터였던 퐁텐블로 숲 옆에 인시아드(INSEAD)가 있다. 해질녘이면 학교에서 마을 중심에 위치한 성으로 가는 길은 저녁식당을 찾는 MBA학생들과 최고경영자 과정생들로 분주하다. 운이 좋은 날이면 직경이 일정한 둥근 안경을 끼고, 바삐 걸어오는 반백의 중년신사를 만날 수 있다. 김위찬 교수다. 유럽이든 미국이든, 경영대학원에서 한국인 경영학 교수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장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동시에 인정받는 한국인 경영학 교수를 만나는 일이란 더욱 어렵다. 인시아드 석좌교수인 김위찬 박사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히 갈리는 국제학술계와 국제실무계에서 동시에 환영받는 한국인 경영학 교수이다.


박사과정 졸업 후, 모교인 미시간대학에서 강의할 때만 하더라도, 김위찬 교수는 낯선 이름을 가진 한 명의 동양인 연구자였다. 5대호의 혹한을 보낸 후, 많은 동급생들이 미국 내의 다른 대학을 기웃거릴 무렵, 그는 낯선 블루오션을 찾아 나섰다.


90년대 초 강의중심에서 연구중심으로 변신을 꾀하던 인시아드대학이 국제경영학 분야에서 학문적 잠재력이 높은 젊은 연구자를 찾았다. 인시아드의 선택은 김위찬 교수였다.

이론도 인생도 모두 블루오션
정년보장 받고도 새 분야 도전


학자로서 김 교수의 경력은, 같은 연구자들이 보아도 화려하다. 경영학의 대표적 학술지인 AMJ(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MS(Management Science), OS(Organization Science) 등에 지속적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1992년에는 국제경영학의 최우수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엘드리지하인스상(Eldridge Haynes Prize)의 초대 수상자가 되었다.


다국적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하던 그는 정년보장(tenure) 심사를 통과한 이후, 두 번째 블루오션을 찾아 나섰다. 1997년 김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두 개의 논문을 발표한다. ‘가치혁신 : 고도성장의 전략적 논리(Value innovation :  The strategic logic of high growth)’와 ‘공정한 과정 : 지식경제에서의 관리방식(Fair process : Managing in the knowledge economy)’이다. 이 논문들은 지난 50년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발표된 최고 논문 중 하나로 꼽히며, 동시에 2005년 출간된 ‘블루오션전략(Blue Ocean Strategy)’의 모태가 된다.


김 교수의 가치는 시장의 평가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IT산업의 거품이 꺼진 이후,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은 교육투자와 관련한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고, 인시아드를 비롯한 대학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때 인시아드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다름아닌 김위찬 교수이다. 그가 개설한 최고경영자를 위한 단기 프로그램에 전문경영인들이 몰려들었고,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학교는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를 무엇보다도 남다르게 만드는 것은 그의 연구나 실천이 아니라 잠들어 있는 사람들의 열정을 깨우는 그의 강연이다. 퐁텐블로 거리에서든, 대형 강의실에서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금속성의 리듬이 일정한 목소리로, 김위찬 교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젊은이의 마음으로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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