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오늘이 삶의 마지막날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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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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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5.23)
그는 '암'이란 저승사자 덕분에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말했다.
"얼마전 택시를 탔죠. 젊은 택시 운전사가 '도박 때문에 아내와 이혼해서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다 들어주고 이렇게 말했지요. '저는 말기 암환자인데요, 아저씨는 저보다 건강하시니 앞으로 더 많은 생을 사실 수 있잖아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면 정말 성공하실 거예요."
순간 젊은 택시 운전사의 얼굴색이 변했다. 송씨는 자신의 조언에 감동한 그 운전사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의 꺼져가는 생명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진한의 '말기암 환자 송영혜씨의 '새 삶'' 중에서 (동아일보, 2007.5.19)
송영혜씨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말기암 환자인 그녀의 스토리를 접한 건 지난 토요일 저녁.
사무실에 들렀다 운동을 하고 귀가해 저녁식사를 한 저는 편안한 기분으로 소파에 누워 신문을 펼쳤습니다. 여유로운 주말에 경쟁이 붙은 신문들의 주말판을 보는 것은 요즘 저의 큰 즐거움입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이야기와 만났습니다.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는 올해 58세인 말기 암 환자입니다. 유방에서 생긴 암세포가 척수와 뇌로 번져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하기가 힘든 환자입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투병중인 그녀는, 그러나 밝은 얼굴로 남이 하는 이야기를 항상 잘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그래서 병원의 다른 환자들에게 "저 사람 암 환자 맞아?"라는 의문을 들게하는 환자라고 합니다.
그녀도 처음에는 불안, 분노, 절망 등 암환자가 거치는 전형적인 심리적인 과정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암'이라는 저승사자 덕분에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생활을 힘들어하는 젊은 택시 운전사에게 그녀가 해주었다는 말. "저는 말기 암환자인데요, 아저씨는 저보다 건강하시니 앞으로 더 많은 생을 사실 수 있잖아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면 정말 성공하실 거예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왔던 아들을 다시 찾은 것도 암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올해 서른세 살인 외아들은 엄한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한집에 살면서도 대화도 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요즘은 매일 애인같이 통화하고 지낸다고 했습니다.
"내일 내가 다시 눈을 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듭니다."
"남들이 그래요. 아직 젊고 할 일도 많은데 큰 병에 걸려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으니 불쌍하다고. 저도 비관했어요. 하지만 마음을 비우니 편해졌습니다.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에서 소중한 것을 더 많이 찾고 그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죽음'.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만, 대부분 의식적으로 외면하거나 아예 의식하지 못하며 살아갑니다. 불평과 불만은 늘어만 가고, 마음의 벽을 높게 쌓으며,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일들을 뒷전에 놓은채 사소한 일들에 마음을 썩이며 바쁘게 바쁘게 살아갑니다. 오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인지, 내 주변 사람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지... 인식하지 못하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영화의 한 인상적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1859년에 창립된 명문 웰튼 고등학교에 입학한 토드와 닐. 그들은 이 학교 출신인 키팅 선생(로빈 윌리암스)을 만납니다. 키팅은 아이들을 오래된 우승 트로피와 학교 선배들의 사진이 놓여있는 곳으로 데려갑니다. 벽에는 잘 생기고 건장한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이들의 단체사진들이 걸려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이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없습니다. 이제 모두 흙으로 돌아가고 없습니다.
유서를 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으면,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욱 겸손해지고 솔직해질 것 같습니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해지고, 오늘이 삶의 마지막날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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