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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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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나도 목사나 해볼까?!

임동섭
2007.09.05 00:24 1,240 3

본문

나도 목사나 해볼까?!

“나도 목사나 해볼까?” 옆자리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습니다. 목사인 저는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아니 요즈음 같이 목회가 힘들어 그만두는 분들이 있는데 어떤 분인데 목사가 되려고 할까 대단히 궁금했습니다. 옆을 보니 젊은이 둘이 진지하게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왜 목사가 되려는데?” “일주일에 설교 한번하고, 돈도 많이 받고, 언제나 양복 쏙 빼입고, 특히 아줌마 성도들에게 인기도 좋으니 목사같이 좋은 직업이 어디 있냐?” “그래도 설교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야! 너도 알다시피 내 말솜씨가 죽여주지 않냐?” “너의 입이야 말로 재미있기로는 거리의 약장사보다 낫고 그럴듯하기로는 변호사보다 낫지. 그건 그렇고 너 성경에 대해서 알기나 하냐?”

“성경은 한권이고, 변하지도 않는데 그저 몇 번 훑어보면 될 것이고, 그리고 인기 있는 큰 교회 목사들 보니까 성경이야기는 한 두 문장뿐이고 재미있는 세상이야기 뿐인데,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설교 좀 따오고, 요즈음 시사성 있는 주제에 대해서 논평한 것 중 그럴듯한 것 각색 좀 하고, 유머 난에서 재미있는 것 좀 따와서, 잘 섞으면 될 텐데 무엇이 걱정이냐?”

“그런데 목사 되려면 신학교 나와야 되는데, 너 3류 대학교 2학년 다니다 그만두었는데, 일하면서 언제 신학교 졸업 하냐?” “들어보니 미국에 850여 신학교가 있는데 원서만 내면 그냥 받아준다고 하더라.” “네 영어 실력이 뻔한데 어떻게 영어로 따라 가냐?” “바보같이 누가 영어로 공부한데. 한국말로 하는 신학교도 널려있는데.” “그래도 몇 년 썩어야 될 텐데.” “그거야 걱정 없어. 왜냐하면 통신으로 하면 되고 4학기 정도하면 졸업장 받을 수 있어.”

“목사 안수 받으려면 네 과거 다 들통 날 텐데?” “그러니까 미국 교단 목사에게 영어로 된 내 졸업장과 성적표 보여주고 목사 안수 받고 싶다고 하면 흔쾌하게 받아 주지.” “왜, 미국 교단에서 쉽게 안수해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 “왜냐하면 미국 사람들 돈만 알고 목사 되는 것 인기 없어. 그러니까 아무라도 목사 하겠다고 하면 쉽게 받아 주고, 자기는 교단으로부터 교회 개척했다고 실적 올라가니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지. 그리고 미국 교회 사람들은 목사 하겠다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기 때문에 염려 없고, 미국 교회는 방하나 빌려주면 되니까 큰 부담이 되지 않아.”

“그래도 그렇지 목사 안수 받았다고 해도 어느 교회가 너를 목사로 청빙 하냐?” “그러니까 개척해야지.” “개척하려면 장소도 있어야 하고 개척 멤버도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지 않냐?” “장소야 미국교회에서 방하나 빌리면 되고 개척 멤버야 통신으로 신학하면서 개척 멤버 만들면 문제없어.”

“교회 개척하면 바로 자립하기가 어려울 텐데.” “그러니까 자립할 때까지 당분간 집사람과 밤에 청소해야지.” “내 집 근처에 개척교회 목사 있는데 개척한지 몇 년이 지나도 목사 부인이 옷 수선하던데. 그냥 그대로 살지 뭐하려고 목사 되려고 하냐?”        

저는 듣다가 너무 안타까워서 참견을 했습니다. “저는 목사입니다. 옆자리에 앉아 있다보니 두 분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겸연쩍어 하면서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한국의 한 대기업의 간부사원으로 들어갈 때의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저를 인터뷰 하신 분이 물었습니다. “어느 파트에서 근무하시기를 원하십니까?” “저는 판매부서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이력서를 보니까 대학과 대학원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하셨는데 왜 판매부서에서 일하려고 하십니까?” “판매를 해보아야 회사를 잘 알 수 있고 판매 분야가 가장 힘든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경쟁회사의 판매담당 과장은 명문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했으며 마케팅 분야의 경험도 풍부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봅니까?” “열심히 공부하면서 따라 잡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그 동안 손해만 보라는 말이오? 회사는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연구실이나 컴퓨터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시든지 입사를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컴퓨터실에서 근무하겠습니다.”

“젊은 분들의 미래는 활짝 열려있습니다. 그렇다고 명예나 돈 때문에 준비 없이 아무 일이나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목사는 영적인 의사입니다. 의사는 먼저 환자를 살려내야 합니다. 그 후에 명예와 돈이 따릅니다. 목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목사는 먼저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놔두면 지옥에 갈 영혼을 예수님을 믿도록 전도하고 설교해서 천국에 가도록 인도하는 사명입니다. 목회는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목회를 기쁨으로 해야 합니다.”    

“맛있는 설렁탕 한 그릇을 먹기 위해서 한 시간을 운전해 찾아가는 세상입니다. 예배는 영혼이 죽고 사는 문제입니다. 조금 맛있는 설렁탕을 위해서도 자세히 알아보고 맛을 비교해 봅니다. 하물며 목사의 설교를 비교해 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목사가 되려면 온 몸을 던져야 합니다.”

“미국, 스롤리 블로트닉 연구소에서 발표한 ‘돈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라는 제목의 글이 좋아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500명 대상으로 부를 축적하는 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돈 버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조사 대상의 83%를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17%는 돈은 나중이고 하고 싶은 일을 최우선으로 하여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20년 후 1500명 중 101명이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그중 1명을 제외한 100명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 중에서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활력이 넘쳐 자신의 능력보다 더 많은 능률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놀라운 결과이었습니다.”

“공자도 이미 오래전에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고 설파한 적이 있습니다. 돈 보다 좋아 하는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부디 깊이 생각하고 미래의 직업을 결정하시기 바라며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덴버 콜로라도 / 72 응용물리)

댓글목록 3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7.09.05 09:03
옛날 젊은 시절 저도 인간사가 너무 싫어서 심각하게 신학교를 가는 문제를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br />
아마 누구나 양심 밑바닥에 가지고 있는 그 영원한 세계에 대한 응답,<br />
아니면 진리가 무언지를 고민하는 자들의 번민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br />
<br />
그런고민 한번도 안하고 살아 오신 분들은 고만 읽으시고<br />
<br />
오늘날 참으로 신학교를 안가길 얼마나 잘 했는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br />
왜냐면 신학교만 졸업하고 엉터리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잇으면서<br />
뭐가 잘못된지도 모르고 달려갔을 저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br />
<br />
하나님 앞에 엎드리고 더더구나 목회자, 사실 이말도 정확한 성경적 해석은 아닙니다만<br />
목사는 교사입니다(주일학교 교사 말구) 즉 가르치는 은사를 받은자인데<br />
이 은사가 하느님으로 부터 나와야지 신학교 나왔다고 할 수 있다면 큰 착각이라는 것을 알기에<br />
그 길을 가진 않은데 대해 안도 하고 있습니다.<br />
<br />
예시된 청년의 말처럼 성경한번 제대로 안읽었기에 주말 토요일 된다면<br />
설교준비하느라 바쁘신 분들 보기에 정말 딱합니다.<br />
그럴길래 이곳 모 교회 목사님의 설교가 서울 어떤 교회 목사 설교를 베껴서 하다가 교회가 둘로 갈라지는데<br />
지대한 공헌을 했더랬지요. 그런분은 차라리 출발을 말았더라면, <br />
온몸으로 설교하시는 분들은 목회자의 삶 자체가 설교이자, 성도들이 본 받을 자기 간증이 되어야 될 것 같은데<br />
이런것들이 억지나 자기 노력으로 되나요?<br />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인친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습이지요.<br />
<br />
엉터리 목사님들, 성경 한구절 처음에는 읽고 성경말씀은 빠지고 <br />
온통 세상의 철학이야기 역사 이야기 시사 이야기 잡탕으로 깔고 <br />
고걸 어떻게 교묘하게 마지막에 성경에 끼워 마춰 결론 내느냐로 가는데<br />
성경 알맹이는 빠지고 세상이야기 한참 한 꼴이지요<br />
그런 곳에 앉아서 아멘 은혜요 하면서 십일조 내시는 분들 보면 그돈 아깝습니다<br />
못사는 나나 적선 해주면 감사하다 소리나 들은텐데<br />
<br />
우리 임목사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속에 사로잡힌 자로서,<br />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교사로서 크게 쓰임 받으시길 바랍니다

김진수님의 댓글

김진수 2007.09.05 12:58
목사님, 참 좋은 말씀입니다. <br />
특히 억만장자가 된 사람 중 1명을 제외한 100명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 중에서 나왔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윤학님의 댓글

윤학 2009.03.05 05:44
임목사님, 문장가로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기실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읽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깊은 울림의 글이었습니다. <br />
가톨릭다이제스트 윤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