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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기본으로 돌아가자

김진수
2008.05.13 23:03 96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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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딸의 봄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13살 되는 딸과 같이 프로리다의 올란도에 있는 한 골프스쿨에서 3일 단기 코스를 다녀왔다. 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나도 나의 골프 핸디캡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으므로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한번 받고 싶었다.

골프스쿨에서 제일 먼저 한 것은 5번 아이언을 가지고 공을 치는 것이었다. 교관은 나의 스윙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은 후 그의 방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나의 스윙을 보여주었다. 전에도 경험이 있었지만 그 비디오를 보는 것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프로 선수들과 비교하여 보여줄 때 나의 스윙은 내가 보기에도 형편이 없었다. 심지어 골프를 배운지 얼마 안 되는 내 딸 보다도 자세가 형편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에 몇 차려 있었던 교습과는 좀 달랐다. 전에는 주로 교관이 나의 잘못을 지적하면 그가 하라는 대로 따라하는 방식을 취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교관이 교정을 하라고 하면, 나는 그 이유를 질문하고, 교관은 나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여 주었다. 첫 번째 지적을 받은 것은 나의 어드레스 자세가 너무 서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미국 사람의 평균에 비하여 키가 작은 편이기에 선 자세를 취하노라고 말하였다. 교관은 나에게 스키를 탈 때 왜 우뚝 선 자세를 취하기보다 약간 구부린 기마자세를 취하는 지를 나에게 물었다. 나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안정된 자세를 하기 위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골프도 몸의 균형과 안정된 자세가 무엇 보다고 중요함으로 일관된 게임을 하기위해서는 반드시 기마자세를 취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하여 주었다. 그리고 다른 것은 이 자세를 기본으로 하여 그 위에 행하여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지적은 나의 그립이 너무 스트롱한 그립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기에 릴리즈가 제대로 되지 않아 치킨윙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는 나에게 뉴트럴 그립을 잡으라고 말하여 주었다.

스윙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하던 방법에서 새로운 방법을 취하는 데는 어려움이 수반되었다. 그러나 나는 교관의 말을 믿기로 하였다. 만약 내가 새로운 방법으로 전과 비슷한 점수만 나온다 하더라도 나의 자세를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그 동안 점수는 80대 중반이었지만 나의 스윙자세를 보고 사세가 멋있다고 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도 점수는 비록 좋더라도 스윙자세가 나쁜 사람을 보면 마음 속으로는 별로 그 사람을 존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스윙을하니 가끔은 매우 잘 맞았고 그 맞는 감촉이 매우 좋았다. 교습 마지막 날 나는 새로운 방법을 이용하여 전과 비슷한 점수를 낼 수가 있었다. 나는 집에 돌아와 매일 새로운 방법으로 연습을 시작하였다. 드디어 지난 주 토요일 회사의 친선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하였다. 물론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생의 몇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첫 번째는 어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골프의 가장 기본인 선 자세와 그립에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쉽게 한계에 도달하고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교훈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는 이유가 왜 그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책에 그렇게 하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 했거나, 처음 배울 때 교관이 하라는 대로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왜 그렇게 하여야 하는지 그 근본 이유를 몰랐거나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기억으로는 처음 골프를 배울 때는 분명히 기마자세를 취하는 것과 뉴트럴 그립을 잡도록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이 잘 맞지 않자 나는 그 현 상태에서 조금씩 변형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변형이 몇 차려 반복하고 나서 나중에 비디오로 나의 스윙을 보았을 때는 처음 교육받은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스윙을 하고 있었다. 내가 만약 그 이유를 처음부터 알았었더라면 그 기본에서 크게 멀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 번째 교훈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교관은 나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만 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나의 잘못된 자세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것을 인정하고 그 원인을 알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솔직히 이야기 하고 그의 충고를 받아들었던 것이다.

네 번째 교훈은 전의 나쁜 습관에서 새로운 습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맛을 조금이라도 맞보기 시작하면 그전의 나쁜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내가 만약 새로운 방법을 하는데도 새로운 쾌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면 그전의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바른 사회인이 되기 위하여 질서를 배우고, 바른 신앙인이 되기 위하여 믿음을 배우고, 바른 경영인이 되기 위하여 경영 윤리를 배운다. 그러나 그 배운 지식은 외적인 조건에 의하여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교통법규를 위반하게 되며, 빨리 성공하기 위하여 정도를 따르지 않으며, 회사가 어려움 격을 때 납세의 의무에 불성실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지 않았을 지라도 우리는 조금씩 그 기본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이 기본을 지켜야하는 진정한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 진정한 이유를 설사 머리로는 알고 있더라도 가슴으로는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세금을 내야하는 이유가 이 세상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가 있으며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음을 알 때 우리는 납세의 기본 의무를 지킬 수 있을 것이며,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님이 나에게 복을 주시기 위함을 알 때 고난이 오더라도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본에 충실할 때, 우리는 존경받는 사회인이 될 것이며, 신실한 신앙인이 될 것이며, 크게 성공하는 존경받는 기업인이 될 것이다.

댓글목록 5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8.05.14 17:04
맞는 말씀입니다<br />
기본이 튼튼해야 모든게 제대로 되는데<br />
그래 얼마를 치셨길래 회사에서 메달리스트가 되셨나요?<br />
실력을 한번 봤으면 쓰겠구먼 기회가 있어야지

김진수님의 댓글

김진수 2008.05.14 22:18
그날은 운이 좋은것도 있어서 버디를 3개나 해서 81(파 71)을 첬지요. 아니 그런데 생전 처음 버디(birdie)들 세번이나 했더나 Bird 가 화가 났든지 달아가면서 똥을 한바탕 나의 바지에 싸고 갔지요. 기분이 나빠서 그 홀을 다블보기를 했지요.

김승태님의 댓글

김승태 2008.05.16 20:19
먼저 스윙을 고쳤다니 다행 입니다. 작년 동문 골프때 함께 라운딩해서 스윙을 본적이 있지요. 그때 내가 본 김회장의 스윙은 분명 문제가 있었읍니다. 당시 상당히 좋은 점수를 내고 있다고 들었었지만 언젠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찾지못해 고생좀 하시겠다고 여겼었지요. 맞습니다. 모든 운동은 기본이 충실하게 되어 있어야 문제가 발생시 그 원인을 찾을수 있지요. 저도 처음 골프를 배울때 손목을 많이 쓰시는 프로에게 배워 몇년간을 고생 했는데 결국 제 스스로 스윙을 바꾸었읍니다, 누군가가 그 프로도 나중에 자기 스윙을 바꾸었다고 제게 알려 주더군요. 스윙을 바꾸면 한참 고생을 하셔야 될텐데 그방 적응 하시는것을 보니 운동 신경이 상당히 좋으신것 같네요. 정말 공감하는 글 이었으며 더 좋은 성과 기대 하겠읍니다.

김진수님의 댓글

김진수 2008.05.17 01:03
김승태 동문님의 의중을 그때 알았습니다. 다음에는 점수는 보장하지 못하지만 변화된 스윙은 보여드리겠습니다.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8.05.19 16:02
스윙이 좋으면 점수는 절로 따라오는 거 아닌가벼?<br />
폼도 좋고 점수도 좋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이거 일석 이조구만요<br />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