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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해와 달 그리고 배

김진수
2008.09.22 18:03 1,049 2

본문

오늘은 우리 회사가 1년에 한번씩 고객을 위하여 특별한 콘퍼런스를 하는 마지막 날이다. 올해는 플로리다의 마이애미비치의 Loews 호텔에서 3일간 열리고 있다. 나는 아침 5시 반에 잠에서 깨어났다. 새벽 6시 일출을 보기위하여 나는 바닷가로 나갔다. 나는 정확한 일출 시간을 몰랐다. 동녘이 조금은 밝아왔지만 아직도 사면은 캄캄하였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나의 얼굴을 스쳤고 파도소리 또한 나의 귀을 즐겁게 하여 주었다. 매우 상쾌한 새벽이었다.

6시 15분 갑자기 주위가 밝아 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동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동쪽으로 행한 나의 그림자였다. 이상한 생각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보름의 둥근달이 구름 속에서 낮을 내밀고 있었다. 달빛에 의한 그림자였던 것이다. 달빛 때문에 나는 해가 돋기 시작한 것으로 착각하였던 것이다.

조금 실망은 하였지만 나는 계속하여 동쪽을 응시하기 시작하였다. 6시 30분, 나는 동쪽에서 해가 구름 속에서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은 5분이 지나도록 그 크기 시기와 위치가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해라고 생각했던 그 빛 속에서 나는 조그마한 파란불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본 것은 해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닷가에서 떨어져 있는 나를 향하여 정면으로 향한 유람선에서 나오는 빛들이 모여서 생겨난 것이었다.

7시가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동녘 하늘은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명백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달은 달빛을 잃고 그림자를 낼 수가 없었으며 배에서 흘러나오던 빛은 거의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7시 5분 드디어 해는 바다의 수평선을 뚫고 올라오려고 하였지만 구름이 마지막을 방해하였다. 나는 반원 모양의 해를 떠오르는 것을 보기를 원했지만 그름이 그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순간 7시 13분, 해는 그 구름위로 떠올랐고 둥근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강한 햇빛으로 인하여 해를 직접 바라 볼 수도 없었다.

우리는 시련의 밤을 지나면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다보면 가끔은 달빛을 보고 해에서 나오는 빛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비록 달이 빛을 발한다고 해서 아침이 오게 할 수는 없다. 또한 우리는 해를 너무나 기다리다 보면 배에서 나오는 빛을 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배에서 나오는 빛도 진정한 해가 나왔을 때는 빛을 잃어버리고 자기의 형체를 드러날 수밖에 없다.

요사이 같이 깊은 밤을 지날 때는 새벽이 절실히 기다려지지만 서두른다고 하여서 아침이 빨리 오지는 않는다. 우리는 파도소리와 바닷바람을 즐기면서 서두르지 말고 아침을 기다리는 지혜를 배워야한다.  

댓글목록 2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8.09.22 20:19
아이고 우리 김진수 동문님이 멀리 가 계시구먼요<br />
참 마일리지 하나는 끝내 주게 쌓이 것구먼요<br />
좋은글 잘 일고 지나 갑니다<br />
이번 골프대회는 일요일이라 또 건너 뛰것구먼<br />
언제 그 싱글 폼을 한번 보나?

최강일님의 댓글

최강일 2008.10.20 11:46
그래도 달 정도를 해로 착각하는것은 이해가 가는데 배를 착각하는 일도 비일비재한것 같습니다.<br />
잘 읽었습니다. 김진수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