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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난 고 " 김 병 연 " 선 생 5부

이중우
2009.04.15 19:11 1,249 1

본문


7. 인 생 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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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빈 촌
盤 中 無 肉 權 歸 菜 ( 반중무육권귀채 )        廚 中 乏 薪 禍 及 籬 ( 주중핍신화급리 )
婦 姑 食 時 同 器 食 ( 부고식시동기식 )        出 聞 父 子 易 衣 行 ( 출문부자역의행 )
밥상에 고기 없이 채소 반찬이 판을 치고 부억엔 땔 나무 없이 울타리가 녹아 나누나
며느리 시어머니는 한 그릇 밥을 나눠 먹고 부자간에 나들이 할 땐 옷을 바꾸어 입는구나.
( 해 설 )
궁핍한 집안 살림을 묘사한 시이다. 밥상에 오른 것이라곤 온통 나물 반찬이요. 그나마 밥이 모자라
고부간에 한 그릇의 밥을 나눠 먹는다. 또한 나들이 때 외출복이 없어 부자가 낡은 한 벌의 옷으로
번갈아 입어야 하는 서글픈 현실의 시.

( 2 ) 촌 가
光 黑 器 皿 虞 陶 出 ( 광흑기명우도출 )       色 紅 麥 飯 漢 倉 陳 ( 색홍맥반한창진)
平 明 謝 主 登 前 途 ( 평명사주등전도 )       若 思 經 宵 口 味 辛 ( 약사경소구미신 )
새까만 그릇들은 우나라 때 구운건가 새 빨간 보리밥은 한나라 때 곡식인가
떠날때 주인에게 고맙다고 말 했지만 간밤 일 생각하면 암만해도 입맛이 쓰네.
( 해 설 )
난고가 금강산을 떠나 여러 날 산 속을 헤매다가 화전민의 초가를 발견하고 하롯밤
재워 줄 것을 청 허였다. 그러자 주인은 선선리 그를 재워 주었고 다음날 아침 까지
먹여 주었다. 그 그릇하며 보리밥이 그렇게 초라 할 수가 없었다.
난고는 주인의 그 정성에 감복하여 그 집을 떠나면서 지은시 .
( 3 ) 환 갑
披 坐 老 人 不 砂 人 ( 피좌로인불사인 )       疑 是 天 上 降 神 仙 ( 의시천상강신선 )
膝 下 七 子 皆 爲 盜 ( 슬하칠자개위도 )       偸 得 天 桃 獻 壽 宴 ( 투득천도현수연 )
저기 앉은 저 노인네 사람 같지 아니하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인가 하노라
슬하에 일곱 자식이 모두 도독놈인것이 하늘에서 복숭아를 훔쳐다가 잔치를 빛내누나.
( 해 설 )
난고가 환갑 잔치에서 시 한 수를 써 주었더나 주인이 그 시를 보고 맨발로 뛰어나와 그를 맞이 하였다.
처음 한 행 " 사람 같지 아니 하다 " 구절에선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놀라고 욕을 하였다가 두번째 행
"신선이 내려 온 것 같다" 의 구절에선 감탄을 하였다. 그리고 세번째 " 일곱 자식이 모두 도적 " 이라는
구절에선 마지막이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 했으며 아지막에 " 천도 복숭아를 훔쳐다가 환갑 잔치를 빛낸다"
라는 시구에선 모두가 박수를 치며 술를 권하였다. 이 시에서 난고의 재치와 천재성이 엿 보인다.

( 4 ) 돈
周 遊 天 下 皆 歡 迎 ( 주유천하개환영 )       興 國 興 家 勢 不 輕 ( 흥국흥가세불경 )
去 復 還 來 來 復 去 ( 거복환래래복거 )       生 能 捨 死 死 能 生 ( 생능사사사능생 )
세상에 돌고 돌아도 너나 없이 환영하고 나라와 가문을 일으키니 그 위세가 대단하다
온 것 같으면 어느새 가고 또 어느새 다가오니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구나.
( 해 설 )
기생 매화가 돈에 팔려 갔다는 퇴기의 말을 듣고 돈의 위력에 새삼 놀라며 돈으로 가문을 일으키기도 하고
몰락 하기도 하는 세태의 풍자시.
( 5 ) 술에 관 하여
千 里 行 裝 付 一 柯 ( 천리행장부일가 )       餘 錢 七 葉 尙 云 多 ( 여전칠엽상운다 )
囊 中 戒 爾 深 深 在 ( 낭중계이심심재 )       野 店 斜 陽 見 酒 何 ( 야전사양견주하 )
천리를 지팡이 하나로 떠 돌다보니 남은 돈 일곱 닢이 오히려 많은 편이라
너 만은 주머니 속 깊이 간직하려 했건만 술 집 앞에 이르니 어쩔 것이냐.
( 해 설 )
난고는 언제나 빈 털터리로 떠 돌아 다니면서 술집 만은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이치와 같을 것이다. 술 이야 말로 그에게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친구였던 것이다.


( 6 ) 이름만 훈장 이라
山 村 學 長 太 多 威 ( 산촌학장태다위 )       高 着 塵 冠 삽 唾 投 ( 고착진관삽타투 )
大 讀 天 皇 高 弟 子 ( 대독천황고제자 )       尊 稱 風 憲 好 봉(벗)主( 존칭풍헌호봉주 )
산골 훈장이 위엄을 떨쳐가며 낡은 관 높이 쓰고 가래침 뱉아대네
고작 높은 제자가 <<사략>> 읽는 아이요 가깝다는 친구는 풍헌영감 이더라.
每 逢 망 字 憑 衰 眼 ( 매봉망자빙쇠안 )      輒  到 巡 杯 藉 白 鬚 ( 첩도순배자백수 )
一  飯 횡堂 生 色 語 ( 일반횡당생색어 )      今 年 過 客 盡陽 주洲 ( 금년과객진양주 )
모를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 주석에선 늙었노라 술잔을 먼저 받네
서당 밥 한 그릇에 생색 내며 하는 말이 금년 과객 모두가 양주 사람 이라네.
( 해 설 )
지친 다리를 쉬어 갈겸 난고는 행인에게 절이나 서당을 묻고, 성미재라는 서당으로 향 하였다.
엤날에는 절이나 서당 같은데서는 낫선 사람 이 챃아와 도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미풍 양속이
있었다 한다.  20리 길를 걸어 도착하니 낡아 빠진 유관을 쓴 훈장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거만하게
묻는다.   < 댁은 어디서 오는 길손이요 >  < 양주에서 오는 사람이며, 하롯밤 신세를 지려고 들렸읍니다 >   < 양주 ?….엊그제도 양주 손님이 하나 다녀갔는데 또 양주에서 왔다고?…..
아무튼 이리로 들어 오시오 >       다행이 쫓아내지는 않을 모양이나, 매우 귀찮게 여기는 태도였으며 서당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책을 보고 있으나 모두 하나같이 천자문이나 계몽선습을 읽는 조무래기 뿐이고, 고작 큰 아이라는것이 겨우 사략(史略)을 읽을 정도 였다.
사략을 읽고 있던 한 아이가 책을 들고와 < 선생님 이게 무슨 글자 입니까 ? >  하고 묻는다.
난고가 얼핏 넘겨보니 동일 요(繞)라는 글자였다. 그러나 훈장은 아무리 보아도 알수 없는지
별안간 눈을 비비며  < 내가 돋보기가 없어서 눈이 보이지 안는구나. 내일 돋보기 가지고와서 가르켜 줄 터이니 그리 알라. >  하고 그냥 넘어간다.  그러면서 서당을 지어준 풍헌 영감에게는 방귀 냄세도 달콤 하다고 아첨을 하니, 난고가 이모양을 보고 지은시.

댓글목록 1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9.04.16 06:50
선배님 내용을 읽어 보니 그 시절에 꽤나 이름이 유명해서 알아 보는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 있었던 모양입니다<br />
후세에 사람들이 알아 준줄만 알았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