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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난 고 " 김 병 연" 선생 6부

이중우
2009.04.16 12:36 1,480 0

본문

( 7 )   새 색시의  만장


遇 何 晩 也 別 何 催  ( 우하만야별하최 )       米 卜 其 欣 只 卜 袁  ( 미복기흔지복원 )

祭  酒 惟 餘 醮 日 釀  ( 제주유여초일양 )      襲 依 仍 用 嫁 時 裁  ( 습의잉용가시재 )

만나기는 늦었는데  이별이 왜 급한고                    기쁨은 못 누리고 슬프기만 하구나

젯상에 부은 술은 혼인 때의 술이요                       수의로 입은 옷은 시집 올때 옷이네.


窓 前 舊 種 小 桃 發  ( 창전구종소도발 )       簾 外 新 巢 雙 燕 來  ( 렴외신소쌍연래 )  

賢 否 卽 從 妻 母 問  ( 현부즉종처모문 )       其 言 吾 女 德 兼 才  ( 기언오녀덕겸재 )

창가엔 복사꽃 간간이 피어 있고                          발 넘어 등우리엔 제비가 나는데,

딸의 성품 어떠냐고 장모에게 물으니                    < 재주는 그만 이라> 울면서 대답하네.


     (  해 설 )

김삿갓이 어느 산골을 넘어 가고 있는데 너무도 애달프고 구슬픈 곡소리가 들려, 따라가 보니 초라한 오두막집에 40세 가량 되어 보이는 사나이와 50이 넘었을 듯싶은 노파가 부등켜 잡고 울고있는데, 시체를 눈여겨 보니 20 살도 채 못 돼 보이는 색시가 아닌가.
시체를 부등켜 안고 울고 있던 사나이가 얼굴를 들고 김삿갓을 보더니 울음 섞인 목소리로
< 시집온지 열흘도 못 된 내 색시가 죽었다우.  사십이 넘어 가까스로 장가를 들었는데, 새 색시가 죽었으니 이를 어쩌면 좋수 !! >     인생 무상이니, 인생은 초로 같다드니…….
그 처럼 허무한 죽음이 어디 있으랴 !!!!
장모는 상여채를 붙잡고 따라오며 슬픈 넉두리는 < 아이고, 아이고, 내 딸이 죽다니 !
말씨도 곱고 재주도 많은 아이 였는데, 아이고, 아이고, 내 딸이 죽 다니 !!>
난고는 그 광경을 차마 보고만 있응수가 없어, 즉석에서 읆은시로, 극락 세계에 갔으리라
굳게 믿으며 서민들의 슬픔을 지나치지 않는 김삿갓을 좋아 하나보다.



        ( 8 )   산 속의  경치

一 步 二 步 三 步 立  ( 일보이보삼보립 )     山 靑 石 白 問 問 花  ( 산청석백문문화 )

若 使 畵 工 摸 此 景 ( 약사화공모차경 )    其 於 林 下 鳥 聲 何  ( 기어림하조성하 )

걸음 마다 발 멈추며 눈을 둘러 보니        푸른 산 흰 돌 사이 간간이 꽃이로다.

그림쟁이 불러다가 이 경치 그려 본들       숲속의 새 소리야 무슨 수로 그릴꼬.

    (  해 설 )

길을 걷다보니 멀리 산에는 신록이 우거져 있고, 산 골짜기에서는 골짜기마다 옥 구슬 같이 맑은 물이 좔좔 흘러내리는 소리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산에 피었던 꽃은 절로 떨어지도 꾀꼴새는 이산
저 산에서 피를 토하듯 극성스럽게 울고 있는것이 아닌가.  
김삿갓은 눈앞의 경치에 황홀하게 도취해 읆은시로 “ 돈주고 살 수 없는것이 있듯 화가가 그릴수 없는  (새 소리 ) 것이 있다”




     ( 9 )  금 강 산에서 읊은 이태백


靑 天 有 月 來 畿 時  ( 청천유월래기시 )  我 今 停 盃 一 問 之  ( 아금정배일문지 )

人 攀 明 月 不 可 得  ( 인반명월불가득 )   明 行 却 興 人 相 隨  ( 명행각흥인상수 )


하늘에 달이 떠 있기 몇몇 해 던고      내 이제 술잔 들고 물어 보노라

사람이 달에는 오를수 없으나     달은 저절로 사람을 따라오네.



    (  해  설  )

김삿갓이 그토록 바라던 금강산에 도착하니 산 골짜기에서는 구슬처럼 맑은 물이 기운차게 흘러 내리고, 주위에는 온갖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어서, 어디를 보아도 선경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금강산 속의 나무들이 근심 걱정도 없이 무럭 무럭 자라난 귀 공자 처럼 기품이 있어 보였다.
그뿐이랴.  나무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조차 염불소리,목탁 소리와 함께 어울려서 들려 오는것이 아닌가.      < 아아. 금강산은 산과 물만이 좋아서 명산이 아니라, 염불 소리와 목탁 소리와 물 소리,바람소리가 함께 어울리는 << 교향앋의 전당 >> 이기도 하구나 >
예로부터 금강산에는 절 이 많기로 유명 하였고, 그림 같은 선경 속을 정신없이 걸어가다 문득 눈을 들어보니, 저 멀리 산 봉우리 위에 하얀 반달이 걸려 있었다.
걸음을 걸어가니 달은 사람을 따라 오는것만 같아, 난고는 이태백의 시를 연상 하면서 읆은 시.





     ( 10 )    금 강 산  내 눈 앞에  있노라니


欲 識 金 剛 眞 面 目  ( 욕식금강진면목 )   夕 陽 須 上 憩 惺 褸  ( 석양수상게성루 )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시에, 금강산의 참된 면목을 알려거던 석양 무렵에 게성루에 올라와 보라.  라는 말이 있다.

게성루 위에서는 금강 1 만 2 천봉 중에서 47 개의 산 봉누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것이 특색이다.
김삿갓은 게성루에 올라서서 사방을 두루 살펴 보았다.  과연 남쪽으로 보이는 것은 능허봉(凌虛峰)과 영랑봉 (永郞峰) 등이요, 동쪽으로 보이는 것은 일출봉(日出峰)과 월출봉(月出峰) 등이요, 북쪽으로
보이는것은 백옥봉(白玉峰)과 옥선봉(玉仙峰) 등등 이여서 그야말로 장관 그것 이었다.
  처음에는 높다란 산 봉우리 몇개만 인 줄 알았는데, 유심히 살펴보니 높은 봉우리를 사이 사이로
낮은 사 봉우리들이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타나 보이는것이 아닌가.
더구나 구름이 흘러감에 따라 산 봉우리들은 자꾸만 생겨났다, 없어졌다 하므로 김삿갓은 즉석에서시 한수를 읊는다.




一 峰 二 峰 三 四 峰  ( 일봉이봉삼사봉 )    五 峰 六 峰 七 八 峰  ( 오봉육봉칠팔봉 )

須 수 更 作 千 萬 峰  ( 수수갱작천만봉 )    九 萬 長 天 都 是 峰  ( 구만장천도시봉 )

하나 둘 셌 네 봉우리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봉우리

삽시간에 천만 봉이 새로 생겨나        하늘 아래 모두 산 봉우리 뿐 이로다.



泰 山 在 後 天 無 北  ( 태산재후천무북 )    大 海 堂 前 地 盡 東  ( 대해당전지진동 )

橋 下 東 西 南 北 路  ( 교하동서남북로 )    杖 頭 一 萬 二 千 峰  ( 장두일만이천봉 )


태산이 가려 북쪽은 하늘이 없고          눈 앞은 바다여서 땅은 동쪽 끝이네

다리 아래 길은 사방으로 통 해 있고     1만 2천 봉이 지팡이 끝에 매달렸네.







   ( 11 )    금 강 산  귀 면 봉


綠 靑 碧 路 入 雲 中  ( 록청벽로입운중 )     褸 使 能 詩 客 住 공  ( 루사능시객주공 )

룡 造 化 含 飛 雲 瀑  ( 룡조화함비운폭 )      劒 精 神 削 揷 天 峰  ( 검정신삭삽천봉 )


푸른 산길 더듬어 구름속에 들어오니    다락이 좋아 시인의 발길을 멈추네

용의 조화인가 폭포 소리 요란한데      칼날 같은 산 들이 하늘에 꽂혔구나.

    (  해 설 )

울울 찿창한 송림 사이에서는 학의 무리가 너울 너울 춤을 추며 날아 다니고 있고, 눈앞의 풍경이 너무나도 황홀하여 잠시 무아경에 잠겨 있는데, 홀연 어느 암자에서 한 낮의 종을 요란스럽게 쳐 갈겨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삿갓은 눈을 활발히 뜨며, 읊은 즉흥시.



(12 )  금 강 산 도  무 명



仙 禽 白 畿 千 年 鶴  ( 선금백기천년학 )     澗 樹 靑 三 百 丈 松  ( 간수청삼백장송 )

僧 不 知 吾 春 睡 惱  ( 승부지오춘수뇌 )     忽 無 心 打 日 邊 鍾  ( 홀무심타일변종 )


날아가는 저 학들은  몇 천 년 되었으며       높이 솟은 청송들은  몇 백 자나 되는고

졸고 있던 이 내 심정  스님이 알 길 없어     한 낮에 종을 쳐서 사람을 놀라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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