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칼럼] 난 고 " 김 병 연" 선생 7부
이중우
2009.04.1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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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3 ) 진 묵 대사의 시
금강산 구경을 시작한 김삿갓은 인맥을 따라빽운암 이라는 절에 공
허 스님을 찿아 간다.
이 스님을 알려준 백씨가 기별을 하였는지 공허 스님은 김삿갓을 보자 대뜸 이렇게 묻는다.
< 선생은 시를 잘 지으신다고 들었읍니다. 나 하고 시짓기 내기를 한번 해 보실까요 ? >
아닌 밤중에 홍두께도 분수가 있지 댓 바람에 시짓기를 하자는 것은 상식에 벗어나는 짓이다.
생각에 따라서는, 사람을 깔보고 함부로 덤비는 수작 이였으나 공허 스님에게는 이상하게도 그와 같은 불쾌감은 추호도 느끼지 않았던 난고 이다. 이런 만남을 시작으로 하여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지기 시작하고 어느날에는 함께 곡차를 마시며 시를 논 하니 공어 스님이 문득 시를 한수 읊어 주는것이다.
天 衾 地 席 山 爲 枕 ( 천금지석산위침 ) 月 燭 雪 屛 海 作 樽 ( 월촉설병해작준 )
大 醉 居 然 仍 起 舞 ( 대취거연잉기무 ) 却 염 長 袖 掛 崑 崙 ( 각염장수괘곤륜 )
하늘은 이불, 땅은 깔개, 산은 벼개요 달은 촛불, 구름은 병풍, 바다는 술통이라
크게 취해 거연이 일어나 춤을 추니 긴 소매에 곤륜산이 걸릴까 걱정이네.
( 14 ) 공허 스닌과 의 시회
어느덧 공허 스님과 정이 두터워진 김삿갓은 백운암에 거처하며 금강산을 마음대로 구경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날 아침에 공허 스님과 함께 입석봉 구경을 가게 되었는데, 공허 스님은 입석봉 꼭대기에 올라서자 김삿갓에게 이런 제안을 해 오는 것이 아닌가.
< 삿갓 선생 ! 우리가 오늘은 여기서 시짓기 내기를 한번 해 볼까요 ?>
< 하하하. 공허 스님은 시를 짓기가 그렇게도 즐거우시옵니까 ? >
< 사람은 시 짓는 훈련을 쌓을 수록 머리가 맑아지는 법 이랍니다. 시는 구래서 귀하다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나 시를 아무리 짓고 싶어도 상대할 시인이 있어야 말이죠. 오늘은 천만 다행하게도 백아가 종자기를 만남 셈이니, 우리 피차간에 거문고를 마음껏 타 보자는 말씀 입니다 >
< 좋읍니다. 스님께서 먼저 읊으십시오. 그러면 제가 화답을 하겠읍니다 >
< 내가 한줄을 읊을테니 선생도 나의 시와 대조가 되는 시를 한 줄씩만 읊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공허 스님은 산 밑에 떠 돌아 가는 그름을 그윽히 굽어 보다가
朝 登 立 石 雲 生 足 ( 조등입석운생족 )
아침에 입석봉에 올라오니 구름이 발 밑에서 생겨나네
참으로 실감 나는 즉흥시였다.
김삿갓은 산 밑네 황천담이 있었던 것이 머리에 떠 올라
暮 飮 黃 泉 月 掛 唇 ( 모음황천월괘진 )………
저녁에 황천담의 물을 마시니 달이 입술에 걸린다.
공허 스님은 그 화답을 듣고, < 참으로 기가 막히는 대구 올시다 >
그리고 시야를 들러보고 다시 다음과 같이 읊는다.
澗 松 南 臥 知 北 風 ( 간송남와지북풍 )
소나무가 남으로 누웠으니 북 풍 임을 알 수 있다.
김삿갓 이 다시 화답 한다.
軒 竹 東 傾 覺 日 西 ( 헌죽동경각일서 )
대 그림자가 동쪽으로 기울렀으니 석양 임을 알수 있소.
공허 스님이 또 가로되.
絶 壁 雖 危 花 笑 立 ( 절벽수위화소립 )
깍아 지른 절벽에도 꽃은 피어 웃고 있네.
김삿갓이 화답 하기를
陽 春 最 好 鳥 啼 歸 ( 양춘최호조제귀 )
봄은 더없이 좋아도 새는 울며 돌아가오.
공허 스님이 가로되
天 上 白 雲 明1 日 雨 ( 천산백운명일우 )
하늘 위의 흰구름은 내일엔 비가 될 것이오.
김삿갓이 또 화답한다.
岩 間 洛 葉 去 年 秋 ( 암간낙엽거년추 )
바위 사이의 낙엽은 작년 가을 것이로다.
얼마나 멋 드러진 조화 인가 ! 공허 스님의 얼굴에 환희의 빛이 넘쳐 오르며
影 浸 綠 水 衣 無 濕 ( 영침록수위무습 )
그림자가 푸른 물에 잠겼건만 옷은 젓지 않소.
공허 스님의 시에는 선미 ( 禪味 ) 가 넘쳐 흐른다.
그림자가 물에 잠겨도 옷은 젓지 않는다니, 얼마나 기발한 시상 인가.
그러나 김삿갓의 화답도 그의 못지 않으니, 이에 화답 하기를
夢 踏 靑 山 脚 不 苦 ( 몽답청산각불고 )
꿈에 청산을 답사 했건만 다리는 고달프지 않네
공허 스님도 이에 화답 하기를
靑 山 買 得 雲 空 得 ( 청산매득운공득 )
청산을 사고 보니 구름은 절로 얻어 지오.
김삿갓이 절로 화답 하기를
白 水 臨 來 魚 自 來 ( 백수임래어자래 )
맑은 물가에 오니 물고기가 절로 따라 오오.
공허 스님이 돌 한 덩어리를 굴려 내리며 다시 읊는다.
石 轉 千 年 方 到 地 ( 석전천년방도지 )
산에서 돌을 굴리니 천 년 만에야 땅에 닿소.
김 삿갓이 즉석에서 대꾸 한다.
峰 高 一 尺 敢 摩 天 ( 봉고일척감마천 )
산이 한 자 만 더 높으면 하늘에 닿았겠소.
공허 스님은 거기까지 어울리다가, 감흥을 억제할 길이 없는지 김삿갓의 손을 움켜 잡으며
< 삿갓 선생 ! 우리가 오늘에야 만난 것이 너무도 늦은 감이 없지 않구료. >
금강산 구경을 시작한 김삿갓은 인맥을 따라빽운암 이라는 절에 공
허 스님을 찿아 간다.
이 스님을 알려준 백씨가 기별을 하였는지 공허 스님은 김삿갓을 보자 대뜸 이렇게 묻는다.
< 선생은 시를 잘 지으신다고 들었읍니다. 나 하고 시짓기 내기를 한번 해 보실까요 ? >
아닌 밤중에 홍두께도 분수가 있지 댓 바람에 시짓기를 하자는 것은 상식에 벗어나는 짓이다.
생각에 따라서는, 사람을 깔보고 함부로 덤비는 수작 이였으나 공허 스님에게는 이상하게도 그와 같은 불쾌감은 추호도 느끼지 않았던 난고 이다. 이런 만남을 시작으로 하여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지기 시작하고 어느날에는 함께 곡차를 마시며 시를 논 하니 공어 스님이 문득 시를 한수 읊어 주는것이다.
天 衾 地 席 山 爲 枕 ( 천금지석산위침 ) 月 燭 雪 屛 海 作 樽 ( 월촉설병해작준 )
大 醉 居 然 仍 起 舞 ( 대취거연잉기무 ) 却 염 長 袖 掛 崑 崙 ( 각염장수괘곤륜 )
하늘은 이불, 땅은 깔개, 산은 벼개요 달은 촛불, 구름은 병풍, 바다는 술통이라
크게 취해 거연이 일어나 춤을 추니 긴 소매에 곤륜산이 걸릴까 걱정이네.
( 14 ) 공허 스닌과 의 시회
어느덧 공허 스님과 정이 두터워진 김삿갓은 백운암에 거처하며 금강산을 마음대로 구경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날 아침에 공허 스님과 함께 입석봉 구경을 가게 되었는데, 공허 스님은 입석봉 꼭대기에 올라서자 김삿갓에게 이런 제안을 해 오는 것이 아닌가.
< 삿갓 선생 ! 우리가 오늘은 여기서 시짓기 내기를 한번 해 볼까요 ?>
< 하하하. 공허 스님은 시를 짓기가 그렇게도 즐거우시옵니까 ? >
< 사람은 시 짓는 훈련을 쌓을 수록 머리가 맑아지는 법 이랍니다. 시는 구래서 귀하다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나 시를 아무리 짓고 싶어도 상대할 시인이 있어야 말이죠. 오늘은 천만 다행하게도 백아가 종자기를 만남 셈이니, 우리 피차간에 거문고를 마음껏 타 보자는 말씀 입니다 >
< 좋읍니다. 스님께서 먼저 읊으십시오. 그러면 제가 화답을 하겠읍니다 >
< 내가 한줄을 읊을테니 선생도 나의 시와 대조가 되는 시를 한 줄씩만 읊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공허 스님은 산 밑에 떠 돌아 가는 그름을 그윽히 굽어 보다가
朝 登 立 石 雲 生 足 ( 조등입석운생족 )
아침에 입석봉에 올라오니 구름이 발 밑에서 생겨나네
참으로 실감 나는 즉흥시였다.
김삿갓은 산 밑네 황천담이 있었던 것이 머리에 떠 올라
暮 飮 黃 泉 月 掛 唇 ( 모음황천월괘진 )………
저녁에 황천담의 물을 마시니 달이 입술에 걸린다.
공허 스님은 그 화답을 듣고, < 참으로 기가 막히는 대구 올시다 >
그리고 시야를 들러보고 다시 다음과 같이 읊는다.
澗 松 南 臥 知 北 風 ( 간송남와지북풍 )
소나무가 남으로 누웠으니 북 풍 임을 알 수 있다.
김삿갓 이 다시 화답 한다.
軒 竹 東 傾 覺 日 西 ( 헌죽동경각일서 )
대 그림자가 동쪽으로 기울렀으니 석양 임을 알수 있소.
공허 스님이 또 가로되.
絶 壁 雖 危 花 笑 立 ( 절벽수위화소립 )
깍아 지른 절벽에도 꽃은 피어 웃고 있네.
김삿갓이 화답 하기를
陽 春 最 好 鳥 啼 歸 ( 양춘최호조제귀 )
봄은 더없이 좋아도 새는 울며 돌아가오.
공허 스님이 가로되
天 上 白 雲 明1 日 雨 ( 천산백운명일우 )
하늘 위의 흰구름은 내일엔 비가 될 것이오.
김삿갓이 또 화답한다.
岩 間 洛 葉 去 年 秋 ( 암간낙엽거년추 )
바위 사이의 낙엽은 작년 가을 것이로다.
얼마나 멋 드러진 조화 인가 ! 공허 스님의 얼굴에 환희의 빛이 넘쳐 오르며
影 浸 綠 水 衣 無 濕 ( 영침록수위무습 )
그림자가 푸른 물에 잠겼건만 옷은 젓지 않소.
공허 스님의 시에는 선미 ( 禪味 ) 가 넘쳐 흐른다.
그림자가 물에 잠겨도 옷은 젓지 않는다니, 얼마나 기발한 시상 인가.
그러나 김삿갓의 화답도 그의 못지 않으니, 이에 화답 하기를
夢 踏 靑 山 脚 不 苦 ( 몽답청산각불고 )
꿈에 청산을 답사 했건만 다리는 고달프지 않네
공허 스님도 이에 화답 하기를
靑 山 買 得 雲 空 得 ( 청산매득운공득 )
청산을 사고 보니 구름은 절로 얻어 지오.
김삿갓이 절로 화답 하기를
白 水 臨 來 魚 自 來 ( 백수임래어자래 )
맑은 물가에 오니 물고기가 절로 따라 오오.
공허 스님이 돌 한 덩어리를 굴려 내리며 다시 읊는다.
石 轉 千 年 方 到 地 ( 석전천년방도지 )
산에서 돌을 굴리니 천 년 만에야 땅에 닿소.
김 삿갓이 즉석에서 대꾸 한다.
峰 高 一 尺 敢 摩 天 ( 봉고일척감마천 )
산이 한 자 만 더 높으면 하늘에 닿았겠소.
공허 스님은 거기까지 어울리다가, 감흥을 억제할 길이 없는지 김삿갓의 손을 움켜 잡으며
< 삿갓 선생 ! 우리가 오늘에야 만난 것이 너무도 늦은 감이 없지 않구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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