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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동문칼럼] 난 고 " 김 병 연" 선생 9 부

이중우
2009.04.18 17:48 1,337 0

본문



( 24 )   화 전  놀 이


   김삿갓이 평양에 갔을때의 일이다.  평양은 < 기생의 고장 > 인지라, 노기들 끼리 모여 화전 놀이를 하고 있는데, 냄세가 좋아 그냔 지나치지 못하고 합류를 하니 그것이 단순한 화전 놀이가 아닌 < 시 짓기 화전놀이 > 라는 것이다.   < 화전 놀이 >란 무엇 일까 ?  그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매우 풍류적인 봄 놀이다.
  소금물로 반줏한 찹쌀 가루로 전병을 부칠때에, 진달래 꽃으로수를 놓아 부쳐 먹는 놀이 이다.
꽃 시절이면 시인 묵객들이 시회(時會)를 할때에 흔히 이용하는 놀이이며, 기생들은 김삿갓을 반가이 맞이하며 화전과 술을 내어 놓으니 김삿갓이 고맙다는 뜻으로
<즐거운 시회에 불청객이 훼방을 놓나 지송하게 되었소이다.  여러분이 시 짓기 화전놀이를 하셨다니, 나도 고맙다는 뜻으로 화전 놀이에 대한 옛날의 시를 한수 적어 놓고 가겠소이다>
하고 다음과 같은 시 한수를 적어 놓으니


鼎 冠 탱 石 小 溪 邊 ( 정관탱석소계변 )   白 粉 淸 油 煮 杜 鵑   ( 백분청유자두견 )

雙 著 挾 來 香 滿 口  ( 쌍저협래향만구 )    一 年 春 信 腹 中 專( 일년춘신복중전 )


솔를 돌로 괴어 놓은 개울가에서             흰 가루를 기름에 튀겨 전병을 부치다

저로 집어 넣으니 입에는 향기가 가득       한 해의 봄 소식이 뱃소게 전해오네.






   ( 25 )  태 산  과  바다


太 山 不 讓 土 壤  ( 태산불양토양 )              河 海 不 擇 細 流  ( 하해불택세유 )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시양 하지 않고    바다는 조그만 샘물도 가리지 않는다.






     ( 26 )   서산 대사  1

서산 대사가 전쟁을 끝내고산으로 돌아오는길에 향로봉 정상에서 넓은 세상을 굽어 살펴보며 다음과 같은 시를 읊은 적이 있다 한다.


萬 國 都 城 如 艤 질  ( 만국도성여의질 )      千 家 豪 傑 若 醯 鷄  ( 천가호걸약혜계 )

一 密 明 月 淸 虛 枕  ( 알밀명월청허침 )      無 限 松 風 韻 不 제齊  ( 무한송풍운불제 )


만국의 서울은 개미 집 이요                  천가의 호걸은 하루살이로다

달빛 밝은 창가에 허심히 누웠으니        무한한 솔 바람  끊임 없이 불어오네.

호걸 다운 시 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무업 (無業) 이라는 요승(妖僧)은 서산대사의 명성을 시셈한 나머지, < 그 시는 역적을 도모한 시 >라며 당국에 보고를 하는 바람에 서산대사는 일시 옥에 갇혔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서산대사의 사람됨을 잘 알고 있는 선조대왕은 그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그의 시를 칭찬하고, 친히 묵죽 한폭을 그려주며, 다음과 같은 어제시( 御製詩)도 한수 써 넣었다.

葉 自 毫 端 出  ( 엽자호단출 )                根 非 地 面 生  ( 근비지면생 )

月 來 無 見 影  ( 월래무견영 )                風 動 不 聞 聲  ( 풍동불문성 )


잎은 붓 끝에서 나옸고                       뿌리도 땅에서 나온것이 아니요


달이 비쳐도 그림자가 없고                  바람이 불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오.




   ( 27 )   서 산  대 사  2


서산 대사가 최후까지 거처 했다는 원적암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걸려 있는데, 그 시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무아지경에 몰입해 있었는가를 가히 짐작할수 있는 일이다.


山 自 無 心 碧  ( 산자무심벽 )                              雲 自 無 心 白  ( 운자무심백 )

其 中 一 上 人  ( 기중일상인 )                           亦 是 無 心 客  ( 역시무심객 )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구름은 스스로 무심히 희구나

그 가운데 앉아 있는 한 사람                             그도 또한 무심한 길손이로다.





( 28 ) 서 산  대 사    3


서산 대사는 묘향산에 침거 하며 많은 제자들을 가르ㅕ서, 85세로 세상을 떠날 때에는 도를
깨달은 제자만도 70여명 이나 되었다.  그는 원적암에서 세상을 떠나게 되자, 많은 제자들을 모아놓고 거울을 들여다 보며 다음과 같은 계송을 읊었다.

八 十 年 前渠 是 我  ( 팔십년전거시아 )     八 十 年 後 我 是 渠( 팔십년후아시거 )

팔십년 전에는 네가 나 였는데                     팔 십년후에는 내가 너로다


   모든것을 깨닫고 나면 결국은  모두가 < 무 (無) >의 세계가 아니겠느냐 하는 뜻으로, 또한 운명하기 직전에, 최후로 다음과 같은 임종게(臨終偈)를 읊었다.


生 也 一 片 浮 雲 起  ( 생야일편부운기 )              死 也 一 片 浮 雲 滅  ( 사야일편부운멸 )

浮 雲 自 體 本 無 實  ( 부운자체본무실 )          生 死 去 來 亦 如 然  ( 생사거래역여연 )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 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테가 없는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다.


  이상과 같은 임종게를 읊고 나서,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하고 잠 들듯 세상을 하직 했다.




   ( 29 )   호 롱 불  과   책


揖 路 小 年 云 誰 某  ( 읍로소년운수모 )         探 依 老 슬 動 知 渠  ( 탐의노슬동지거 )

可 憐 南 浦 垂 간竿 處  ( 가련남포수간처 )        不 見 風 波 浪 費 저  ( 불견풍파낭비저 )

길에서 인사 하는 소년 누구인지 모르겠네       옷을 뒤져 보아도 움직여야 이를아네

가련타 이 늙은이 낚싯 대 드리워도                  물결이 보이지 않아 미끼만 빼앗기리.




    ( 30 )    사람의  근심은 끝도 없으니


인생은 즐겁게 살 수 있는 비결은 욕심을 버리는 일이라 했다.  그래서 생겨난 시 인가 ?
  사람의 욕심응 나무라는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生 年 不 滿 百  ( 생년 불만백 )      常 懷 千 歲 憂  ( 상회천세우 )

晝 短 苦 夜 長  ( 주단고야장 )       何 不 兼 燭 遊  ( 하불겸촉유 )

벡 년도 다 못 살고 줒는 인생 이건만     항상 천 년의 근심을 안고 살아가노라

낯은 짤고 밤은 하도 기니         어찌 촛불을 밝혀 놓고 놀지 않으랴.




( 31 )   그 림 자

김삿갓은 산골길을 쓸쓸히 걸어가며,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그림자 라는 것은 광선을 받기에 따라 형태가 여러 가지로 변한다.  해를 향해 걸어오면 그림자는 뒤에서 따라오고, 해를 등지고 걸어오면 그림자는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림자 라는것은 언제던지 자기를 따라 다니는 충실한 친구임에 틀림이 없다.
김삿갓은 길을 걸어가며 < 그림자 > 라는 제목의 시 한수를 읊었다.

進 退 隨 농 莫 汝 恭  ( 진퇴수농막여공 )      汝 농 酷 似 實 非 농  ( 여농혹사실비농 )

月 斜 岸 面 驚 魁 壯  ( 월사안면경괴장 )      日 年 庭 中 笑 矮 容  ( 일년정중소왜용 )


오나 가나 너는 항상 나를 따라오는데     서로가 비슷해도 네가 나는 아니로다

달빛 받아 길어지면 기괴한 꼴이 되고     한 낯에 뜰에 서면 난장이꼴 우습구나.



枕 上 若 尋 無 覓 得  ( 침상약심무면득 )      燈 前 回 顧 笏 相 逢  ( 등전회고홀상봉 )

  心 雖 可 愛 終 無 言  ( 심수가애종무언 )      不 映 光 明 去 絶 종  ( 불영광명거절종 )


베개 베고 누우면 찿아볼 길 없다가도      등잔 뒤를 돌아보면 다시 만나게 되네

탐탐히 사랑해도 너는 끝내 말이 없고       빛이 없는 곳에서는 종적 조차 감추네.



   ( 32 )   사람의 욕심 이란


김삿갓은 문득 욕심이 없이 살아 갈수는 없응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자연계에는 욕심 이라는 것이 없으니 그러기에 어떤 시인은 이런 시를 읊은 일이있다.

水 流 心 不 競  ( 수유심불경 )        雲 在 意 俱 遲  ( 운재의구지 )

물은 흘러도 앞을 다투지 않으며    구름은 있어도 서로 뒤지려 한다.


김삿갓이 어느 댁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옆 자석의 사람이 폭음을 하며 년거푸 한숨을 토해낸다.
사연을 들어보니, 친구에게 1000 냥의 돈을 빌려, 처음에 800 냥을 갚고 나머지 200 냥을 갚은뒤
차용증서를 달라 하니,  전에 800냥을 갚을때의 어떤 증표도 받지 않은것을 , 친구가 역 이용하여 나머지 800 냥을 주면 차용증서를 준다고 하니 , 꼼작 없이 또 800냔 이란 돈을 지불 해야만 되었다.
삿갓은 사또에게 가서 암행어사 인척하고, 친구를 잡아들이고, 그 집안에 있던 금,은 보화를 앞에 놓고
<네 놈은 산적이 틀림 없다. 이 모든 장물과 돈은 양민 한테 강탈한 것인즉, 또한 산적의 두목이 자백 했으니, 너는 산적의 부하 임으로, 이 돈의 출처를 대라 >
친구는 사실대로 친구가 800냥을 갚은 돈이라 실토를 하여 차용증서를 되돌려 받았다.  너무나 고마워
사례를 하려하나 삿갓은 극구 거부하니 민망헤 하실래 옆전 몇 닢만 받아들고, 길를 떠나는데 벌써 해 가 저물어 잘 곳이 마땅치 않았다. 자기 친구가 이 근처에 집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 하여 도착하니, 숫을 구워
살아가는 초라한 움막 이었다.  방이 좁아 세명이 잠을 자려 하니 발를 뻗을수도 없고, 몸을 돌릴수도 없어
삿갓은 잠을 이룰수가 없어, 잠 자기를 포기 하고, 뒷 산에 올라달 구경을 하고 있는데, 세벽이 가까이 오자
문득 배가 고파 왔다. 그리하여 달를 우러르며 시를 지었다.



天 高 萬 里 不 擧 頭  ( 천리만리줄거두 )       地 활 千 里 不 宣 足  ( 지활천리불선족 )

五 更 登 樓 非 翫 月  ( 오갱등누비완월 )       三 朝 벽 穀 不 求 仙  ( 삼조벽곡불구선 )


하늘은 만 리로 높건만 머리를 들수 없고         땅은 천 리 로 넓건만 다리를 펼 수 없네

오 밤중에 다락에 오름은 달 구경 아니오       사 흘을 굶은 것은 신선이 되려 함이 아니다.  


**** 2부 맨 밑에 방랄의 시 중에  숫자 시가 있을 것 입니다.****

즉  二 十 樹 下  三 十 客….  삼십은 설흔의 뜻도 있으며, 설 익은 혹 서글픈 인생을 표현
한것 같고,  五 十 은  쉰으로 쉰 ( 쉬어버린 ),   七 十 ….칠십 혹 일흔.. 밝음을 하다보면
이른 ( 이런 )세상으로 표현 한것 같군요.  얼마나 재치 있는 수사시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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