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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 삼성그룹 사장출신 인사의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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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7 15:08 1,30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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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UN.COM 인용)

《생존력》조용상 전(前) 삼성투자신탁증권 사장
직장 사람들끼리의 식사 자리. 음식이 늦게 나오자 참다못한 상사가 소리쳐 재촉한다. 부하는 조용히 말없이 앉아 있다. 아주 사소한 하나의 장면일 테지만 《생존력》(나무한그루)의 저자 조용상(62)씨는 말한다. "졸병은 졸병다워야 하는데 이렇게 점잖게 미소 짓고 있는 부하는 소리 없이 상사의 뇌리에서 제거되고 있는 겁니다."

이번엔 상사의 질책을 듣는 자리. 부하 직원이 마지못해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고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때부터 상대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부하의 실책보다 사과하는 태도에 더욱 화가 난다. "깨질 때는 확실하게 승복하고, 질책하는 사람이 죄의식이 안 들도록 터지고 밝은 모습을 보이면 잘못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되지요."

조용상씨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종합무역상사·금융회사 등 30여년에 걸친 조직생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1973년 제일모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삼성물산 동경지사장, 삼성생명보험 부사장(재무영업부문 총괄), 삼성투자신탁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기획 및 관리 전문가로서 경향신문사 사장(2003~2006년)을 맡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기업의 부침과 많은 인물들의 성공과 좌절을 지켜보았던 그는 10여년 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생존'이란 화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승진이든 성공이든 일단 조직에서 살아남아야 가능하니까요. 출세했다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보니 애초부터 훌륭한 리더십을 갖추거나 성공의 빛이 보였던 게 아니더군요. 아등바등 살다 보니,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식으로 절박하게 매달리다 보니 거기까지 간 것이지요."

직장과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들을 담은 책을 염두에 두고 50대 중반 이후 틈틈이 자료를 모았다. 느낌 한두 줄씩 적어 놓은 메모만 2000개가량 쌓였다. "골프도 덩치 비슷한 사람에게 배워야 늘듯" 자기계발서도 한국의 조직 문화와 동양적 사고에 바탕을 둔 내용이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에는 원론적인 '구구절절 옳은 말씀'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례와 조언들이 많다.

가령, 성공하는 남자들의 옷차림과 관련해 그는 "마누라가 추천하거나 잡지 등에서 얘기하는 옷을 따라 입으면 십중팔구 실패한다"고 말한다. "옷에 관한 한 무난하고 눈에 띄지 않아야 합니다. 옷 잘 입는다는 평을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일은 좀 그렇다는 이상한 평도 반드시 같이 따라옵니다." 대신 넥타이로 멋을 내면 된다.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여러 덕목 중에 '친화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아래에 있을 때는 윗사람을 잘 만나야 하고 무조건 따르고 잘 배워야 한다. 따지고 비판하고 험담하고, 그것이 습관 되면 버림받는다. 한마디로 "성공은 좋은 성격이 8할"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성격이란? "남 험담할 줄 모르고, 여기저기 끼는 데는 많지만 자기주장을 크게 펴지 않으며, 어느 조직에서도 리더가 되지는 않으나 리더가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일순위이고…."

그는 "아마 삼성그룹 사장단 출신 중에 이런 책(처세서) 낸 사람은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성공의 길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유치하고 아주 작은 내용일지라도 늘어놓았다. 내가 못한 것을 적어 놓았기에 '후회서(書)'쯤 되는 책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인 그는 '행복'을 잊지 않도록 당부했다. "바빠서 아무것도 못했다고들 합니다. 바쁘다는 것이 성공을 의미하진 않지요. 인생길을 제대로 맛보고 즐길 수 없다면 무엇 하러 그 고생하며 힘들여 올라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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