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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총성 없는 종자 전쟁!

임동섭
2009.09.10 20:47 1,176 2

본문

총성 없는 종자 전쟁!

        매운 고추의 대명사로 알려진 청양 고추는 1983년 중앙종묘가 개발한 품종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국내의 대표적 고추 산지인 경북 청송과 영양의 앞 글자를 딴 청양 고추는 신토불이(身土不二) 먹거리의 대표주자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청양 고추는 토종과 외국종이 반반씩 섞인 혼혈이다. 아버지 쪽은 베트남 고추를, 어머니 쪽은 제주 재래종 고추를 계통 선발해 우수한 양친(兩親) 종자를 키워냈다. 이로써 내병성(耐病性)이 강한 베트남 고추의 매운 맛과 제주종의 아삭거리는 맛을 모두 갖춘 명품 교잡종(交雜種ㆍ성질이 다른 것끼리 교배해 새롭게 태어난 품종)이 태어날 수 있었다.
        현재의 청양고추 종자는 국적 불명의 상품이라 할 수밖에 없다. 토종 종자회사였던 중앙종묘가 IMF 당시인 1998년 멕시코 종자회사인 세미니스(Seminis)에 인수합병 됐고, 세미니스는 2005년 1월 미국의 거대 종자회사인 몬산토(Monsanto)에 다시 인수합병 됐다. 더욱이 현재 청양고추 종자를 생산, 판매하는 세미니스코리아가 청양고추 종자를 중국 산둥 성에서 채종(採種ㆍ씨 만들기)한다는 사실에 이르면 청양고추의 국적이 무엇인지 헷갈린다. 우리 농부들이 우리 땅에 씨를 뿌려 키우긴 하지만 청양고추의 족보에서 토종이라는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식량위기 탈출 튤립이 가장 비쌌을 때 가격은 얼마였을까? 화폐가치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튤립 한 뿌리 가격이 무려 집 여섯 채 가격이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21세기 들어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엄청난 자본과 조직으로 무장한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세계 종자시장에 깊이 뛰어든 상황. 전 세계 상품 종자의 82%가 특허로 묶여 있는데, 이 중 67%가 몬산토(Monsanto), 듀폰(Dupont), 신젠타(Syngenta) 등 10대 종자회사가 점유하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종자 산업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이며, 2007년 기준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6%로, OECD 30개국 중 26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하위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무, 배추 종자도 50% 이상 수입 산이다. 양파, 당근, 토마토는 80% 이상 일본산이다. 또한 쌀을 제외한 옥수수, 밀, 콩 등 잡곡 자급률은 5% 미만에 머물고 있는데, 이로 인해 외국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 1, 2 위인 홍릉 종묘, 중앙종묘는 미국기업, 서울종묘는 일본에 국내 5대 종묘 회사 중 4곳이 외국기업 소유이다. 이미 한국 종자시장의 70%를 이들이 점령하였다.
        이들이 갈고 닦고 있는 주 무기는 종자가 다음 해에는 싹이 트지 않도록 유전자조작하는 "터미네이터 기술", 그리고 자사의 농약을 뒤집어써야만 싹이 트도록 유전자조작하는 "트레이터 기술"이다.
        터미네이터 기술이란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농부들은 한번 씨앗을 사고 나면 그 후에는 그들 스스로 씨앗을 거두고 퍼뜨리고 농사를 계속해서 지어왔다. 자본 축적이 목적인 종자회사로서는 '어떻게 하면 농부들이 매년 종자를 사서 쓰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염원에서 탄생한 것이 터미네이터 기술(Terminator Technology)이다. 이 기술은 한번 뿌려 재배한 식물에서 나온 2세대 씨앗을 다시 쓸 수 없도록 차단해 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이다.
        그런데 이러한 씨앗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적 씨앗이다. 누가복음 8장을 보면 예수님의 씨 뿌리는 비유를 하셨다. 씨 뿌리는 자가 길가에, 바위 위에, 기시떨기에, 옥토에 뿌렸는데 옥토에 뿌려진 씨앗만이 결실했다는 내용이다. 예수님은 여기에서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고, ‘땅은 마음’이라고 하셨다. 좋은 땅에 나쁜 씨앗이 뿌려지면 나쁜 열매를 맺게 된다. 우리의 마음에 유전자 조작이 된 영적인 씨앗이 뿌려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또한 세상적인 사상과 교배된 영적인 씨앗이 뿌려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포근한 교회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댓글목록 2

임동섭님의 댓글

임동섭 2009.09.12 10:22
나쁜 씨앗이 뿌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소극적인 방법이다. 적극적으로 좋은 씨앗인 하나님의 말씀을 많이 뿌리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09.09.14 17:52
임목사님께서 옛날 미원 그룹에 근무하셔서 그런지 아주 이 부문에 해박하시군요<br />
보이는 씨앗전쟁도 이렇게 치열한데 영적인 씨았전쟁은 더욱 심한것 같습니다<br />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