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이 친구는 얼마짜리일까?
임동섭
2010.03.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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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 친구는 얼마짜리일까?
집주인이 부대로 면회를 오셨습니다. 그 분은 월부 책장사였습니다. 면회실에 나갔더니 그 분은 부대 내에 책을 살만한 영외 거주자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20set 정도는 팔아 드릴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 분은 정색을 하시면서 저에게 직접 팔아보라고 하셨습니다.
큰소리를 쳐놓고 꽁무니를 뺄 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좋은 경험도 될 것 같았습니다. 퇴근한 후 월부 책 판매회사에 갔습니다. 회사 측의 설명을 듣고 그 날부터 월부 책장사가 되었습니다. 판매 수입은 매출액의 18%였습니다. 원래 판매 수당은 20%인데 책값을 떼일 경우를 대비해서 2%를 뺀다고 하였습니다. 낮에는 소대장으로 퇴근 후에는 월부 책장사로 두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누구에게 책을 팔 것인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바로 R. O. T. C. 동기생들이였습니다. 체면을 봐서라도 책을 사줄만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이나 먹자고 했습니다.
약속한 식당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동안 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은 "과연 이 친구가 책을 사줄 것인가? 사 준다면 얼마짜리 책을 살 것인가?" 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부터 팔기 시작했는데, 점점 팔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전화를 걸면서 식당의 수준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오늘 만나는 친구가 책을 사주지 않는다면 괜히 식대만 날리는 것 아닌가? 설령 사 준다고 해도 책값이 얼마 되지 않는 책을 산다면 판매 수당보다 식대가 더 많이 나가는 것 아닌가?
어느 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다보면 친구로 보이지 않고 책으로 보였습니다. 아니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돈으로 보였습니다. 진실한 대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두 달쯤 책을 팔았습니다. 집주인에게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웠다고 생각될 때에 그만두었습니다. 판매수당으로 양복 한 벌 해 입은 것으로 월부 책장사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약손'이라는 수필집을 쓰신 외과의사의 글 중에서 인상 깊게 생각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매일 교통사고로 환자들이 병원에 들어와 치료를 받을 때마다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처절한 고통과 치료 후에 흉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제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하루는 정말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당연히 환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 분은 병원 2층 창문으로 도로를 내려다보면서 "오늘은 교통사고가 안 일어나나?"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고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추악한 자신을 보면서 놀랐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한국 사람들만큼 인맥을 중시하는 민족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인맥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인맥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인맥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청탁'이나 '부탁'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인맥이란 메아리와 같습니다. 즉 인맥은 일종의 'Give & Take'로 형성됩니다. 우리는 좋은 인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그것이 상냥한 인사나 미소가 됐든, 선물이 됐든지 간에 “먼저 주고 나중에 받는 것”을 기본철칙으로 해야 합니다. 인맥을 쌓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먼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즉, 자기 자신부터 계발해야 합니다. 좋은 인맥을 만들려면 자기 계발과 병행돼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맥을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인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인맥을 잘 관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만났던 사람들과의 중요한 내용들을 기록해두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인맥을 잘 쌓아온 인맥의 대가가 쓴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사람을 만날 때 다음과 같은 원칙을 고수한다고 했습니다. "첫째, 도움이 필요할 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을 때 만난다. 둘째, 누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으며, 아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에게 소개하지도 않는다. 셋째, 만났을 때 그 순간을 즐긴다." 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귀한 분들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들을 귀하게 여깁니다. 아무리 초라해 보이는 분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분임을 명심할 때 좋은 인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집주인이 부대로 면회를 오셨습니다. 그 분은 월부 책장사였습니다. 면회실에 나갔더니 그 분은 부대 내에 책을 살만한 영외 거주자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20set 정도는 팔아 드릴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 분은 정색을 하시면서 저에게 직접 팔아보라고 하셨습니다.
큰소리를 쳐놓고 꽁무니를 뺄 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좋은 경험도 될 것 같았습니다. 퇴근한 후 월부 책 판매회사에 갔습니다. 회사 측의 설명을 듣고 그 날부터 월부 책장사가 되었습니다. 판매 수입은 매출액의 18%였습니다. 원래 판매 수당은 20%인데 책값을 떼일 경우를 대비해서 2%를 뺀다고 하였습니다. 낮에는 소대장으로 퇴근 후에는 월부 책장사로 두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누구에게 책을 팔 것인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바로 R. O. T. C. 동기생들이였습니다. 체면을 봐서라도 책을 사줄만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이나 먹자고 했습니다.
약속한 식당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동안 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은 "과연 이 친구가 책을 사줄 것인가? 사 준다면 얼마짜리 책을 살 것인가?" 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부터 팔기 시작했는데, 점점 팔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전화를 걸면서 식당의 수준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오늘 만나는 친구가 책을 사주지 않는다면 괜히 식대만 날리는 것 아닌가? 설령 사 준다고 해도 책값이 얼마 되지 않는 책을 산다면 판매 수당보다 식대가 더 많이 나가는 것 아닌가?
어느 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다보면 친구로 보이지 않고 책으로 보였습니다. 아니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돈으로 보였습니다. 진실한 대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두 달쯤 책을 팔았습니다. 집주인에게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웠다고 생각될 때에 그만두었습니다. 판매수당으로 양복 한 벌 해 입은 것으로 월부 책장사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약손'이라는 수필집을 쓰신 외과의사의 글 중에서 인상 깊게 생각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매일 교통사고로 환자들이 병원에 들어와 치료를 받을 때마다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처절한 고통과 치료 후에 흉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제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하루는 정말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당연히 환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 분은 병원 2층 창문으로 도로를 내려다보면서 "오늘은 교통사고가 안 일어나나?"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고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추악한 자신을 보면서 놀랐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한국 사람들만큼 인맥을 중시하는 민족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인맥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인맥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인맥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청탁'이나 '부탁'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인맥이란 메아리와 같습니다. 즉 인맥은 일종의 'Give & Take'로 형성됩니다. 우리는 좋은 인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그것이 상냥한 인사나 미소가 됐든, 선물이 됐든지 간에 “먼저 주고 나중에 받는 것”을 기본철칙으로 해야 합니다. 인맥을 쌓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먼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즉, 자기 자신부터 계발해야 합니다. 좋은 인맥을 만들려면 자기 계발과 병행돼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맥을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인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인맥을 잘 관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만났던 사람들과의 중요한 내용들을 기록해두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인맥을 잘 쌓아온 인맥의 대가가 쓴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사람을 만날 때 다음과 같은 원칙을 고수한다고 했습니다. "첫째, 도움이 필요할 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을 때 만난다. 둘째, 누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으며, 아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에게 소개하지도 않는다. 셋째, 만났을 때 그 순간을 즐긴다." 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귀한 분들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들을 귀하게 여깁니다. 아무리 초라해 보이는 분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분임을 명심할 때 좋은 인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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