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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빨간 신호에 서있는 용기!

임동섭
2010.04.21 11:34 1,233 0

본문

빨간 신호에 서있는 용기!  

한국에서 직접 운전을 했습니다. 서울과 부산 시내도 직접 운전하고 다녔습니다. 한국은 대중교통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직접 운전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내와 저는 짐이 많은 편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여 직접 운전하는 모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수년전보다 교통질서가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한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빨간 신호를 보고도 서지 않고 달리는 차들을 보았을 때입니다.

제가 머물렀던 지방도시에서 고속도로 진입로까지는 약 10마일 거리입니다. 그 길의 제한속도는 약 45마일이었습니다. 빨간 신호를 보고 차를 세웠습니다. 거울을 통해 뒤를 보니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 차를 못 본 것 같았습니다.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뒤에서 달려오던 차들은 좌회전 차선으로 들어갔다가 제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다른 차는 제 차의 우측으로 돌아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제 뒤에 몇 대의 차가 뒤에 서있기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통계를 낼 수 없지만 대략 10대면 7대는 그냥 지나갔습니다. 신호등 좌우에서 진입하는 도로는 대부분 농로였으며, 진입하려는 차가 없음을 멀리서도 알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통신호는 목숨을 건 서로간의 약속인데 이 약속을 깨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화제가 돈과 교육문제였습니다. 아이들이 지금 공부 중이라고만 하면 모든 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는 경향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조카들과 방학동안 함께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아내가 조카들에게 설거지를 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러자 두 조카는 합창을 하듯이 “저희들 지금 숙제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숙제는 개인의 일이고 설거지는 가족의 일이다. 가족의 일부터 하고 개인 일은 너희들이 시간을 내어 하도록 해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조카들은 매우 의아해 했습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엄마를 고삼엄마라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고삼엄마는 모든 변명이 통한다고 했습니다. 집안 행사에 빠져도, 계모임에 빠져도, 골프모임에 빠져도, 동창회에 빠져도 다 용서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예배에 빠져도 이해해 준다고 합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직 직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직장은 필수과목이고, 결혼은 선택과목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늦게 결혼을 합니다. 결혼한 후에도 바로 아이를 갖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아도 하나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산율이 매우 낮아 한국의 미래가 걱정이 됩니다. 가장 큰 재앙은 핵폭탄이 아니라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가르칩니다. 자녀는 기업이라고 합니다. 즉 자녀가 많은 것이 큰 복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면 외계인 취급을 당합니다.
  

친구의 선배가 겪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아들 녀석이 “아버지, 노후대책은 마련하셨습니까?” “노후대책이 별 거냐, 너희들이 노후대책이지!” “아버지, 그런 것 말고 저희들이 모르는 부동산이나 통장 같은 것 갖고 계시면 말씀해 주시라니까요!” “야, 너희들 대학 보내주었으면 너희들이 돈을 벌어서 부모를 모셔야지!”

또 다른 선배는 얼마 전 직장에서 은퇴를 했답니다. 은퇴 후 친구들과 어울려 음식도 사먹고 골프도 치면서 지내고 있었답니다. 하루는 아들 녀석이 “아버지, 매일 골프를 치시면 되겠습니까?” “야, 은퇴 후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쉽게 늙는다고들 하지 않더냐! 내가 골프라도 쳐야 건강하게 살지!” “아버지, 골프 같은 것 말고 등산 같은 것 하세요! 돈도 적게 들고 건강에도 좋으니까요!” “내가 골프를 얼마나 좋아하냐! 골프가 등산보다는 더 재미있지! 열심히 일하고 받은 돈으로 은퇴 후에 잘 쓰는 것도 좋은 것 아니냐?” “아버지, 그래도 그렇지, 그 돈이 다 제 돈인 데, 그렇게 낭비하시면 되겠습니까!”

한국의 부정적인 면만 예를 들어 죄송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제가 바로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빨간 신호에 다 지나가는데 나 혼자 서있다고 세상이 달라지나? 오히려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것 아닌가? 출산율이 낮은 것이 나중에 나라의 문제가 되겠지만 내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아닌가?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려면 내 수입으로는 자녀가 하나면 몰라도 둘 이상은 안 되지!          

세상은 다수결로 결정되는 것 같지만 깨어있는 한 사람에 의해 방향이 바뀌는 것입니다. 강대국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어 낸 사람은 막강한 군대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 모세 한 사람이었습니다. 빨간 신호에 나 혼자만이라도 서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믿음이 산을 옮길 수 있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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