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첫 해외여행 에피소드
임동섭
2010.06.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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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여행 에피소드
회사 동료인 L씨가 첫 해외 연수차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당시 전산실에 근무하던 직원들 대부분은 일본어로 된 매뉴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대화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므로 연수라기보다는 여행에 가까웠습니다. 기술 제휴한 일본 회사를 10일간 방문하는데 지방에 있는 공장들을 방문하면서 2번의 주말(4일 동안)에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되어있었습니다. 모두들 부러워했습니다.
L씨는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고 생각해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10통의 필름을 준비했습니다. 1985년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삼각대를 설치한 후 뛰어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그는 항상 뛰어 다녔습니다. 추억을 간직할 사진을 찍기 위해 언제나 삼각대를 사용해서 촬영을 했습니다.
그가 돌아와서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진이 참 잘 나왔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동료들은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을 물었습니다. 그는 사진 찍는데 바빠서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1986년 봄에 저에게도 일본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당시 해외여행은 일반인들에게는 화려한 꿈이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축(柷)장도(長途)라고 쓰인 봉투들을 주었습니다. 해외여행 경비가 많이 들것이므로 경비에 보태라는 것이었습니다. 귀국할 때 봉투를 주신 분들에게 답례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당시의 관례였습니다.
J과장님과 호텔의 같은 방을 사용했습니다. 호텔 방에 작은 냉장고가 있었습니다. J과장님은 냉장고를 열어보더니 신기해하셨습니다. 저도 호텔에 냉장고가 있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런데 냉장고 안이 특이했습니다. 구멍마다 캔들이 꽂아져 있었습니다. J과장님은 호기심으로 캔을 끌어 당겼습니다. 캔이 나오자 절커덕 소리가 났습니다. 다시 캔을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캔들은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각종 음료수와 맥주 그리고 땅콩 같은 안주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공짜 캔이 아니라 체크아웃 할 때 추가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과일 시장에 갔는데 열대지방 과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바나나가 탐스럽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바나나는 귀했으며, 그나마 대부분 푸른색이나 검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본 바나나는 잘 익은 노란색이었습니다. 가격은 한 다발에 1,000엔으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500원이었습니다. 당시 환율이 5.5대 1이었는데 얼마나 돈 쓰기가 아까웠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바나나는 너무 싸다고 느꼈습니다.
귀국할 때 생각나는 것이 탐스러운 바나나였습니다. 일행들 대부분이 바나나 두 다발씩 샀습니다. 일본의 공항에서 출국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누군가가 바나나는 식물이므로 통관할 수 없고, 김포공항에서 다 압수당하며, 그 바나나는 면도칼로 쭉쭉 그어 DDT를 뿌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출국 전에 교육 받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맛있는 바나나를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귀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 가져갈 수 없다면 아까운 바나나를 버릴 수는 없고 먹어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공항 복도에 쭉 기대어 앉아 서로 바나나를 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맛있는 바나나도 억지로 먹으려 하니 맛이 없었습니다. 두 개 이상 먹을 수 없었습니다.
공항에서 뺏기면 할 수 없지 하면서 다들 체념했습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통관하는데 바나나에 대해서 아무런 제재가 없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일본공항에서 쭈그려 앉아 바나나를 먹을 필요가 없었는데.......
여행의 즐거움을 얻으려면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얻을 수 있습니다. 행복한 여행을 하려면 지루한 기다림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인생을 여행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여권 속의 추억은 유효기간이 없다!”라는 말은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천국과 지옥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사람의 주장은 외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많은데 천국이나 지옥을 다녀온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의 주장을 듣던 어떤 분은 다녀온 사람이 없기 때문에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분의 주장은 천국에 가보니 너무 좋아서 돌아올 생각이 없어졌고, 지옥에 간 사람은 나오고 싶으나 나올 수 없는 지옥이라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가 있다고 믿는 우리들은 천국 여행을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회사 동료인 L씨가 첫 해외 연수차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당시 전산실에 근무하던 직원들 대부분은 일본어로 된 매뉴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대화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므로 연수라기보다는 여행에 가까웠습니다. 기술 제휴한 일본 회사를 10일간 방문하는데 지방에 있는 공장들을 방문하면서 2번의 주말(4일 동안)에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되어있었습니다. 모두들 부러워했습니다.
L씨는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고 생각해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10통의 필름을 준비했습니다. 1985년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삼각대를 설치한 후 뛰어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그는 항상 뛰어 다녔습니다. 추억을 간직할 사진을 찍기 위해 언제나 삼각대를 사용해서 촬영을 했습니다.
그가 돌아와서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진이 참 잘 나왔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동료들은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을 물었습니다. 그는 사진 찍는데 바빠서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1986년 봄에 저에게도 일본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당시 해외여행은 일반인들에게는 화려한 꿈이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축(柷)장도(長途)라고 쓰인 봉투들을 주었습니다. 해외여행 경비가 많이 들것이므로 경비에 보태라는 것이었습니다. 귀국할 때 봉투를 주신 분들에게 답례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당시의 관례였습니다.
J과장님과 호텔의 같은 방을 사용했습니다. 호텔 방에 작은 냉장고가 있었습니다. J과장님은 냉장고를 열어보더니 신기해하셨습니다. 저도 호텔에 냉장고가 있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런데 냉장고 안이 특이했습니다. 구멍마다 캔들이 꽂아져 있었습니다. J과장님은 호기심으로 캔을 끌어 당겼습니다. 캔이 나오자 절커덕 소리가 났습니다. 다시 캔을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캔들은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각종 음료수와 맥주 그리고 땅콩 같은 안주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공짜 캔이 아니라 체크아웃 할 때 추가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과일 시장에 갔는데 열대지방 과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바나나가 탐스럽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바나나는 귀했으며, 그나마 대부분 푸른색이나 검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본 바나나는 잘 익은 노란색이었습니다. 가격은 한 다발에 1,000엔으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500원이었습니다. 당시 환율이 5.5대 1이었는데 얼마나 돈 쓰기가 아까웠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바나나는 너무 싸다고 느꼈습니다.
귀국할 때 생각나는 것이 탐스러운 바나나였습니다. 일행들 대부분이 바나나 두 다발씩 샀습니다. 일본의 공항에서 출국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누군가가 바나나는 식물이므로 통관할 수 없고, 김포공항에서 다 압수당하며, 그 바나나는 면도칼로 쭉쭉 그어 DDT를 뿌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출국 전에 교육 받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맛있는 바나나를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귀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 가져갈 수 없다면 아까운 바나나를 버릴 수는 없고 먹어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공항 복도에 쭉 기대어 앉아 서로 바나나를 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맛있는 바나나도 억지로 먹으려 하니 맛이 없었습니다. 두 개 이상 먹을 수 없었습니다.
공항에서 뺏기면 할 수 없지 하면서 다들 체념했습니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통관하는데 바나나에 대해서 아무런 제재가 없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일본공항에서 쭈그려 앉아 바나나를 먹을 필요가 없었는데.......
여행의 즐거움을 얻으려면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얻을 수 있습니다. 행복한 여행을 하려면 지루한 기다림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인생을 여행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여권 속의 추억은 유효기간이 없다!”라는 말은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천국과 지옥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사람의 주장은 외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많은데 천국이나 지옥을 다녀온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의 주장을 듣던 어떤 분은 다녀온 사람이 없기 때문에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분의 주장은 천국에 가보니 너무 좋아서 돌아올 생각이 없어졌고, 지옥에 간 사람은 나오고 싶으나 나올 수 없는 지옥이라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가 있다고 믿는 우리들은 천국 여행을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 kgoo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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