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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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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그만 울게 나 좀 말려줘!

임동섭
2010.08.10 18:28 1,210 0

본문

그만 울게 나 좀 말려줘!

내 6촌 동생 ‘상민’이는 울었다 하면 6시간은 기본이었습니다. 누가 그를 울렸다하면 빨리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 시간 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상민이는 자기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울었습니다. 그의 끈질긴 울음에 견딜 장사가 없었습니다. 상민이는 울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으로 점점 굳어졌습니다.  

상민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라고 기억합니다. 몇 년 위인 동네 형들이 그를 울렸습니다. 상민이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상민이에게 잘못했다고 빌 만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마침 동네 어른들은 모두 논이나 밭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만약 어른들이 계셨다면 “누가 울렸느냐?”고 물으셨을 것이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울음소리를 피해 시내로 나갔습니다. 동네에서 시내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시내에는 볼 것이 많았습니다. 오후까지 놀다가 돌아 올 때가 되어서야 울고 있을 상민이가 생각났습니다. 몇 사람은 상민이가 운지가 6시간이 지났으니 그쳤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들이 동네에 돌아와 보니 상민이는 마당 한 가운데서 여전히 울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상민이 뒤로 가서 상민이의 상태를 보기로 했습니다. 상민이는 중얼거리면서 울고 있었습니다. 주위 깊게 들어보니 “그만 울게 나 좀 말려주어~잉!”하면서 울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중 한 명이 상민이를 달래었습니다. 상민이는 즉시 울음을 그쳤습니다. 그의 눈에 말려주어 고맙다는 눈빛이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울고 있던 상민이는 그만 울고 싶었으나 체면 때문에 그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상민이가 울음을 그쳤다 해도 주변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민이는 누군가 자기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제까지 울기만하면 다 지레 겁을 먹고 달랬기 때문에 늘 승리했던 상민이는 사과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울음을 그친다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그 날 이후로는 상민이는 상황을 봐가면서 울었습니다.

어느 영국 사람이 토인들을 시켜 물건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시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지켜 서서보고 있을 때는 하고 안보고 있으면 안 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한 양의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꾸 차질이 생겼습니다. 계속 감시하고 있으려니 도저히 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는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토인들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자신의 눈’이라고 설명하면서 ‘벗으면 안보이고 쓰고 있으면 다 보인다.’고 했습니다. 토인들은 곧이곧대로 믿었습니다.

그런 후에 안경을 벗어서 나무에 걸어놓았더니 주인이 없는데도 주인의 눈이 자신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토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됐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가보니 또 일을 안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되었는가?’하고 영문을 살펴보니 주인의 눈이 자신들을 보지 못하도록 모자로 안경을 가려놓고 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의 눈을 의식해서 체면 때문에 일하면 하나님의 영광이 되지 못합니다. 사람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며 하나님께 하듯 일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일 자체보다도 일하는 동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에 온 신경을 씁니다. “이 옷을 입으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아줄까?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일을 하면 사람들이 날 알아줄까?” 하면서 눈치를 보게 되고 체면에 관심을 갖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려고 힘쓰고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군들은 사람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불꽃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하나님 앞에 서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합니다. 골로새서 3:23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무슨 일’이란 우리의 삶의 영역 속에서 하는 모든 일을 말합니다. 교회 내에서 일만 아니라 사회에서 하는 일까지도 주께서 맡겨주신 일이기에 주의 일인 줄로 믿고 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죄짓는 일이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지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 하나님께 하듯 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들입니다. 그러기에 일 역시도 하나님의 힘으로 해야 합니다. 영광도 하나님께 돌려드려야 합니다. 나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하나님과 함께 일하기 때문입니다.

포근한 교회 임동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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