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아! 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
임동섭
2010.08.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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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
“아! 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 오늘밤! 오늘밤! ‘향제동’에서 ‘향제쇼’가 있습니다.” 쇼를 알리는 스피커 소리를 들으면 기대에 부풀기 마련입니다. 쇼를 알리기 위해서 한 달 전부터 벽보(포스터)를 부착합니다. 그리고 쇼가 개최되는 당일에 확성기(스피커)로 알립니다. 그렇게 하려면 마이크, 스피커 그리고 배터리가 필요했습니다. 시내에 가서 장비를 빌리는 가격은 당시(1960년대 후반) 500원이었습니다. 선전하는 사람이 자전거 뒷자리에 배터리를 싣고 스피커를 동네를 향하게 한 후 쇼가 있음을 알립니다. 동네 꼬마들이 자전거 뒤를 따라다닙니다. 동네 축제가 시작됩니다.
1960년대 후반에 각 동네마다 여름철에 콩쿠르를 개최하는 것이 유행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콩쿠르가 저의 동네(향제동)에서 개최하는 ‘향제쇼’였습니다. 저의 동네 청년들이 예술적인 재주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다니던 형들이 쇼를 기획했습니다. 라디오도 귀한 시대이기 때문에 콩쿠르가 개최된다는 소식은 큰 이벤트였습니다.
연습은 주로 동네 모정에서 연습했습니다. 반주는 보통 기타와 드럼이 전부였습니다. 드럼은 장구를 세우고 종이로 앞쪽을 가려서 만들었습니다. 여름밤에 연습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했습니다. 나이 많으신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축제를 이해하실 수 없었기 때문에 시끄럽다고 가끔 꾸짖기도 하셨습니다. 그럴 때는 연습 장소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무대는 동네 옆에 있는 야산(동산에 가까움)에 설치했습니다.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1m쯤 위에 평상을 고정시키고, 평상 위에 멍석을 깝니다. 무대 뒤쪽에 3명의 심사위원들이 앉습니다. 쇼가 시작되면 ‘향제쇼 전속 무용단(?)’이 펼치는 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자가 심사위원들을 소개합니다. 심사위원장이 심사기준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상품은 1등에게는 사발시계(알람시계), 2등에게는 양은솥, 3등에게는 냄비였습니다.
이웃 동네 총각 처녀들이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여러 동네에서 노래 잘한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노래를 뽐냅니다. 환성이 터지기도 하고 야유를 보내기도 합니다. 심사위원장이 심사결과를 발표할 때 모두들 긴장합니다. 자기 동네 가수가 상을 받으면 환호를 하지만 다른 동네의 가수가 상을 받으면 심사결과에 의혹이 있다고 야유를 보내기도 합니다. 아무튼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가 상영될 때도 극장에서 나온 선전 요원들도 콩쿠르와 비슷한 멘트를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 오늘밤! 오늘밤! 성림극장에서 불행한 한 여인의 이야기가 상영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인은 이루어질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한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 여인은 배신당한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이 있으니 그 여인은 버림받은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 여인은 잊혀진 여인! 잊혀진 여인! 오늘밤! 오늘밤! ‘미워도 다시 한 번!’ 최고의 흥행작!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 성림극장! 성림극장에서 오늘밤 상영합니다!”
시내 중심에 새로운 극장이 생겼습니다. 성림극장이었습니다. 성림극장은 적극적으로 영화를 선전했습니다. 밭에서 고구마 캐다가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작로(큰길)를 쳐다보니 성림극장에서 빌린 지프차가 보였습니다. 지프차 옆과 뒤에 영화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운전사 옆에 선전 요원이 마이크에 대고 선전을 하면 지프차 위에 설치된 3개의 스피커를 통해서 모든 동네 사람들에게 울려 퍼졌습니다.
영화 선전을 들으면 일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동네 처녀들은 저녁을 빨리 먹고 극장에 갈 생각으로 분주합니다. 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쌀독에 절을 합니다(쌀을 퍼서 가게에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것). 극장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은 가야했습니다. 모두 눈물을 닦으면서 영화관을 나옵니다. 영화의 명장면들을 이야기하면서 돌아옵니다. 영화를 보러 다녔던 일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성경은 우주만물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인간은 무엇이며, 인생의 끝날 이후에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성경은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역사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천사 그리고 사탄과 마귀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콩쿠르나 영화보다 재미있고 깊이가 있고 장엄한 성경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이 적습니다. 책임이 있다면 먼저 믿은 신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목회자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목사인 제가 마치 영화 선전요원처럼 “오늘밤! 오늘밤! 포근한 교회에서 천년동안 아니 영원토록 변치 않고 우리를 사랑하였으나 우리에게 잊혀진 하나님! 그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외치고 다니면 어떠할까?!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72 응용물리 / kgoodnews.com
“아! 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 오늘밤! 오늘밤! ‘향제동’에서 ‘향제쇼’가 있습니다.” 쇼를 알리는 스피커 소리를 들으면 기대에 부풀기 마련입니다. 쇼를 알리기 위해서 한 달 전부터 벽보(포스터)를 부착합니다. 그리고 쇼가 개최되는 당일에 확성기(스피커)로 알립니다. 그렇게 하려면 마이크, 스피커 그리고 배터리가 필요했습니다. 시내에 가서 장비를 빌리는 가격은 당시(1960년대 후반) 500원이었습니다. 선전하는 사람이 자전거 뒷자리에 배터리를 싣고 스피커를 동네를 향하게 한 후 쇼가 있음을 알립니다. 동네 꼬마들이 자전거 뒤를 따라다닙니다. 동네 축제가 시작됩니다.
1960년대 후반에 각 동네마다 여름철에 콩쿠르를 개최하는 것이 유행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콩쿠르가 저의 동네(향제동)에서 개최하는 ‘향제쇼’였습니다. 저의 동네 청년들이 예술적인 재주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다니던 형들이 쇼를 기획했습니다. 라디오도 귀한 시대이기 때문에 콩쿠르가 개최된다는 소식은 큰 이벤트였습니다.
연습은 주로 동네 모정에서 연습했습니다. 반주는 보통 기타와 드럼이 전부였습니다. 드럼은 장구를 세우고 종이로 앞쪽을 가려서 만들었습니다. 여름밤에 연습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했습니다. 나이 많으신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축제를 이해하실 수 없었기 때문에 시끄럽다고 가끔 꾸짖기도 하셨습니다. 그럴 때는 연습 장소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무대는 동네 옆에 있는 야산(동산에 가까움)에 설치했습니다.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1m쯤 위에 평상을 고정시키고, 평상 위에 멍석을 깝니다. 무대 뒤쪽에 3명의 심사위원들이 앉습니다. 쇼가 시작되면 ‘향제쇼 전속 무용단(?)’이 펼치는 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자가 심사위원들을 소개합니다. 심사위원장이 심사기준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상품은 1등에게는 사발시계(알람시계), 2등에게는 양은솥, 3등에게는 냄비였습니다.
이웃 동네 총각 처녀들이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여러 동네에서 노래 잘한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노래를 뽐냅니다. 환성이 터지기도 하고 야유를 보내기도 합니다. 심사위원장이 심사결과를 발표할 때 모두들 긴장합니다. 자기 동네 가수가 상을 받으면 환호를 하지만 다른 동네의 가수가 상을 받으면 심사결과에 의혹이 있다고 야유를 보내기도 합니다. 아무튼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가 상영될 때도 극장에서 나온 선전 요원들도 콩쿠르와 비슷한 멘트를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동민 여러분! 오늘밤! 오늘밤! 성림극장에서 불행한 한 여인의 이야기가 상영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인은 이루어질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한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 여인은 배신당한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이 있으니 그 여인은 버림받은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그보다 더 불행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 여인은 잊혀진 여인! 잊혀진 여인! 오늘밤! 오늘밤! ‘미워도 다시 한 번!’ 최고의 흥행작!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 성림극장! 성림극장에서 오늘밤 상영합니다!”
시내 중심에 새로운 극장이 생겼습니다. 성림극장이었습니다. 성림극장은 적극적으로 영화를 선전했습니다. 밭에서 고구마 캐다가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작로(큰길)를 쳐다보니 성림극장에서 빌린 지프차가 보였습니다. 지프차 옆과 뒤에 영화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운전사 옆에 선전 요원이 마이크에 대고 선전을 하면 지프차 위에 설치된 3개의 스피커를 통해서 모든 동네 사람들에게 울려 퍼졌습니다.
영화 선전을 들으면 일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동네 처녀들은 저녁을 빨리 먹고 극장에 갈 생각으로 분주합니다. 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쌀독에 절을 합니다(쌀을 퍼서 가게에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것). 극장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은 가야했습니다. 모두 눈물을 닦으면서 영화관을 나옵니다. 영화의 명장면들을 이야기하면서 돌아옵니다. 영화를 보러 다녔던 일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성경은 우주만물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인간은 무엇이며, 인생의 끝날 이후에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성경은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역사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천사 그리고 사탄과 마귀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콩쿠르나 영화보다 재미있고 깊이가 있고 장엄한 성경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이 적습니다. 책임이 있다면 먼저 믿은 신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목회자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목사인 제가 마치 영화 선전요원처럼 “오늘밤! 오늘밤! 포근한 교회에서 천년동안 아니 영원토록 변치 않고 우리를 사랑하였으나 우리에게 잊혀진 하나님! 그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외치고 다니면 어떠할까?!
포근한 교회 / 임동섭 목사 / 72 응용물리 / kgoo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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