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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펌)영어 발음에 대한 오해

Admin
2011.10.17 06:24 2,1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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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발음에 대한 오해 spc.gif 영어 이야기 spc.gif

2011/10/16 16:30

복사http://blog.naver.com/neobundy/130121203183

"어떤 hapfening인지 한 번 보시죠."

 

사전 찾지 마시라. 워드 치면서도 뻘건 줄 죽죽 가듯이 세상에 'hapfening'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런데도 happening을 'hapfening'으로 p도 아니고 f도 아닌 어중간한 발음으로 굴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주 잘나가는 중견 개그맨 한 분은 20대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 발음을 고수하고 계신다. 정치권까지 오지랖을 넓힌 한 가수 분도 이 발음에 목을 맨다. 



왜 그럴까?


별 거 없다. 'Happening'의 'p' 발음을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런다. 'P'와 'f' 발음을 제대로 배워 본적도 없고, 연습 해 본적도 없어서 그런다. 걍 우리말식으로 '해프닝' (결국 우리식 p발음) 하면 될걸 p와 f의 어중간한 중간 발음을 하는 건 그야 말로 '김치 발음에 빠다나 발라보려는' 강박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무쟈게 개인적임을 강조한다) 영어 발음에 대해 물어보면 최소한 세 가지만 제대로 발음하라고 강조한다.


  1. P 와 f 는 분명하게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pine tree와 fine tree라는 전혀 다른 말을 확연하게 구분해 발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1번과 같은 맥락에서 b와 v를 분명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ban과 van 분간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L과 r 발음도 마찬가지다. Long을 wrong으로 발음하면 짧없이 틀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외에도 구분하면 좋을만한 발음 기호들이 디따 많다. Th와 z 발음도 그 중 하나다. 근데, p/f, b/v, l/r 에 비해 다른 발음들은 소통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거다. 이건 중국어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다. 중국어에도 p/f , l/r 발음이 있는데 이거 구분 안 하면 당근 소통하기 힘들다. (하긴, 우리말에도 l과 r 발음이 있다. 신경 쓰지 않을 뿐이지.) 


누군가 들어서 구리다는 소릴 듣는 발음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내 영어 발음이 원어민 수준이라 구라치지 않는다. 그냥 '우리나라에서 갈고 닦은 영어 발음치고는 상위권에 속한다' 정도로 여긴다. 실제로, 태어나서 원어민에게 딱 한번 발음 지적을 받아봤다. 통역대학원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던 외국인 교수 한 분이 leave와 live를 구분하는 '장음 i'와 '단음 i' 발음이 분명치 않다고 한 거다. 


정말 그랬다. 이후 바꿔보려고 시도를 했지만 그 이후 이 분은 함께 사업을 할 때도 또 한 번 장난스레 내 i 발음을 지적해 주셨다. 노력했는데 별로 안 바뀌더라는 증거다.

까놓고 말해서 내 딴엔 구분한다고 하지만 지금도 내 장단음 i 발음이 원어민 귀에 제대로 들릴지 자신 없다.


근데…


신경 안 쓴다. 정말이다. 왜냐고?


최소한 발음 때문에 의사소통에 지장이 있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그 교수분이 지적을 했던 것도 원어민 귀에 '외국인의 발음'으로 들린다는 거지 내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게 아니었다. 


외국인이 '한쿡말 처럼 용어도 욜씸이 콩푸하세요.' 라고 하면 여러분 못 알아듣는가? '한국말'이라는 문맥에서 '용어'가 '영어'를 잘못 발음한 거라는 거 다 알고, '욜씸이'나 '콩푸' 역시 문맥을 통해 감을 잡는 게 인간의 위대한 언어적 능력이다.


내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내 발음은 '외국인 액센트'를 가진 발음일 뿐이고 또 그게 정상이다. 한때 외국인들과 온라인 채팅을 하는 재미로 산 적이 있다. 채팅은 시간차 공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완벽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 그러다 '한국 토박이'라는 사실을 밝히면 으레 '그런데 왜 한국인 액센트가 없느냐?'고 묻곤 했다. 채팅에는 발음이라는 매개체가 아닌 '글'이라는 매개체로 의사소통을 하니 당근 '한국인 액센트'가 사라진 것뿐이었다.


반대로 물어보자.


줄줄이 써놓은 영어 단어나 문장들을 빠다 발음 굴려가며 완벽하게 구사한다 치자. 정작 자기 생각을 자기 말로 표현하라 할 때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면 과연 빠다 발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한 번 더 까놓고 말해 보자. 


평생 수많은 영어쟁이들을 보고 살았다. 


근데… 


영어 좀 한다는 영어쟁이 치고 '발음' 고민을 하는 사람 거의 본적이 없다. 물론,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분들조차 '내용'을 이미 갖추고 나서 포장을 더 예쁘게 하겠다는 거지 시발 택시에 뽀대로 선루프라도 달아보자는 생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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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Nightline이라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테드 카플(Ted Koppel)을 꽤나 좋아했더란다. 1987년 서울의 봄 때 이 양반이 나이트라인에서 당시 가택 연금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여당과 야당에서 영어 좀 하는 두 인사가 나와 토론도 벌였다. 기억하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당시는 군사정권 시절이라 재야인사 인터뷰를 당국 허락 없이 방송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AFKN에 항의를 하고 난리 브루스를 추기도 했다. 


정치색을 떠나 딱 영어얘기만 하겠다.


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어 실력이 예나 지금이나 자랑스럽다. 발음? 안 좋다. 전라도 사투리 발음이라 당시 나이트라인에서도 자막을 깔아줬다. 하지만, 틀린 표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발음을 빼고 자막만 읽으면 논리전개를 이해하는 데 (그러니까 의사소통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We could be another Philippines. 민주화가 한창이던 필리핀에 빗대 김 전 대통령이 한 말은 아직도 새삼 감동으로 다가온다. 요즘 세대는 모르겠지만, 1987년이면 민주화에 대한 갈증으로 국민들 혓바닥이 쩍쩍 갈라지던 시절이다.) 


당시, 여당 대표로 나온 분은 외교 분야에서 워낙 잔뼈가 굵은 분이라 (지금은 뭐 하는지 모른다) 발음부터 말발까지 원어민 수준이었으니 더 논할 이유가 없다. 야당 대표의 경우는 발음은 문제가 없었으나 내용이 문제였다. 말이 거의 이어지질 않았다. 테드 카플은 이 양반에게만 같은 질문을 되풀이 하며 소통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우리나라 사정을 모르는 원어민 시청자였다면 여당 편을 들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야당의 논리는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 그나마 외국에서 '김대중' 전대통령 이름발이 먹히던 시절이라 체면이 섰다 할 수 있다.


야당 대표는 발음이 나빠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니었다. 단지 자기 의사를 영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질 뿐이었다. 이 양반이 발음 공부 겁나 해봐야 소통 못하긴 마찬가지라는 거다. 


반면 자막을 깔았던 김대중 대통령과 테드 카플의 의사소통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막을 깐 건 시청자를 위한 배려였을 뿐 원어민 수준의 영어 능력자가 못 알아들을 정도로 발음이 안 좋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시통역 분야에서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분들 중에도 발음만 놓고 보면 '뜨아~' 하는 수준의 능력자들 분명히 존재한다. 당당히 경상도 영어를 구사하며 CNN 기자와 오랫동안 대면하는 분도 내 눈으로 직접 봤다. 그래도 말발 안 꿀린다.


역시 개인적으로 난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엔이든 미국이든 외국 나가서 '빠다' 발음 굴리는 걸 질색한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으려면 얼굴에 벌레가 기어 간다ㅡ.ㅡ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원어민 발음이 아닌 원어민 흉내 내는 발음 진짜 듣기 싫고 우스운 거다. 


또, 원어민 흉내 내는 발음은 대부분의 영어쟁이들에게 오히려 의사소통에 독이 된다. 액센트가 있으면 대화의 상대방이 되는 원어민은 '상대가 외국인이다'라는 사실을 감안해서 눈높이를 낮춰 경청하고 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빠다 발음을 하며 '있는 척'을 하면 그 사람의 영어 능력을 과대 평가(overestimate)하고 눈높이를 원어민 수준으로 높여 놓기 마련이다. 그럼 원어민끼리 대화하듯 대충 듣고 가늠하고 질러댄다는 거다. '말발 내공'이 '빠다 발음'에 미치지 못하면 결국 대화가 꼬일 수밖에 없다. '공들여서 하는 부자연스러운 발음'이 짤없이 뻘짓인 이유다. 


'P와 F', 'B와 V', 'L과 R' 구분할 줄 알고 단어 하나 하나의 발음 방법만 확실이 익힌다면 그 이상의 발음 공부는 필요하지 않다는 게 내 영어 철학이다. (더 나아가 노홍철처럼 th 발음까지 할 줄 알면 진짜 기본 발음 연습 끝인 거다. Death와 that의 'th' 발음 구분하면 땡이다.) 


혹시라도 내게 발음 관련 문의를 하려는 분이 있다면 이게 내 답이다. 



언젠가 책에도 썼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발음 공부'는 혓바닥까지 잘라내는 '빠다 바르기'가 아니다. 단어 하나하나, 단어들이 조합될 때 자연스런 연음 뉘앙스 등을 익히고 연습하는 게 진정한 '발음 공부'인 거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 Rationale: 이거 나도 한 때 발음 안 찾아보고 지레 짐작으로 '래쇼내일'이라고 읽었던 단어다. L과 r 구분하고 '래쇼널/래셔낼'로 읽을 줄 아는 게 발음 공부다.
  • Maniacal: 역시 책에도 썼지만 철자와 마찬가지로 발음이란 건 원어민도 틀릴 때 있다. 이거 '머나이어끌'로 읽어야 하지만 '매니아클'로 읽는 원어민도 허다하다. 물론, 그래도 말 통한다. 우리가 먹는 '배'와 타는 '배', 내리는 '눈' 과 보는 '눈' 구별 못해도 의사소통 되듯이 말이다.
  • Metallica: 이거 근본 없는 우리말 빠다 발음 '메틀리카' 라고 하면 익숙하지 않은 원어민은 못 알아듣는다. 영어로 할 거면 tal에 액센트 주고 '메텔리카', 우리말로 할 거면 '메탈리카'다. 제발 '메틀리카'라는 국적 불명 빠다 발음 좀 굴리지 말자. 골수팬으로서도 겁나 꼴 사납게 느낀다ㅡ.ㅡ
  • This year: 원어민틱~ 하게 발음하려면 '디쉬어~ㄹ'로 연음시켜야 한다. 근데, 원어민 중에도 걍 '디스-이어'라고 정직하게 하는 애들 많다. 앵커급 발음 중에도 그런 사람 있으니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디쉬어~ㄹ'를 강조하는 우리나라 원어민 교수/강사들 수두룩 할 거다. 대학시절 한 외국인 교수가 수업시간마다 강박적으로 학생들을 지적하는 통에 오히려 반감이 생길 정도였다ㅡ.ㅡ

더 얘기 안 해도 진정한 '호모 사피엔스'라면 뭔 소린지 삘 올 거다. 모르는 단어뿐 아니라 스스로 아는 단어라 해도 한번쯤은 발음기호 확인들 해보시라. 겁나 쉬워 보여서 대충 읽는 단어들… 대부분 발음 틀린다. 그런 거 바로 잡는 게 진정한 영어 발음 공부다.

실제로 보고 듣고 안타까워 했던 상황들을 들먹여 보자면… 


칠순 넘은 어머니 영어 공부 해 보겠다는데 '빠다 발음 교재'부터 사다 들이밀 이유는 없는 거다, 발음에 한 맺힌 아들딸들이여. 


한국인은 태생적으로 미국인 발음이 안 된다는 개 짖는 소리에 애들 혓바닥 잘라낼 필요는 더더욱 없는 거다, 철딱서니 아줌씨들이여. 


어차피 원어민 만나봐야 입도 뻥긋 못할 거면서 김치 발음에 빠다나 발라보겠다고 발음 교재 찾아 다니는 모습, 볼 때마다 안쓰럽다. 한국의 영어 학도들이여ㅠ.ㅠ 



그대들이 전장(?)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은 테트 카플급 백인 미국인만 있는 게 아니다. 솔직히, 그런 경우 1%도 안 된다. 책에 썼던 '빠르띠꿀럴리(particularly)의 전설'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내가 PHP 관련 원서를 쓸 때 전화질 했던 Wrox 인도 지사의 엄연한 '원어민'들 발음을 들려주면 여러분 대부분 기겁을 할 거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오늘 당장 BBC 뉴스 한 번 보라. 그대들 발음 공부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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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음'이 '영어 발음'이라는 착각… 버리시라. 사대주의 학도들이여ㅡ.ㅡ 


'문법에 대한 오해'라는 글에서도 지적질을 했더란다. 


내가 그래도 그대들보다 영어 좀 한다고 믿고 조언을 구하는 입장이라면, 고민해 보시라. 나, 평생 '발음 교재' 따위 본 적 없다. 영어로 의사소통 할 때 내용이 구려서 어려움을 겪은 적은 있어도 발음 때문에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럼, 나보다 영어 안 된다는 그대들이 대체 왜 빠다 발음을 원하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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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루프 달아봐야 시발 택시 아닌가?


한 마디로 정리하련다.


영어 발음…


영어 실력 아니다. 착각하지 마시라.


어느 언어든 '언어 실력'이란 '말발'에서 나오는 거지 '발음발'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다시 한번 정곡을 찌르자면… 


영어 공부 제대로 한 사람이라면 발음 고민 안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평균 이상의 발음을 익히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경험을 통해 발음(form)보다 내용(substance)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체험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수도 없이 읽고, 보고, 듣고 말해 본 호모 사피엔스가 과연 그런 고민을 할 것인가?



자문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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