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접속자 138
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통합게시판

[골프칼럼] 노자사상과 골프

하태돈
2012.04.16 15:34 2,529 1

본문

나이가 들어가니 어디를 가나 건강이 화두가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골프를 조금 열심히 할 기회가 생겼고, 물론 주로 싸고 가까운 동네 골프장을 애용하지만, 부지런히 귀동냥을 하면 의외로 저렴하고 멋진 골프장들이 있어 가끔 호사를 누립니다.  그 중에 하나가 최근에 몇 번 다녀온 Berkshire Valley 골프장인데 아마도 이 근방에서는 주위 경치나 생긴 모양새가 최고가 아닌가 합니다. 어렵기도 하지요. 장타는 아니더라도 드리아버를 쾌나 멀리 치지 않으면 물에 빠뜨리기 십상입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높다란 산중턱에 위치한 첫 번 째 홀에서 내려다 보면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요. 가슴이 확 터지는 기분을 느낍니다.물과 잘 어우러진 link style의 골프장 전경이 한눈에 들오며 과연 내가 오늘은 저 홀들을 돌며 멋진 샷들을 날려 보리라 다짐을 하고 혼자서 흐믓해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그런데 그런 멋진 경치를 둘러보면서 과연 인간들이 잘 하는 짓인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넓디넓은 계곡에 있던 나무들은 다 어디 갔으며 개울물, 호수가에서 한가로이 거닐던 짐승들은 다 어디로 피난을 갔단말입니까? 자연을 파괴한 인간들이 징계를 받아야 마땅치 않습니까?

인위人爲는 거짓僞이다, 라는 말이 노자에 나옵니다. 노자의 기본 사상은 무위無爲의 사상과 상대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무위란 작위作爲를 배제하는 것인데, 즉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작위란 자연스러운 흐름에 개입하고 그 질서를 깨트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논하고 싶은 것은, 그 자연을 파괴한 인위는 자연보호론자들이 열심히 노력중이고 너무도 어려운 문제이니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그 골프장에서, 그 것도 마지막 18번 홀을 치고 느낀 감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되새겨 보려는 것입니다.

서두에서 얘기한 1번 홀에서 보면 골프장 전체가 멋지게 펼쳐 보이고 그 중에서도 바로 밑으로 보면 home hole인 마지막 18th홀이 내려다 보이는데 보기에도 결고 쉬운 홀이 아닙니다. 몇 번을 쳐봐도 매우 어렵고 도전적으로 생긴 홀이지요.

노자는 무위의 사상과 상대주의 사상을 얘기 하면서 가치판단의 상대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美 것과 대비 되는것은 추醜가 아니고 혐오嫌惡스러운 것으로, 선善은 惡이 아니고 불선不善으로 대비가 된다는 사실 입니다. 아름답다고 알고 있는 것이 실은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 불선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아름답다고 본 골프장이 환경론자들에게는 얼마나 추한 몰골이겠습니까. 혐오스럽게 볼 수도 있다는 얘기지요.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탓 할 수가 없지요. 아무리 골사모라고 해도 말입니다. 밑에서 올려다 봤을 때에는 계곡 중턱의 나무들이 다 베어져서 훤한 이마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대로 모양새는 잘 갖춰서 잘 깍은 상구머리 같아 나에게는 혐모스럽기까지는 않았습니다만.

자연이야말로 최고, 최선, 최미의 모델이라는 것이 노자의 인식 입니다.우리가 얘기하는 미와 선은 사실은 인위적이라는 것이지요(, 골프장을 보는 두 가지 시각.) 자연스러움을 외면한 인위적인 미나 선은 진정한 가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노자는 유무有無, 난이難易, 고저高低,  장단長短, 선악善惡, 미추美醜, 등은 함부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어려움, 없음, 짧음, 낮음 등의 의미를 부당하게 폄하하지 말고,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합니다. 시대에 갇혀있는 이러한 사회적 개념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반성하고, 말없이 실천하고, 자랑하지 말고, 유유하고 자연스럽게 실천해야 한다는 노자의 실천론적 가르침을 음미해 봅니다. 

 첫 홀에서 내려다본 정말로 어렵게만 보인 18홀이 쉽게 공략이 되면서 생긴 감상을 이렇게 단상으로 올립니다. 때로는 한자를 제대로 배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도 됩니다. 좋은 책을 앞에 높고도 무지함을 한탄하지 않을터이니까요. 학창시절에 한문을 조금 배우다 말았는데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그래도 학자들이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 놓은 책들이 많이 있으니 조금 부지런만 떨면 제법 얻는 것도 있는 듯 합니다.

04/15/12

 

댓글목록 1

박명근님의 댓글

박명근 2012.04.17 07:48
<p>우리 하동문이 인생을 보는 깊어가 점점 더&nbsp;</p><p>허기사 나도 산허리를 자른것 보면 마음이 안듭디다</p><p>특히 내고향 산하의 허리르 온통 잘라내어 고속도로 만들어 논것 보니</p><p>혀가 차지더이다</p><p><br /></p><p>근데 그 골프장은 정말 너무 잘 맹글었어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