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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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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티켓다방 장로님!

임동섭
2014.06.23 13:52 1,44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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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다방 장로님!


‘오’전도사님이 곤혹스런 표정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오’전도사님은 서해안 ‘웅천읍’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었으며, ‘솔로몬 학원’을 운영하면서 ‘나사렛 대학교 목회대학원’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도 대전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목회대학원을 다니고 있을 때였습니다. 늦은 나이에 신학을 공부하는 처지가 비슷하여 친하게 지냈습니다.


‘오’전도사님의 어려운 사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교회에 ‘신’장로님이 계셨는데, 교회의 재정을 맡고 계셨습니다. ‘신’장로님은 주일예배가 끝날 즈음에 교회에 나오셔서 헌금을 가지고 자기가 경영하는 다방으로 가신답니다.


교회에서 경비를 지출할 필요가 있을 때 장로님께 전화를 드리면 다방으로 오라고 한답니다. ‘오’전도사님이 다방에 가면 지금 돈이 없으니 다방 아가씨가 수금해오면 지불해 주시겠다고 하면서 조금 기다리라고 하신답니다. ‘오’전도사님은 장로님이 경영하시는 다방에 가는 일이 가장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오’전도사님이 다방에 가시는 일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를 몰랐습니다. 교회의 재정을 될 수 있으면 교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좋겠지만 주중이라면 장로님이 경영하시는 다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교회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전도사님의 설명에 의하면 그 다방은 일반 다방이 아니라 ‘티켓다방’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티켓다방’이라고 했을 때 순간 ‘일일찻집’이 떠올랐습니다. 대학 3학년 때 간호대학 1학년 ‘손’이라는 여대생과 불우이웃돕기 일일찻집을 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경험부족으로 하루 종일 일하고 오히려 적자를 보았습니다. ‘손’은 쇼크로 기절해버렸습니다. 그녀의 친구랑 제 친구랑 그녀를 업어 그녀의 자취방에 누이고 그녀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녀가 깨어나자 우리들은 각자 자기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올 때 얼마나 허탈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티켓다방’의 ‘티켓’을 ‘일일찻집’의 ‘티켓’처럼 생각했습니다. 티켓 한 장이 차 한 잔 값 정도이고, 이 티켓을 가지고 찻집에 오면 차 한 잔을 주는 그런 시스템의 다방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티켓다방’에 대한 ‘오’전도사님의 설명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의 설명을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티켓다방’이란 손님이 시간당 약 3만 원짜리 티켓을 끊으면 손님이 원하는 장소에 다방 아가씨가 차를 배달하는 것은 물론 술시중이나 노래방 동석, 매춘 등 변태영업을 하는 업소인데, 커피나 차를 팔지만 영업의 대부분은 다방 아가씨의 티켓에 의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전도사님이 다방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보통 2시간 쯤 된답니다. 다방에 들어온 손님들이나 다방 아가씨들은 전도사님이 다방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불편한 표정과 함께 의심의 눈초리를 보인답니다. 다방에서 앉아있는 한 시간이 천년처럼 생각되고 마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답니다.


사람들에게 전도하면 그들이 묻는 답니다. ‘신’장로님이 예수님을 믿으니 천국에 갈 것이고 그가 가는 천국이라면 그런 천국에 갈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신’장로님은 교회 창립교인으로 목사님도 어찌할 수 없는 처지랍니다. 작은 동네에 장로가 티켓다방을 한다는 것이 교회의 큰 흠집을 내고 있었습니다.


‘신’장로님은 몇 년 후에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겨 웅천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떠나기 전에 ‘신’장로님은 ‘오’전도사님을 찾아와 그동안 힘들게 한 일을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답니다. 그가 만약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면 ‘티켓다방’보다 더 나쁜 길을 걸었을 것이고 자기의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빌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교회를 병원처럼 생각합니다. 영적인 환자들이 영적병원인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비유합니다. 어떤 면에서 정상인은 없고 다 환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정상인에 가까운 환자도 있고 죽은 자와 같은 정도의 환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인 중에 병세가 심한 분이 있으면 비난할 것이 아니라 빨리 낫기를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가므로 한 번 믿은 후에는 무슨 짓을 해도 천국에 간다는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은 오히려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악하고 더 추하게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가는 것은 진리이고 복음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믿음이 과연 진짜 믿음일까요? 성경에 “예수님을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라는 말씀도 있지만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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