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사람 마음을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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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을 읽는 법!
박 문관과 함께 병원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 육군 중위로 근무할 때였습니다. 병원 복도 벽 쪽에 벤치들이 있었습니다. 보호자들이 벤치에 앉아 진단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박 문관은 옆에 앉아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지루하실 텐데 제가 손금을 좀 봐드릴까요?” 아주머니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며느리를 보았는데도 부엌일을 하시는군요!” “아니 어떻게 그렇게 잘 맞추세요!” “장성한 아들이 속을 썩이고 있군요!” “아니 어떻게 족집게 같이 집어내세요!”......... “이제 호강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조금만 참으시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계속 잘 맞추니까 그 옆에 아주머니도 손금을 봐달라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두 번째 아주머니도 감탄을 하면서 좋아하셨습니다. 그 분들은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마 없다면서 3천원을 박 문관의 손에 쥐어주셨습니다.(참고로 1977년 당시 제 봉급이 48,000원이었습니다) 박 문관은 극구 사양했지만 아주머니들은 받지 않으면 복이 나가 버리니 복채를 받아야 한다고 강권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떻게 알아맞혔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는 몇 년 전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었는데, 자기가 도와준 사람은 합격하고 자기는 떨어졌답니다. 실력 없는 자가 합격하는 것을 보면서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가? 궁금했답니다. 그래서 동양철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손금 보는 것도 조금 공부했답니다. 그런데 계속하지 못한 것은 당장 생계 때문이었습니다. 마침 군대에서 문관 시험이 있어 응시했고 합격해서 저와 같이 근무하게 되었답니다.
박 문관은 “아까 그 아주머니 손을 만져보니 매우 거칠었었는데, 이는 지금도 손을 물에 담구고 계신 것이며, 나이 들었는데도 일을 하시는 것은 장성한 아들이 제대로 봉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그대로 말했는데 잘 맞은 것이지요!”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위와 같은 대화법은 '바넘효과(Barnum effect)'를 응용한 것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바넘효과(Barnum effect)란 19세기 말 곡예단에서 사람들의 성격과 특징 등을 알아내는 일을 하던 바넘(P.T. Barnum)에서 유래하였는데, 이를 1940년대 말 심리학자인 포러(Bertram Forer)가 성격 진단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증명한 까닭에 '포러효과'라고도 합니다.
포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성격 테스트를 한 뒤,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신문 점성술 난의 내용 일부만을 고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는 이 테스트 결과가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학생들이 평가하도록 하였습니다. 자신이 받은 테스트 결과가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한 학생들은 대부분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포러가 학생들의 성격 진단 결과로 나누어 준 점성술 난의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을 기술한 것이었습니다. 포러는 실험을 통해 보편적 특성을 개개인에게 적용할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아보고, 그 결과로 바넘효과를 증명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특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좋은 것일수록 강해지는데, 이처럼 착각에 의해 주관적으로 끌어다 붙이거나 정당화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아주 쉽고 정확하게 좋은 사람을 감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명 '웨이터 룰(Waiter Rule)'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웨이터나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면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법칙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성공한 CEO들은 간부를 선임하거나 사업 파트너를 정할 때 일부러 식당으로 초대해 테스트를 한다고 합니다. 레이시온(Ratheon)사의 CEO 윌리엄 스완슨(William H. Swanson)씨에 따르면 이 면접 방식은 절대로 실패하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웨이터 룰은 참 좋은 방법인 듯합니다. 윗사람에게 잘 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상대방의 진심을 다 볼 수 없지만, 아랫사람이나 서비스하는 사람에게도 진실하게 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 사업파트너를 더욱 높이 살 수 밖에 없겠지요. 이 ‘웨이터 룰’을 교회에 적용해보면, 좋은 신앙인을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묵묵히 섬기며 봉사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신앙인일 것입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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