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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섭의종교칼럼] 가만히 서있는 용기!

임동섭
2014.08.19 17:30 1,478 0

본문

가만히 서있는 용기!


부흥집회나 연합부흥회에 참석할 때 자주 느꼈던 일입니다. 대부분 집회가 찬양으로 시작하는데, 찬양 인도자가 찬양 전에 또는 중간에 기도하거나 함께 통성으로 기도하자고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왜 기도를 하는 것일까? 찬양이 곡조가 붙은 기도인데, 곡조가 붙은 기도를 드리기에 앞서서 곡조가 없는 기도를 꼭 해야 하는 것일까? 기도 순서가 따로 있으므로, 아무 멘트도 없이, 조용히 찬양으로 예배를 시작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 인도자는 말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서와 순서 사이에 뭔가 멘트를 해야 예배인도를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인도자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인도자의 멘트가 많으면 예배를 드리고 있는 회중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여러 번 지적을 받았었습니다.


사람은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 같은데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는 오히려 감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행동연구가 ‘마이클 바엘리’는 ‘월드컵’과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유럽컵’ 경기의 286개 페널티킥을 분석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킥을 차는 선수는 오른쪽, 가운데, 왼쪽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골키퍼는 대개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몸을 날릴지를 결정했습니다. 즉 골키퍼가 그냥 가운데에 서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골키퍼가 왼쪽이던 오른쪽이던 킥의 방향을 맞힌 경우에도 공을 막은 비율은 25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가운데에 가만히 서 있었던 경우에는 공이 가운데로 오면 60퍼센트를 막았습니다. 확률적으로는 골키퍼가 가운데에 그냥 서있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었습니다. 즉 좌측이나 우측으로 몸을 날린 골키퍼의 방어율은 약 8.3%이고, 가운데 서서 기다린 골키퍼의 방어율은 약 20% 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골키퍼는 가만히 서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가만히 서 있자니 불안하기도 하거니와 그게 무능력하게 보일까 두려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관중들은 골키퍼가 왼쪽이던 오른쪽이던 열심히 몸을 날렸는데 방향을 못 맞혔거나 막아내지 못했을 경우에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가운데 서 있다가 공이 한쪽 구석으로 들어가서 골을 허용하면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교회 안에도 좌측이나 우측으로 몸을 날리는 골키퍼와 같은 신앙인이 있고,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전자는 하나님을 믿되, 자기 쪽에서 하나님께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이고, 후자는 하나님께서 자기에게로 오셔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자기가 열심히 믿어서 하나남께 나아가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열심과 정성을 다해서 하나님께 바치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헌금을 해도 10불보다는 100불을 해야 하나님이 더 좋아하신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도를 해도 10분보다는 한 시간을 해야 마음이 시원하고, 전도를 해도 한 사람 보다 열 사람에게 해야 기분이 뿌듯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자기 마음이 초조해 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쪽에서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께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매사에 다 열심이지만, 그러나 힘들어합니다. 강박관념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뭔가 분명 있어 보이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대단해 보이지만, 그러나 결국에는 자포자기하고, 쓰러지고 맙니다. 기진맥진해서 주저앉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면에, 하늘에게 내려오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런 것에 연연해하지를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에게는 뭔가 보여 줄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하나님께 온 몸을 다 맡기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때로는 보기에 너무나도 무책임해 보이고, 일관성도 없어 보이고, 자존심도 없어 보이는 것입니다. 자기가 열심히 일해서 먹고살려고 하지 않고, 자꾸만 뭔가 다른 곳에 기대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몸값을 하기 위해 무언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어느 순간에는 가만히 서있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은 전략적으로 가만히 서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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