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섭의종교칼럼] 꼬모 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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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모 에스타?
시골에서 상경한 중년의 아저씨가 메리어트 호텔에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호텔 이름이 너무 어려워 ‘메리야스’라고 기억하기로 하고 택시를 탔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그런데 택시를 탔는데 호텔 이름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호텔 이름이 뭐더라? 속옷 이었는데 ‘난닝구’ 비슷한 건데. 혹시 거기 알아요?” 그런데 기사는 정확히 메리어트 호텔로 안내해주었습니다. “아! 메리어트 호텔 맞아요! 맞아! 그런데 내가 ‘난닝구’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제 말을 알아듣고 여긴 줄 아셨나요? 대단하시네요!” “뭘요 어제는 전설의 고향도 갔다 왔는데요!” “거기가 어딘데요?” “예술의 전당이요!” 같은 한국 사람이 한국어로 소통하는 것은 비슷하기만 해도 통하는데 외국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회사에 다닐 때 일본에 단기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1986년 5월이었는데 국제선 비행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 당시 간단한 일본어 회화가 가능한 때였습니다. 그러나 일본말을 할 줄 알아도 처음에는 영어로 시작하라고 누군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동양 사람의 외모로 일본어를 하면 무시하지만, 영어를 하면 무시하지 않고 더 친절하게 대우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충고를 따라 처음에 길을 물을 때는 영어로 시작했습니다.
신주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남자 고등학생 1명과 여고생 2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Excuse me!"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여고생들이 남학생에게 눈짓으로 네가 대답해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학생이 여학생 앞에서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일본어가 능숙하지 못하지만 일본어로 하겠다고 하자 남학생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파라과이에 2012년 단기선교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발생했습니다. 공식적인 안내 외에는 모두 스페인어였습니다. 식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승무원이 무엇을 먹겠느냐고 묻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비프’라고 대답했으나 승무원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결국 주는 대로 먹었습니다.
파라과이에서 돌아온 후 스페인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이 변하기 전에 스페인어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서점에 가서 책부터 사왔습니다. 지금도 매일 아침 스페인어와 일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우크라이나에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키예프 공항 대합실로 나오니 김교역 선교사님이 우리 선교팀을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합실에 ‘하비스트 신학대학’ 학생들 30여명이 꽃다발과 플래카드까지 들고서 환영해주셨습니다. 공항대합실에서 그들과 함께 기쁘게 찬송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반가운 마음에 대화를 하려고 해도 뜻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권이라 목사님이 통역을 해야만 소통이 되었습니다.
세계 공용어가 영어이므로 영어만 할 줄 알면 세계 어느 곳이나 여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국, 일본, 남미, 태국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영어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언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선교를 보다 효과적으로 하려면 많은 사람이 말하는 언어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보기 위해, 각종 언어 관련 공식적인 통계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세계적인 언어 정보 제공 사이트 ‘에스놀로그: Ethnologue, http://www.ethnologue.com’가 2014년 4월 30일에 공개한 개정판을 보았는데, 순위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세계 1위사용 언어는 중국어로 33개국에서 11억9,7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스페인어가 31개국 4억1,400만 명, 영어 99개국 3억3,500만 명, 힌디어 4개국 2억6천만 명, 아랍어가 60개국 2억3,700만 명 등의 순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나름대로 사용하는 인구와 사용하는 지역을 고려하여 순위를 정해보았습니다. 북미지역은 영어, 남미지역은 스페인어, 아시아지역은 중국어와 러시아어, 아프리카지역은 프랑스어, 중동지역은 아랍어 이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자녀들에게 한국어로 신앙을 전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국에 살고 있으니까 영어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선교적인 측면에서 외국어를 택한다면 스페인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 스페인어를 하는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남미는 지역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침례교단 목회부 이사회가 멕시코에서 있었습니다. 그곳 슈퍼마켓에서 이제까지 독학한 스페인어를 몇 마디 사용해보았습니다. 매우 반가워하면서 더욱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부터 인사말 한마디라도 스페인어로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꼬모 에스타?”
임동섭 목사 / 응용물리 72 / 콜로라도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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